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

지난 9월 19일 오전 11시부터 성북천 분수마당에서 '치매극복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어르신들 응원합니다”라는 격려 인사와 힘찬 박수를 들으며 걸음을 내딛는 어르신들의 눈가에 미소가 가득하다. “젊어서 운동을 좀 했는데, 이제는 조금씩밖에 못 걷지. 그래도 오늘 이렇게 걸으니까 좋네.” 이번 걷기 캠페인에 참가한 80대 어르신은 모처럼 나온 나들이에 아이처럼 설렌다.

이 행사는 치매인식 개선과 치매예방 프로그램 등의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성북구와 성북50플러스센터에서 마련했다. 성북천 주변을 걷고 온 어르신들은 커피 무료 나눔 부스에 모였다. 따사로운 가을 햇살 아래에서 함께 나누는 커피 한 잔으로 행복을 맛본다. 잠시 휴식을 마친 어르신들은 부스마다 다양한 체험이 준비된 스탬프 투어를 시작했다.

스탬프 투어의 첫 코스는 성북50플러스센터의 전통 조각보 커뮤니티에서 준비한 전시체험부스였다. 역시 바느질에 자신 있는 어머니들께 큰 호응을 얻었다. 전시된 바늘꽂이를 이리저리 살피다 체험 키트 만들기에 관한 질문을 하나, 둘 이어간다.

다음은 떡사모 커뮤니테에서 준비한 양말목 제작소 부스를 찾았다. 가을 느낌 물씬 나는 색감의 양말목을 이용해 스트레칭 밴드와 컵 받침을 만들어본다. 부스 운영자는 “양말목을 엮으면서 손가락 운동을 하니까 어르신들 치매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치매예방 AI 로봇 체험부스에서는 키오스크를 통해 치매 테스트를 할 수 있었다. ‘현재 당신의 위치는 어디입니까?’라고 묻는 문항이 키오스크 화면에 뜬다. 어르신은 치매 테스트로 그림을 연결해 보기도 하고, 여러 물체를 기억해 선택하기도 한다. 치매 테스트에 임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매우 진지해 보였다.

사라져가는 마을 풍경을 그리는 펜담채화 커뮤니티에서 준비한 드로잉 전시도 눈길을 끌었다. “옛날에는 이렇게 놀았다는 뜻으로 제목이 ‘라떼는 말이야’입니다. 예전 어릴 때를 생각하는 것도 치매 회복에 도움을 준대요.” 그 시절 추억놀이를 그린 6070 회원들의 작품을 바라보는 표정이 흐뭇하다.

추억의 사진관 부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참여자들이 몰렸다. 오래 전 학창 시절로 돌아가 교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어르신들의 포즈가 멋지다. 또한 커뮤니티 성북여성포럼에서 선보인 시 ‘엄마의 치매 예방법’, ‘내 기억을 위하여’, ‘시를 잊은 아버지’ 등은 제목부터 깊은 감동을 전했다.

미술치료 컬러링 체험부스에서 만난 78세 여자 어르신은 “내가 복지관에서 그림을 배워서 특상을 받았어요. 처음 받았지 그런 상은. 그럼 행복하지”라며 색연필로 도안을 채워가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처럼 뜻깊은 행사를 주관한 성북50플러스센터는 2학기 강좌를 접수하고 있다. 인생 후반기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강좌와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하고 싶다면 성북50플러스센터의 문을 두드려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