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

요즘 가뿐하게 휴대폰만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대부분의 결제를 휴대폰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간혹 신분증을 요구할 경우, 곤란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 걱정이 줄었다. 신분증까지 휴대폰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그동안 서울과 대전에서 진행했던 모바일 운전면허 시범 사업을 종료하고, 지난 7월 28일부터 모바일 운전면허증이 본격적으로 확대 시행되었다. 서울 4개의 운전면허시험장과 경찰서 등에서 신청할 수 있다. 마침 플라스틱 운전면허증을 잃어버려 발급받아야 해서 모바일 운전면허증으로 받아 보기로 했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받기 위해선 두 가지 방법 중에서 선택하면 된다. ① IC운전면허증으로 발급 받는 방법과 ② 운전면허시험장에서 발급 받는 방법이다.

플라스틱 운전면허증과 IC(집적회로) 운전면허증은 카드 왼쪽 밑부분의 표시를 통해 구별할 수 있다. 일단 내가 어떤 카드를 갖고 있는가부터 확인하자.

먼저 IC 운전면허증으로 발급 받는 방법은, IC 운전면허증을 온라인으로 신청한 후 운전면허시험장 또는 경찰서에서 수령하고 IC 운전면허증을 통해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언제든지 발급 받을 수 있다. 플라스틱 운전면허증을 가졌다면 우선 IC 운전면허증을 신청해야한다.

온라인에서 IC 운전면허증을 받급 받으려면 도로교통공단 홈페이지에서 운전면허증 발급을 누른다. 이후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선택하면 IC 운전면허증 신청 페이지가 나온다. 신청이 끝나 발급되면 미리 지정해 놓은 가까운 운전면허시험장이나 경찰서 민원실에서 찾을 수 있다. 도로교통공단 홈페이지 내 서비스 운영시간은 7시 30분~22시까지이니 참고하자.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발급까지 최대 2주도 걸릴 수 있다고 하여 필자는 직접 운전면허시험장에서 발급 받기로 했다. 운전면허시험장 역시 발급 초기 많은 사람이 몰려 몇 시간 동안 기다렸다길래, 담당자에게 문의한 후 사람이 몰리지 않을 시간을 고려해서 방문했다. 재발급할 때 사진을 찍어야 하나 싶었는데, 이전 면허증과 다른 사진으로 교체할 경우가 아니라면 다시 찍을 필요는 없었다.

서부운전면허시험장은 마포구 월드컵로에 있다. 곳곳에 모바일 운전면허증 입간판으로 발급을 안내하고 있었다. 필자가 방문한 날은 비가 많이 온 후라 사람이 적은 편이었지만, 그렇다 해도 대기인원은 35여 명이 넘었다.

“운전면허증을 모바일로 바꾸면 뭐가 좋아요?” 먼허를 갱신하기 위해 왔다는 한 여성이 물었다. 안내소에 있던 안내직원이 “모바일 운전면허증으로 바꾸면 신분증 대신으로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라고 설명을 했다.

“이거 앱을 받으라는데 어떻게 하면 됩니까?” 한 어르신이 휴대폰을 가지고 묻자 안내직원이 다시 친절하게 알려줬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크게 ① QR코드로 발급 받는 방법과 ② IC 운전면허증으로 발급 받는 방법이 있는데, QR코드 발급은 현장에서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쳐 1,000원으로 가능하나 유효기간이 3년이다. IC 운전면허증은 해외 54개국에서 쓰이는 국제면허증은 1만 5,000원, 국내용은 1만 3,000원이라고 했다. 비용이 좀 차이가 나지만, IC 운전면허증은 폰을 분실하거나 앱이 지워져도 계속 발급 받을 수 있어 QR코드로 발급 대신 IC 운전면허증을 발급받기로 했다.

번호표를 뽑고 운전면허 발급을 위한 서류를 작성했다. 40여 분이 흘렀을까. 드디어 내 번호를 불러 창구로 갔다.

“앱 받아오셨어요? 일단 분실하셨으니, IC 운전면허증으로 재발급해야 해요.” 나중에 모바일 앱에 등록할 때 필요한 비밀번호 4자리를 설정해 누르라고 했다. 이후 비용을 결제하고 잠시 마스크를 내려 얼굴을 확인하고는 마쳤다. 조금 기다리니 이름을 불렀다. 총 1시간 정도 걸렸다.

드디어 따끈따끈한 IC 운전면허증을 받아들었다. 이제 온라인으로 등록을 할 차례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모바일 신분증'이라는 앱을 다운 받은 후,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 모바일 앱 비밀번호를 설정해 놓고, 앱에서 안내하는 순서대로 진행하면 된다.

필자는 잘 진행되다가 마지막 단계인 안면 인증 과정에서 오류가 났다. 휴대폰 모드를 기본 모드가 아니라 NFC 모드로 바꾸지 않아 오류가 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필자의 경우는 그렇지도 않았다.

오류가 나면 카카오톡이나 전화 등으로 문의하면 된다. 문의하자 좀 더 밝은 곳에서 얼굴을 잘 맞춰 휴대폰을 기울여 찍어 보라는 조언을 받고 드디어 성공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본인 명의의 휴대폰에서만 발급 가능하다. 기기는 생체인증과 NFC 기능이 있는 단말기여야 하며, 안드로이드일 경우 2017년 이후 생산된 단말기, 아이폰은 아이폰7 이상이어야 한다.

기존의 실물 신분증은 개인정보가 모두 노출되자만 모바일 신분증은 필요한 정보만 제공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첫 화면은 이름과 생년월일, 사진만 뜨고 캡쳐도 되지 않으며, 터치하면 주민등록번호 등 IC 운전면허등록증과 같이 개인정보가 나온다. '흔들기'를 설정해 놓으면 주소와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가 흔들어야만 뚜렷하게 보이게 된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분실하면 어떻게 할까. 늘 잘 잃어버려서 걱정이었던 터라 잘 알아 두기로 했다. 분실했을 경우에는 고객센터(1688-0990)를 통해 분실 신고를 하면 면허증이 잠금처리되어 화면에 나타나지 않는다.

모바일 운전면허증과 같은 전자신분증은 블록체인 기술 등을 도입해 편리하고 안전하게 휴대폰 속으로 들어왔다. 앞으로 청소년층을 비롯한 모바일 신분증의 종류와 쓰임새도 늘어날 예정이라니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