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비대면으로 배달을 통해 음식을 먹는 경우가 줄어들었지만,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배달 음식 비중은 큰 폭으로 증가한 셈이다. ‘배달 대행’과 같은 직업에도 수많은 사람이 뛰어들었다.

그래서 도로를 나가 보면 유독 오토바이가 더 잘 보이는 것 같다. 특히 배달 음식 주문 비율이 높은 1인 가구 밀집지역에는 골목길을 달리는 오토바이가 자주 보인다. 가끔씩 깜짝 놀랄 때도 있다. 이렇게 많이 증가한 오토바이가 내뿜는 ‘매연’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성을 느낀다.

왜 일반 오토바이 대신 배달용 오토바이를 걱정해야 할까. 서울시 조사 결과, 배달용 오토바이는 일반 오토바이보다 주행거리가 최대 6배 길어 오염물질을 다량 배출하고, 오토바이의 소음이 주택가의 주된 민원이기도 하다. 이에 서울시는 2025년까지 전업 배달용 오토바이 100%에 해당하는 3만 5,000 대를 모두 전기오토바이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기오토바이는 전기 충전 시간이 4시간에서 최장 6시간으로 길다는 단점과 함께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가 50km 수준으로, 하루 평균 150km 이상 운행하는 배달용으로 운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서울시에서는 충전이 아니라 배터리를 교환함으써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교환 장소로 떠오른 것은 서울시 전역에 있는 ‘공중전화부스’이다. 대로변, 골목길 등 서울 어디에나 있는 공중전화부스에 완충된 배터리로 교체할 수 있는 전기오토바이 배터리 교환형 충전소 시스템을 추가한다면, 찾기도 쉽고 배터리 교체만 하면 되니 충전 시간도 걱정할 필요가 없어진다. 접근성 문제와 배터리 충전 시간 문제를 모두 해결하게 된다.

현재는 구로구와 동작구, 송파구 등에 30기를 설치한 상황이다. KT 구로전화국 앞 공중전화부스의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을 찾아 보았다. 기존의 공중전화부스 한 칸이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으로 변경돼 있었다. 스마트폰에서 D-STATION 앱(앱스토어에서 디스테이션 또는 D-STATION을 검색)을 다운 받고 회원가입을 하면 이용할 수 있다.

충전 상품을 구매하면 되는데, 기자는 전기오토바이를 보유하지 않아 직접 배터리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서울시는 소상공인을 위해 배터리 가격을 할인하고 있으며, 사업자 증빙을 하면 주행거리 무제한 상품을 3개월간 매달 30%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전기오토바이를 이용하게 되면 전례 없는 ‘고유가 시대’에 기름값을 아낄 수 있기도 하다. 최근 경유와 휘발유값이 서울시내 평균 2,000원을 훌쩍 넘긴 상황에서 오토바이 기름값도 소상공인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오는데, 전기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저렴해 기름값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기오토바이로 배터리 교체를 하며 사용한다면 기름을 주유하는 시간도 절약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다만 아직까지는 일부 지역에만 설치돼 있어 접근성은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서울시는 이달 말까지 30기를 추가 설치하고 올해 말까지 총 500개의 전기오토바이 배터리 교환형 충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제 친환경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수소 충전소와 전기차 충전기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처럼, 배터리 교환형 충전소 설치를 통해 앞으로는 소중한 음식을 싣고 달리는 전기오토바이를 많이 보게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