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

평소 공부나 과제 등을 할 때 카페를 자주 찾는 편이다. 집에서 하기엔 집중도 잘 안 되고, 새로운 환경에서 하면 결과도 더 좋은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번 카페에 가기엔 비용이 다소 부담스럽긴 하다. 음료 한잔만 시켜 놓고 오랜 시간 머무르기에는 눈치가 보인다. 그러다가 최근 서울시가 지원하는 청년공간 '무중력지대'를 알게 되었다.

무중력지대는 청년을 위한 공간으로, 다양한 사회적 중력(학업, 취업, 결혼 등)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공간 제공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지원사업, 학습 프로그램, 청년연구사업 등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무중력지대는 서울에 총 7곳이 있다. 성북, 도봉, 홍제, 무악재, 양천, 영등포, 대방동에 위치해 있다. 한 곳에 치우쳐 있는 것이 아니라 서울 전반에 걸쳐 분포되어 있어 더 많은 청년들이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필자는 성북구 주민이라 무중력지대 성북에 방문해 보았다. 무중력지대 성북은 무지랑거실, 아고식탁, 이층방&모임방 등의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무지랑거실은 카페 같은 공간으로, 자유롭게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거나 과제를 하는 등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바깥에서 급하게 프린트를 할 일이 있으면 피씨방을 가거나 근처 복사집을 찾아갔는데, 무중력지대 성북에는 프린터도 있어서 급하게 사용해야 할 때 아주 유용할 것 같다. 하루에 최대 10장까지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또한 다양한 종류의 책과 잡지, 팸플릿이 비치돼 있어 잠시 들러 쉬어가기에도 좋다.

카페 같은 공간뿐만 아니라 요리를 할 수 있는 공유주방도 있다. 필자는 평소 친구들과 요리를 해서 나눠 먹는 걸 좋아해서 사설 공유주방을 종종 이용해 왔다. 하지만 시간당 비용이 좀 부담이 되었는데 무중력지대 성북에 공유주방이 있어서 매우 반가웠다. 아직까지는 코로나로 인해 공유주방 이용에 제한이 있지만, 간단한 커피나 차 정도는 마실 수 있게 준비되어 있었다.

그 외의 공간인 이층방이나 모임방 등은 아직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이용이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거리두기도 해제되었으니, 조만간 무중력지대의 모든 공간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모임방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대관을 해야 하는데, 대관은 멤버십 멤버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무중력지대 성북은 이용자들의 주체적인 공간이용문화를 만들기 위해 멤버십 제도를 운영 중이다. 멤버십은 연령에 상관없이 활동할 수 있는 ‘무지랑 이웃’과 만 19~39세 청년들을 위한 ‘무지랑 친구’로 나누어진다. 가입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카카오톡에서 ‘무중력지대 성북(무지랑)’을 친구 추가한다. 그러면 카톡 메시지가 하나 오는데, 그 메시지에 포함된 링크를 클릭하여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면 된다. 또는 무중력지대 성북에 직접 방문하여 가입신청서를 수기로 작성하는 방법도 있다. 멤버십에 가입하면 웰컴 기프트도 받을 수 있다.

멤버십에 가입하면 멤버십 데이도 즐길 수 있다. 오는 5월의 멤버십데이는 '무지랑시네마' 행사가 준비돼 있다. 함께 모여 배리어프리 영화 <남매의 여름밤>을 관람하고 어릴 적 여름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오가면서 무중력지대를 많이 봤지만, 왠지 들어가기엔 조금 망설여졌다. 진짜 돈을 내지 않고 이용해도 되는 것일까, 누구나 들어가도 되는 것일까 하는 걱정들이 앞섰기 때문이다. 무중력지대는 청년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누구나 시간을 보내다 나올 수 있는 공간이다. 이 기사를 접하는 사람들은 부담 없이 무중력지대를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서울시에선 무중력지대뿐만 아니라 서울청년센터 '오랑', '청년지음' 등 다양한 청년공간을 지원하고 있다고 하니, 기회가 되면 이들 또한 이용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