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

도시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다양한 체험거리가 늘 고프다. 코로나 시대에 인기 있는 박물관, 미술관 등에서 체험활동이라도 신청하려면 엄청난 경쟁률부터 뚫어야 한다. 이런 번거로움 없이 자연에서 뛰놀며 유익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 어디 없을까. 아이와 함께 푸릇푸릇한 자연 속에서 일상의 활력을 충전할 수 있는 이색 체험 장소 2곳을 추천한다.

강남구 세곡동 서울공항 옆 허허벌판이던 이곳에 2년 전 도시텃밭이 들어서더니 올해는 커다란 비닐하우스가 생겼다. 건강한 먹거리가 무럭무럭 자라는 이곳은 4월 세곡천 힐링텃밭 개장과 함께 첫 문을 연 ‘강남구 스마트팜’이다.

'스마트팜(smart farm)'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농업에 접목한 시스템을 뜻한다. 이곳은 정보·통신기술인 ICT가 외부환경과 상관없이 빛, 온도 등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미래형 농업' 체험장인 셈이다. 강남구 스마트팜은 총 면적 585㎡ 규모로 현재 엽채류·과채류 3,400여 개가 재배되고 있다.

내부로 들어서자 따스한 기운이 감돌고 어디선가 달콤한 딸기향이 풍겨온다. 주렁주렁 풍성하게 매달린 딸기들이 시선을 끈다. 빨갛게 익은 딸기는 한눈에도 군침이 돌지만 감상만 가능, 시식은 불가하다. 이곳의 친환경 먹거리는 어린이집, 유치원 등 단체 방문 시 체험활동에 지원된다고 한다.

딸기밭 옆으로는 다양한 쌈 채소들이 저마다 이름표를 꽂고 드넓게 펼쳐져 있다. 매일 매일 건강하게 자란 친환경 채소들은 재배·포장 후 지역 취약계층에게 전달한다고 한다. 이어서 손끝을 스친 허브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애플민트, 페퍼민트, 차이브 등 다양한 허브들이 마음까지 정화시켜주는 것 같다. 천천히 감상하다보면 아쿠아포닉스, 발아실, 양액기, 제어시스템 등이 나온다.

이곳에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스마트팜의 하이라이트, 비단잉어 수조가 있다. 수조 앞쪽에는 순환형 수경재배 시스템 ‘아쿠아포닉스 농법’에 대한 안내판이 자리해 스마트팜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이해를 돕는다. 물고기의 배설물이 식물에 영양을 공급하고 다시 식물이 깨끗한 물을 물고기에 돌려주는 순환 과정이 무척 흥미롭다. 관리인들이 상주하며 방문객을 맞아주고 궁금한 점에 대해 알려주는 점도 좋았다.

‘강남구 스마트팜’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한다. 방문자 누구나 신개념 체험공간을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또한 주변에 세곡천 힐링텃밭과 더불어 세곡천, 탄천을 낀 산책로와 아기자기한 공원이 조성돼 있어 주말 나들이 장소로도 추천할 만하다.

여의도만큼이나 서울의 벚꽃 명소로 소문난 곳이 양재시민의숲, 양재천 벚꽃길이다. 벚꽃은 물론 알록달록 봄꽃을 감상하고 시민의숲 생태체험까지 즐길 수 있는 일석이조 프로그램이 있다. 매주 화, 수, 금, 토요일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방과후 사계절 생태탐방 ？숲 체험교실 ？놀며 배우는 숲교실 ？숲에는 누가 살까요? 등이다.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시민의숲'은 우리나라 최초로 숲 개념을 도입한 공원답게 울창한 숲의 아름다움과 생태의 신비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필자는 대표적인 공원 프로그램 중 하나인 '방과후 사계절 생태탐방'에 직접 참여해봤다. 해당 프로그램은 6세 이상 아이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매주 화요일 오후 3시부터 1시간 30분 정도 진행된다.

관리사무소에서 해설가를 만나 열 체크 등 기본적인 방역 절차를 거친 후 본격적인 체험이 시작됐다. 짝짓기 계절을 맞은 새들의 다양한 새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준비된 그림 카드 등으로 시민의숲에서 만날 수 있는 새, 꽃, 곤충들을 미리 알고나니, 체험 도중 민들레, 제비꽃, 봄맞이꽃 등 작은 봄꽃과 새들이 더 눈에 띄었다. 나뭇가지를 주워 새둥지도 만들어보고 반가운 청솔모도 만났다.

이날 아이들이 가장 좋아한 것은 ‘올챙이 관찰’ 체험이었다. 곳곳에 조성된 생태연못에선 봄과 생명이 깨어나고 있었다. 작은 뜰채로 잡아 올린 올챙이를 붓으로 살살 통에 옮겨 자세히 관찰하고, 올챙이의 성장 모습을 주사위 게임과 종이접기 활동을 하며 몸으로 익혔다. 풍성한 자연과 더불어 교육 효과까지 톡톡히 얻어가는 시간이었다.

'방과후 사계절 생태탐방'은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을 통해 매주 선착순 10팀을 모집 중이다. 평일 프로그램은 주말 프로그램에 비해 아직 자리 여유가 있다. 해설가 역시 “시간 상 주말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지만 어느 체험이나 현재의 계절에 맞는 숲의 생태를 바탕으로 하기에 평일이 여유롭게 관찰하기에는 더 좋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방문해 해설가 없이 지도를 보고 스스로 문제를 풀어가는 ‘스스로 탐방’도 있다. 관리사무소에서 미션지를 수령하고 완성 후 재방문해 선물을 받는 방식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 15명씩 참여할 수 있다. 사전 접수자에 한해 선물이 제공되니 최소 체험 하루 전에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에 신청하는 것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