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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을 여시오!" 나만의 호패 들고 한양도성 떠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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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한양의 출입문이었던 숭례문. 한양도성을 둘러싸고 있던 성곽의 정문으로 남쪽에 있다고 해서 남대문이라고도 불렸다.

조선이 개창하고 도읍인 한양을 수호하기 위해 쌓은 성곽을 수비하는 것은 조선시대의 중요한 군례의식 중 하나였다. 이를 '파수'라 한다. 파수의식은 도성문을 열고 닫는 개폐의식과 지키는 수위의식, 순찰하는 순라의식, 수문군 교대의식 등으로 구성되어 도성 전체를 수비하는 절차이다.

조선시대 군례의식으로 중앙군제 중 그 위치와 역할 등을 고려해보면 궁성을 수위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의식이었다. 도성문 중에서 정문인 남대문의 파수의식은 더욱 중요했을 것이다.
숭례문 파수의식
숭례문 파수의식 ©김수정
숭례문 호패 놀이에 참여해 직접 만든 호패를 보여주는 한 어린이
숭례문 호패 놀이에 참여해 직접 만든 호패를 보여주는 한 어린이 ©김수정

서울시는 2005년부터 파수의식 중에서 숭례문과 그 주변을 지키는 수위, 순라의식을 재현해오고 있다. 지난 3월 15일부터는 도성문을 여닫는 개폐의식 재현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개폐의식은 ‘대전통편’ 등 조선시대 사료에 근거해 최초로 재현되는 것이라 한다.

매일 밤 인정(밤 10시쯤)에 문을 닫았다가 다음 날 아침 파루(새벽 4시)에 문을 열었는데, 문루에 종을 달아 그 시간을 알렸다고 한다. 재현행사는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후 3시 30분에 문을 닫았다가 오전 10시에 연다.
파란 하늘 아래 위풍당당한 숭례문의 모습
파란 하늘 아래 위풍당당한 숭례문의 모습 ©김수정

개폐의식 재현과 함께 한 달간 어린이들을 위한 숭례문 호패놀이 행사도 주말마다 진행 중이다. 필자는 미리 예약을 하고 아이와 함께 숭례문 정문 앞으로 갔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숭례문을 지키고 있는 파수군이 한 명도 없다.

호패놀이 행사장으로 가니 스태프들 사이에 갓을 쓰고 두루마기까지 갖춰 입은 선비가 보인다. 명단을 확인하고 참가자 명찰을 받아 들고 착용하며 놀이에 참여할 준비를 하다 보니 어느덧 1시가 되었다.
두루마기를 입고 행사를 이끄는 김선비
두루마기를 입고 행사를 이끄는 김선비 ©김수정

1시가 되자마자 칼을 든 파수군들이 숭례문 앞에 섰다. 주위에 사람들이 모이고, 외국인들이 돌아가며 파수군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동시에 호패놀이 행사도 시작됐다. 파란 두루마기를 입은 김선비가 숭례문과 호패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숭례문은 우리나라 국보 1호이며, 현재 서울에 남아 있는 목조 건물 중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명칭의 의미는 ‘예를 취하여, 예의를 숭상한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호패 만들기에 참여한 어린이
호패 만들기에 참여한 어린이 ©김수정

호패는 조선시대 16세 이상의 남자들은 모두 지니고 다녀야 했던 것으로, 지금의 신분증과 같은 것이다. 이름, 신분, 거주지 등의 인적사항 등이 적혀 있다. 호패가 있어야지만 도성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행사에 참여한 어린이들도 숭례문을 통과하여 도성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호패가 필요하다며 호패 만들기를 시작했다. 앞면에는 이름을 쓰고, 뒷면에는 적고 싶은 것을 적으란다. 뒷면에 그림을 그리는 어린이도 있고, 꿈을 적거나 멋진 글귀를 적는 어린이도 있다.
어린이들이 파수군과 함께 기념 사진 찍는 모습
어린이들이 파수군과 함께 기념 사진 찍는 모습 ©김수정

호패를 만들고 난 후, 줄을 서서 한 명 한 명 숭례문 앞을 지키고 있는 파수군에게 갔다. ‘도성에는 무슨 일로 왔느냐?’는 질문에 이름과 사는 곳, 위인의 이름을 말하고 만나기 위해 왔다고 대답하며 호패를 보여줬다. 호패를 확인한 파수군이 신분이 확실하다며 통과시켜주었다. 숭례문을 통과해 도성 안으로 들어가니 미션을 완수했다며 기념품으로 서울 왕궁 수문장 엽서를 나눠줬다. 친절하게 안내를 도와준 김선비, 파수꾼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행사는 마무리됐다. 30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지만 우리 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의미 있고 재미난 시간이었다.
호패를 보여준 후 도성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프로그램 참여 기념품으로 받은 엽서
호패를 보여준 후 도성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프로그램 참여 기념품으로 받은 엽서 ©김수정

숭례문 호패놀이는 이번 주말인 4월 17일까지 이어지며, 서울왕궁수문장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접수를 받지만 이미 예약은 모두 완료된 상태다.

그러나 앞으로 숭례문 파수의식의 역사성과 우리문화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5월과 10월에는 매주 토요일, 숭례문을 비롯해 한양도성을 수호하던 삼군영 소속 훈련도감 군사들의 전통무예 시범 행사, 8월에는 숭례문 파수의식 나이트 주간 행사, 10월에는 비대면 참여 이벤트 파수군 인형복식 만들기와 숭례문 온라인 컬러링 대회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숭례문

○ 주소 : 서울 중구 세종대로 40
○ 운영시간 : 화~일요일 09:00~18:00(17:50 입장마감), 매주 월요일 휴무
서울왕궁수문장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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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김수정 생산일 202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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