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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자원봉사센터 청소년 봉사활동 '안녕하세요? 할맘할파파'
청소년 온라인 말벗 봉사 활동을 진행하는 용산구자원봉사센터 ⓒ용산구자원봉사센터
청소년 온라인 말벗 봉사 활동을 진행하는 용산구자원봉사센터 ⓒ용산구자원봉사센터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전 국민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누군들 힘들지 않겠는가마는 특히 홀로 계셔야 하는 독거 어르신들은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단절되어 외로움을 견뎌 내기 힘들다. 이러한 때 용산구자원봉사센터에서 훈훈한 소식을 전해 왔다.

용산구자원봉사센터는 지난 2월 8일부터 용산 지역 어르신을 위한 청소년 말벗 봉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여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일대일로 어르신과 매칭된 청소년이 온라인 손주가 되어 어르신의 말벗이 되어 드리는 “안녕하세요? 할맘할파파” 봉사 활동이다.
용산구자원봉사센터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사전 교육을 실시했다. ⓒ용산구자원봉사센터
용산구자원봉사센터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사전 교육을 실시했다. ⓒ용산구자원봉사센터

청소년은 어르신과 만나기 전에 2회에 걸쳐서 사전 교육을 받는다. 첫 시간에는 용산구자원봉사센터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어르신에 대한 이해와 심리 상담의 절차, 어르신 세대가 거쳐 온 사회적 배경을 알려 주어 이해를 돕는다. 두 번째 시간에는 적극적인 경청 방법과 손 유희, 게임 등 말벗 봉사할 때 활용할 수 있는 활동들을 알려 준다. 또한 직접 상황극을 해 보면서 청소년이 어르신을 만날 때 무엇을 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했다.

사전 교육이 끝난 뒤 어르신과의 비대면 만남으로 말벗 봉사 활동이 이루어졌다. 줌(ZOOM)을 활용해 어르신이 청소년과 온라인으로 연결되도록 하는 것은 효창종합사회복지관에서 도움을 주었다. 복지관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팀에서 파견된 생활지원사가 어르신의 자택을 방문하여 청소년과 어르신이 화상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
'1365자원봉사포털'의 온라인 말벗 봉사 신청 공고 ⓒ윤혜숙
'1365자원봉사포털'의 온라인 말벗 봉사 신청 공고 ⓒ윤혜숙

어르신을 위한 청소년 말벗 봉사활동에 참여한 두 청소년과 인터뷰를 나눠 보았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된 김호연과 이소의 학생이다. 두 청소년은 '1365자원봉사포털'에서 봉사활동 공고를 접했고, 주저 없이 신청했다고 한다. 지난 2년 간 코로나19로 인해 봉사활동을 할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고3이 되기 전 의미 있는 봉사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눈길이 갔다고 했다.
김호연 학생이 비대면으로 어르신을 만나기 위해 접속하고 있다. ⓒ윤혜숙
김호연 학생이 비대면으로 어르신을 만나기 위해 접속하고 있다. ⓒ윤혜숙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어 드리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많이 받으시는 것 같아요.
주어진 한 시간이 금세 지나갔어요.
- 어르신을 위한 청소년 말벗 봉사활동에 참여한 김호연 학생 -

김호연 학생(중경고)은 그동안 시간을 채우기에 급급한 봉사활동이 많았던 터라, 어르신과 소통할 수 있는 이번 봉사활동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고3이 되는 그는 “학업에 대한 부담감이 있지만 봉사도 학업 못지않게 중요해요. 학생으로서 경험할 수 있는 게 있으니깐요” 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대학에 진학하면 타인을 도울 수 있는 기술이나 역량을 갖추고 싶다고 한다. 평소 타인의 이야기에 쉽게 몰입하고 자신의 일상으로 끌고 와서 고민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전 교육 때 상담자의 역할을 배우면서 "일상의 나와 상담자인 나를 분리해야 한다"는 조언이 어르신과의 대화에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어르신과의 첫 만남에서는 “할머니 목소리가 예쁘세요”라고 할머니의 첫인상에 관한 이야기로 서먹한 분위기를 완화할 수 있었다. 주어진 1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어르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학생의 관점에서 어르신을 위로해 드렸다.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어 드리는 것만으로도 할머니께 위로가 많이 된 것 같아요. 그래서 두 번째 만남 땐 저는 가만히 있으면서 할머니의 말씀에 맞장구를 쳐주는 등 주로 할머니가 이야기하실 수 있게 해 드렸어요” 사전 교육에서 배운 대로 어르신과 함께 할 노래나 게임도 준비했지만, 노래나 게임을 할 시간이 없을 만큼 어르신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이소의 학생이 어르신에게 손 동작을 알려 드리고 있다. ⓒ이소의
이소의 학생이 어르신에게 손 동작을 알려 드리고 있다. ⓒ이소의
할아버지의 젊은 시절 고생한 이야기를 들으며
어르신 세대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이 절로 들었어요.
어르신들 덕분에 지금의 풍요를 누리고 있는 것 같아요.
- 어르신을 위한 청소년 말벗 봉사활동에 참여한 이소의 학생 -

이소의 학생(가운고)은 중학교 때 독거 어르신 댁을 방문해 생필품을 전달하는 봉사를 했던 적이 있다. 그때 무엇보다 사람들의 말소리가 그립다고 하는 어르신을 보면서 나중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어르신의 말벗이 되어 드려야겠다고 다짐했다. 다양한 연령대의 환자를 돌봐야 하는 간호사를 꿈꾸고 있어, 이번 봉사활동이 어르신들과 교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도 들었다.

“?할아버지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들으면서 역사책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우리나라의 과거에 대해 들을 수 있었어요. 특히 IMF 때 전국을 돌아다니며 고생했던 이야기를 듣고 지금의 어르신들 덕분에 우리가 경제적 풍요를 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르신의 경험담을 듣는 동안 어르신 세대에 대한 존경심, 감사와 함께 어르신들을 공경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겨울을 지내는 어르신의 최근 고민도 들을 수 있었는데, 주거 환경은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어르신들의 주거 환경 개선에 정부가 별도의 예산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처음엔 긴장을 많이 했지만 대화는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마음을 열고 대화한다면 뜻깊은 시간이 된다는 것이 감동적이었다고 한다.
어르신이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청소년에게 들려주고 있다. ⓒ용산구자원봉사센터
어르신이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청소년에게 들려주고 있다. ⓒ용산구자원봉사센터

말벗 봉사 활동을 한 소감을 묻자 김호연 학생은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산 경험이었어요”라고 말했고, 이소의 학생은 “어르신 세대와 관련한 복지 제도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더 관심을 가지고 고민해 보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라고 대답한다. 두 사람 모두 값진 경험이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어르신이 청소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용산구자원봉사센터
어르신이 청소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용산구자원봉사센터

농경 사회였던 시대에는 어르신을 모시고 부모와 자녀 3대가 모여서 대가족을 이루고 살았다. 하지만 점차 핵가족으로 바뀌면서 어르신들은 소외되었고, 더욱이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혼자 지내는 어르신들이 느끼는 외로움과 고립감은 깊어지고만 있다.

우리에게는 인생을 오래 살아 오신 어르신들의 삶의 지혜가 필요하다. 그것은 책을 들여다보면서 배운다고 얻을 수 없는 것들이다. 어르신과 청소년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은 세대 간의 경험과 생각을 나누며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런 뜻깊은 봉사활동이 용산구를 넘어 서울시, 그리고 전국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용산구자원봉사센터

○ 위치: 서울시 용산구 청파로49길 34 청파어린이영어도서관 건물 3층
○ 교통: 지하철 1호선 남영역 1번 출구 도보 10분, 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 10번 출구 도보 5분
홈페이지
○ 봉사활동신청: 1365자원봉사포털
○ 문의: 02-718-1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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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할아버지, 랜선 손주와 마음껏 수다 나누세요~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윤혜숙 생산일 2022-04-01
관리번호 D0000045067132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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