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서울

화장실 몰카 꼼짝마! 불법촬영 시민감시단이 떴다

문서 본문

서울시 불법촬영 시민감시단과 경찰 합동 화장실 점검 현장
올해 초 시민들의 지원을 받아 불법촬영 감시단을 선발했다. 경찰과 합동으로 점검하는 모습 ⓒ김정희
올해 초 시민들의 지원을 받아 불법촬영 감시단을 선발했다. 경찰과 합동으로 점검하는 모습 ⓒ김정희

갈수록 불법촬영 범죄가 지능화되고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자료를 보면 2017년부터 3년 간 매년 2,000여 건이 넘는 불법촬영 범죄가 발생했다. 일명 '몰카'로 불리는 불법촬영은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아 누구든 희생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경찰의 공권력만으로 불법촬영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3월 각 자치구별로 학부모와 시민들을 모집해 시민감시단을 운영해오고 있다.

불법촬영 시민감시단은 각 구별로 10~12명 정도가 활동한다. 2인 1조로 팀을 이뤄 매달 2회씩 각 구에 있는 시민 개방 화장실과 역 주변 화장실 등을 점검을 해오고 있다. 어린이공원, 주민들이 자주 찾는 복지관, 대형교회 등의 화장실, 공공화장실 등이 점검 대상이다.
불법촬영 시민감시단은 4월부터 매달 각 구의 개방화장실과 학교, 역 주변 화장실을 점검하고 있다. ⓒ김정희
불법촬영 시민감시단은 매달 각 구의 개방화장실과 학교, 역 주변 화장실을 점검하고 있다. ⓒ김정희

날로 발전하는 불법촬영 범죄로 인해 초소형카메라까지 등장해 발견이 쉽지 않다. 시민감시단은 한 명은 카메라를, 다른 한 명은 전자파 감시기를 들고 현장에 나선다. 화장실 문, 벽면을 꼼꼼하게 살피고 조그만 틈새라도 발견되면 건물 관계자에게 실리콘 등으로 막도록 조치한다.
지하철역 장애인 화장실 세면대까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경찰 ⓒ김정희
지하철역 장애인 화장실 세면대까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경찰 ⓒ김정희

초등학교 안, 지하철 역사 화장실 점검도 마찬가지다. 학교안전경찰과 시민감시단이 화장실 천장의 전등은 물론 벽면 타일 사이의 줄 눈, 화장지 보관함, 변기 물 내리는 곳과 휴지걸이까지 철저하게 확인한다. 장애인 화장실의 경우 세면대 곳곳까지 한 치의 소홀함 없이 점검한다. 지하철과 학교 화장실 밖에는 불법촬영 근절 스티커를 부착해 다시 한번 범죄임을 인지할 수 있도록 계도한다.
학교안전경찰이 천장에 카메라가 있는지 점검하고 있는 모습 ⓒ김정희
학교안전경찰이 천장에 카메라가 있는지 점검하고 있는 모습 ⓒ김정희

연말연시를 맞아 시민감시단이 경찰과 함께 학교와 유흥밀집 지역 내 화장실 불법촬영 불시 점검에 나섰다. 지하철 화장실의 경우 워낙 잘 관리가 되고 청소하는 분도 있기에 불법촬영 범죄에 노출이 덜 한 반면, 어린이놀이터와 공원 내 시설은 낡고 문고리조차 헐겁고 고장난 곳이 많았다. 불법촬영뿐 아니라 다른 성범죄도 우려됐다. 관리하는 곳에 화장실 문고리 등 개선이 필요한 점을 바로 알렸다.

현장에서 보니 시민감시단의 소형 카메라에 비해 경찰 점검장비는 새롭고 성능이 뛰어난 큰 카메라였다. 수시로 점검을 하고 있는 시민감시단에게도 그런 카메라가 지급되면 불법촬영 근절에 더 효과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찰이 카메라로 점검하는 모습 ⓒ김정희
경찰이 카메라로 점검하는 모습 ⓒ김정희

3시간 가량의 점검은 대부분 걸어서 진행된다. 각 화장실들의 거리가 같은 권역이기는 하나 차를 타고 이동하기에는 애매한 거리인 까닭이다. 필자도 처음 시민감시단을 시작할 때는 운동도 하고 지역에 봉사를 한다는 마음이었지만 한여름 무더위에는 너무 힘들어 잠시 후회를 한 적도 있다. 하지만 1년 가까이 불법촬영 시민감시단을 해오면서 지역을 더 잘 알게 되고, 열악했던 어린이공원 화장실이 안전하게 바뀌었을 때는 보람을 느꼈다.
지하철과 학교 화장실 밖에 불법촬영은 범죄라는 스티커를 부착하고 있다. ⓒ김정희
지하철과 학교 화장실 밖에 불법촬영은 범죄라는 스티커를 부착하고 있다. ⓒ김정희

무엇보다 불법촬영 범죄는 불특정 다수에게 일어나는 범죄다. 시민감시단은 나와 이웃까지 누구도 안심할 수 없기에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가족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점검에 임하고 있다. 비록 냄새 나고 지저분한 화장실을 점검할 때는 숨쉬기조차 힘들 때도 있지만 내가 사는 지역의 발전적인 변화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부심도 생겼다.

문서 정보

화장실 몰카 꼼짝마! 불법촬영 시민감시단이 떴다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김정희 생산일 2021-12-22
관리번호 D0000044384625 분류 기타
이용조건타시스템에서 연계되어 제공되는 자료로 해당기관 이용조건 및 담당자와 협의 후 이용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