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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만 모십니다" 강동구에 생긴 특별한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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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편의점에 갔다가 가방을 멘 아이를 봤다. 허겁지겁 컵라면을 먹고 있었다. 머무는 시간이 채 10분이 되지 않았는데 딸랑 소리와 함께 편의점 문을 나선다.

부모가 모두 일을 하고 형제·자매가 없는 1인 자녀나, 빈곤 또는 여러 이유로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은 끼니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집에서 혼밥을 하거나, 편의점에서 인스턴트식품, 패스트푸드 등으로 부실하게 해결하고 있다. 특히 작년 초 시작된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언택트 방식의 활동이 불가피해지며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등에서 식사를 해결하기 어려워진 점도 있다.
'강동 어린이식당'은 전국 최초로 지자체에서 직접 운영하는 어린이식당이다. ⓒ김민채
'강동 어린이식당'은 전국 최초로 지자체에서 직접 운영하는 어린이식당이다. ⓒ김민채

어린이들의 제대로 된 식사 위해…강동 어린이식당 개소

이에 강동구는 지난달 30일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을 위해 암사동에 '강동 어린이식당’을 개소했다. 어린이 성장 발달에 맞는 균형 잡힌 식단 제공을 목표로 어린이 전용 식당 사업을 추진한 것이다. 이 식당은 어린이가 어른과 동행하지 않고 혼자 방문해도 부담 없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용 대상자는 강동구에 거주하는 만 6세 이상~15세 이하 아동이나 강동구 소재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로 고등학생 이상은 이용할 수 없다.
강동 어린이식당 입구, 맛있고 영양 가득한 저녁 한 끼를 2,500원에 제공한다. ⓒ김민채
강동 어린이식당 입구, 맛있고 영양 가득한 저녁 한 끼를 2,500원에 제공한다. ⓒ김민채

이번 사업은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활동이 줄어들고 홀로 식사를 챙겨야 하는 아이들이 많아지는 현실을 반영해 아이들이 직접 방문해 식사를 하거나 코로나 상황에 따라 도시락을 가져가면서 또래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시작됐다.

돌봄공백 아동에게 질 높은 한 끼 식사 2,500원에 제공

강동구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어린이식당의 규모는 약 40평 정도로 한 번에 3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한 끼 식사는 8,000원 수준으로 구성되지만 한 끼당 5,500원을 구에서 지원한다. 아이들은 2,500원에 필요한 영양을 골고루 갖춘 한 끼 식사를 제공받는다. 저소득층 어린이들은 아동급식카드로도 결제가 가능하다.
약 40평 규모의 식당은 운영을 하지 않는 시간에는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 대관이 가능하다. ⓒ김민채
약 40평 규모의 식당은 비운영 시간에 한해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 대관이 가능하다. ⓒ김민채

강동 어린이식당은 아이들이 하굣길에 접근하기 좋은 위치에 자리했으며, 평일 방과 후 4시~8시 주로 저녁 시간대에 운영된다. 식사뿐만 아니라 아동이 머무는 동안 또래들과 자연스레 어울려 놀 수 있는 교육, 문화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아이들에게 올바른 식습관을 알려주는 ‘1:1 어린이 영양교실’과 사계절 음식을 만들어 보는 ‘나도 요리사’ 등이 있다.
강동 어린이식당은 주방과 식당은 물론 놀이방, 커뮤니티실 등도 갖추고 있다. ⓒ김민채
강동 어린이식당은 주방과 식당은 물론 놀이방, 커뮤니티실 등도 갖추고 있다. ⓒ김민채

이번 어린이식당은 코로나19로 열악해진 어린이 교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지만, 한 달간 시범운영을 통해 식단, 영양, 회원 만족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문제점을 보완한 후, 내년부터 어린이 돌봄 강화 차원에서 정식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어린이식당 입구부터 아이들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김민채
어린이식당 입구부터 아이들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김민채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조리사에게 소감을 묻자, "보온백 지퍼를 꾹꾹 눌러 닫는 순간에 좋아할 아이들 표정이 떠오르고, 도시락을 다 싸두고 기다리는 동안 마음이 설렌다"고 했다. 그녀는 "정부에서 취약계층 아동에게 급식카드를 발급해 주지만 금액 때문에 아이들이 편의점의 인스턴트 음식 말고는 먹을 수 있는 식당이 별로 없는데 따뜻하고 맛있는 한 끼를 제공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전했다.
강동 어린이식당은 돌봄공백을 해소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민채
강동 어린이식당은 돌봄공백을 해소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민채

어린이식당엔 무엇보다 친구들이 있다. 코로나19 이후 끼니 걱정에 외로움까지 더해졌을 아이들에게 이 식당은 따뜻한 선물이 되어준다. 홀로 저녁을 먹어야 했을 아이들이 모이니 더이상 외롭지 않다. 팍팍한 세상에서 아이들에게 관심을 나타내는 일은 언제나 값지다. 강동 어린이식당이 배고픈 아이들에게 맛있고 재미있고 신나는 공간이 되어주길 바란다.

강동 어린이식당

○ 위치: 서울시 강동구 구천면로 321, 2층
○ 이용대상 : 강동구에 거주하는 만 6세 이상 15세 이하 아동, 강동구 소재 초등학생과 중학생
○ 운영시간: 매주 월~금 오후 4시~8시
○ 문의: 070-4197-2738

문서 정보

"어린이만 모십니다" 강동구에 생긴 특별한 식당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김민채 생산일 2021-12-03
관리번호 D0000044229960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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