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서울

핑크뮬리 어디서 구경하지? 분홍빛으로 물든 올림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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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 서울의 공원에서 만날 수 있는 분홍 물결이 있다. 그간 가을의 대명사가 억새였다면 이제 그 자리를 분홍억새 ‘핑크뮬리’가 대신하는 듯 하다. 올림픽공원에서 잔잔한 분홍빛 핑크뮬리 세상으로 가을 산책을 떠나보자.
올림픽공원 야생화단지에 구름처럼 피어난 핑크뮬리가 시민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올림픽공원 야생화단지에 구름처럼 피어난 핑크뮬리가 시민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방주희

9호선 한성백제역 2번출구에서 걸어서 10여분, 저 멀리 야생화단지에 만개한 핑크뮬리가 펼쳐진다. 발길을 사로잡는 몽환적인 자태에 서 있는 곳이 곧 그림이 된다. 겉모습이 분홍빛을 띈다고 하여 ‘핑크뮬리’라 이름 지어진 이 꽃은 우리 말로는 ‘분홍쥐꼬리새’라 불린다. 바람이 일자 꽃차례를 이룬 풍성한 분홍색 꽃들이 한들한들 머리카락처럼 흩날렸다. 꽃에 털이 많아 쥐꼬리새라고 불리는 이유를 알겠다.
8월 중순 초록의 핑크뮬리와 핫도그 모양이 앙증맞은 댑싸리가 식재된 모습
8월 중순 초록의 핑크뮬리와 핫도그 모양이 앙증맞은 댑싸리가 식재된 모습 ⓒ방주희

핑크뮬리는 사실 처음부터 분홍색을 띄는 건 아니다. 긴 녹색 잎이 여름에 자라기 시작해 가을이 돼서야 연한 분홍빛과 자주빛으로 핀다. 8월 중순경 핑크뮬리를 식재하는 것을 봤었다. 내가 심은 것은 아니지만 푸릇푸릇했던 여름을 지나 10월 만개한 꽃을 보니 마음이 뿌듯해진다. 물론 햇볕과 토양, 자연이 다 키웠지만 말이다.
만개한 핑크뮬리와 댑싸리가 가을의 경치를 더해준다.
만개한 핑크뮬리와 댑싸리가 가을의 경치를 더해준다. ⓒ방주희

핑크뮬리는 가까이 다가가면 온몸을 감싼다. 멀리서 보면 핑크뮬리에 파묻힌 것 같은 이색적인 풍경이다. 사람들은 사진을 찍으며 여물어가는 가을 정취를 즐기며 코로나로 지친 일상에 잠시나마 위안을 얻는 듯 보였다. 핑크뮬리 곁에는 시선을 뺏기지 않으려는 듯 붉게 단풍 든 댑싸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댑싸리는 가을에 줄기를 말려 빗자루를 만들기도 한다. 모든 것을 다 내어주는 식물이 대견하고 관심을 갖고 가꾸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붉게 물든 댑싸리 앞에 고추잠자리가 앉아 한 폭의 그림이 되었다.
붉게 물든 댑싸리 앞에 고추잠자리가 앉아 한 폭의 그림이 되었다. ⓒ방주희

맞은편 야생화 학습장으로 가보았다. 그 사잇길에서 서울시민 자전거 안전교육 실습을 하고 있었다. ‘내 손안에 서울’ 뉴스로 소식을 접했었는데, 이렇게 현장을 직접 보니 동기부여가 됐다. 자전거 인증능력 인증제는 안전교육 후 필기·실기에 합격하면 따릉이 요금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관심이 있다면 서울시 평생학습포털에서 강좌를 검색해 신청하면 된다. ☞서울시 평생학습포털>몽땅1번지>서울시강좌정보
자전거를 안전하고 올바르게 이용할 수 있는 자전거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자전거를 안전하고 올바르게 이용할 수 있는 자전거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방주희
다양한 식물을 관찰하는 야생화 학습장이 몽촌토성 산책로에 조성돼 있다.
다양한 식물을 관찰하는 야생화 학습장이 몽촌토성 산책로에 조성돼 있다. ⓒ방주희

야생화 학습장이 있는 몽촌토성 산책로 주변에도 식물백과사전에서나 볼 법한 야생화와 여러 식물이 펼쳐진다. 우리나라는 뚜렷한 사계절과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다양한 기후대로 고유 토착식물이 많이 자란다고 한다. 이름도 생소한 야생화지만 매발톱, 엉겅퀴, 복수초 등 봄꽃과 가을꽃, 덩굴식물 등 계절마다 다양한 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자연학습장이 있어서 다행이다.
우리말로 방아풀이라고 불리는 배초향이 향기를 뽑내고 있다.
우리말로 방아풀이라고 불리는 배초향이 향기를 뽑내고 있다. ⓒ방주희
으름덩굴, 다래, 머루 등이 뒤엉켜 덩굴을 이루고 있다.
으름덩굴, 다래, 머루 등이 뒤엉켜 덩굴을 이루고 있다. ⓒ방주희

몽촌토성 산책로를 마저 올라 경치를 바라보며 백제 한성기의 역사에 젖어 든다. 몽촌토성은 남한산에서 뻗어 내려온 낮은 구릉에 쌓은 백제시대의 토성이다. ‘몽촌’이라는 마을이 있었기에 현재 몽촌토성으로 불린다.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억새가 바람에 일렁인다.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억새가 바람에 일렁인다. ⓒ방주희

전체 모양은 마름모꼴로, 성벽길이는 2,285m, 높이 6~7m, 내부면적은 약 216,000㎡에 달한다. 성 밖의 성내천이 몽촌토성의 동쪽과 북쪽을 감싸고 흐르면서 자연 해자(垓子)의 기능을 했다고 한다. 남쪽, 북쪽, 동쪽에 각각 성문자리가 남아있다. 또한 나홀로나무가 있는 북문지 일원에서는 포장도로와 물을 저장하는 목곽집수지, 건물지 등이 확인됐고 현재도 발굴조사가 진행 중이다.
가을로 물든 나홀로나무 주변 일대는 현재도 발굴조사가 한창이다.
가을로 물든 나홀로나무 주변 일대는 현재도 발굴조사가 한창이다. ⓒ방주희

88잔디마당이 내려다보이는 산책로 위에서는 가을 햇살을 받은 억새가 바람에 일렁였다. 핑크뮬리와 또 다른 가을 분위기가 연출된다. 사생대회를 나온 학생들은 벤치에 앉아 가을을 스케치북 속으로 옮기고 있다. 옛 백제가 숨쉬는 공원에서, 잊고 지냈던 88서울올림픽의 영광스러운 순간이 스쳐가고 오늘이라는 화폭에 우리의 현재가 덧칠해진다.
88잔디마당에 앉아서 학생들이 공원의 풍경을 화폭에 담고 있다.
88잔디마당에 앉아서 학생들이 공원의 풍경을 화폭에 담고 있다. ⓒ방주희

숲 속에서 도토리를 찾는 듯 분주한 앙증맞은 청솔모가 보인다. 도심 속에서 핑크뮬리의 향연을 즐기고 넉넉한 자연을 만나기에 올림픽공원만한 곳이 또 있을까 싶다.
어디선가 나타난 청솔모가 도토리 찾기 삼매경에 빠졌다.
어디선가 나타난 청솔모가 도토리 찾기 삼매경에 빠졌다. ⓒ방주희

올림픽공원

○ 위치 :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424
○ 운영시간 : 05:00 ~ 22:00 도보 및 자전거 / 06:00 ~ 22:00 차량 출입
○ 입장료 : 무료
○ 홈페이지 : https://olympicpark.kspo.or.kr:441/
○ 문의 : 02-410-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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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뮬리 어디서 구경하지? 분홍빛으로 물든 올림픽공원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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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방주희 생산일 2021-11-05
관리번호 D0000044012525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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