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

가을이면 고즈넉한 분위기로 발길을 사로잡는 서울의 고궁. 사계절 인기가 있는 곳이지만, 가을이면 더욱 생각나는 경복궁에서 제7회 ‘궁중문화축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가을 축제는 경복궁 곳곳에서 전국 팔도강산을 대표하는 귀한 문화유산을 볼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다.

‘쪽빛’은 하늘을 닮은 푸른빛을 뜻하는 색이다. 식물에서 추출했기 때문에 천연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전해진다. 예로부터 비단과 직조 기술과 쪽 염색이 발달한 나주는 천연염색 중심지로 알려져 있다. 경복궁 근정전 우측에 전시된 ‘쪽빛 하늘을 담은 궁’ 작품들은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도시 생활에 지친 마음까지 고요하게 해준다.

근정문을 지나 수정전 앞 잔디에 다다르면 둥근 항아리가 가득한 ‘보름달을 품은 궁’이 보인다. 둥근 항아리의 부드러운 곡선은 만월이 연상시킨다. 가을하면 떠오르는 것이 넉넉함이다. 하늘에 있는 한 개의 달이 천 개의 강에 비춰지는 ‘월인천강’처럼, 백 개의 항아리들이 잔디에 꽃처럼 가득 피어 장관을 이룬다.

수정전 좌측에는 ‘꽃비가 내리는 궁’이, 우측에는 ‘궁으로 온 제주바다’, ‘반짝반짝 예쁜 궁’이 있다. 제주도는 삼면이 바다에 둘러싸인 섬이다. 바닷물의 온도가 물고기들이 살기에 적합하고 따뜻한 난류가 흘러드는 곳이에 어족이 풍부하다. 고된 작업이지만 제주바다를 빛내는 것 역시 해녀들이다. ‘궁으로 온 제주바다’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유쾌하게 세상을 누비는 해녀 인형이 전시돼 있다. 그 옆에는 담양의 대나무로 만든 대나무등과 의자가 전시돼 있다.

나라의 경사가 있을 때 연회를 베풀던 ‘경회루’는 경복궁 서북쪽 연못 안에 있는 아름다운 누각이다. 그 앞에 진주 비단으로 만들어진 작품 ‘궁에선 심쿵 심궁’이 전시됐다. 진주 지역은 삼한시대부터 견직물을 생산하며 '비단'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고장이다. 진주 비단으로 만들어진 오색찬란한 2천 여개의 청사초롱이 경회루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관람객들은 탄성을 내질렀다.

이번 ‘궁중문화축전’은 지난 15일 오후 7시 궁중문화축전 유튜브에서 열린 온라인 개막식을 시작으로 온라인과 현장 모두를 아울러 즐길 수 있게 준비됐다. 궁중문화축전 누리집과 온라인 프로그램, 궁중문화축전 공식 SNS와 유튜브 등에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고궁을 찾기 어렵다면 인터넷으로 팔도의 유산을 즐겨보도록 하자. 경복궁 전시는 오는 24일까지이며, 온라인 축제는 31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