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서울

'체헐리즘 기사'의 고수, 남형도 기자를 만나다!(feat. 서울시민기자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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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진심'… 체험기사 쓰기의 노하우 전수
'서울시민기자 아카데미' 프로그램 중 하나로,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의 강연이 열렸다
'서울시민기자 아카데미' 프로그램 중 하나로,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의 강연이 열렸다. ⓒ김윤경

“‘풍경을 다 외워버릴 정도로 지루했다’는 말이 저절로 나오더라고요.” 머니투데이의 남형도 기자가 말했다. 강추위에 1m 목줄에 묶인 채 시골 개 옆에서 개의 심정을 체험하면서 썼던 당시를 들려주며 한 말이다. 남형도 기자는 '체헐리즘(체험+저널리즘이란 의미로, 남형도 기자가 처음으로 사용한 단어)' 기사를 연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거센 비가 쏟아지던 지난 여름, 상수동 한 카페에서 ‘2021 서울시민기자 아카데미’ 교육 영상 촬영이 있었다. 아침부터 유명 유튜버 신사임당 주언규 PD, SBS 박수진 기자,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의 강연이 차례로 이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사전신청한 소수의 시민기자만을 대상으로 현장 강의를 진행하고, 그 현장을 촬영한 교육 영상물이 콘텐츠 제작에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내 손안에 서울> <서울시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었다.

이 중 필자는 마지막 시간인 남형도 기자의 강연 ‘남기자의 체헐리즘 기사가 주목받는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강연 중인 남형도 기자의 모습
강연 중인 남형도 기자의 모습 ⓒ김윤경

남형도 기자는 대학 때 미화원 아주머니가 마땅한 휴식공간도 없이 휴지통에 걸터 앉아 쉬는 걸 보고 사회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 또한 수습기자 때 장애인의 심정을 제대로 알고 싶어 하루 동안 휠체어를 직접 타고 다니면서 보이지 않던 불편한 세상을 느꼈고, 그때부터 소외된 이들에 대한 문제를 중심으로 많은 기사를 써왔다.

“기사를 쓸 때, 왜 써야 하는지를 가장 먼저 생각해요.”
그는 자신이 쓴 기사를 예로 들어가며 강연을 시작했다. 필자를 포함한 시민기자들은 내용을 꼼꼼하게 적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체헐리즘의 장점을 말했는데, 체험을 통해 더 깊이 있는 취재가 가능하며, 체험 속에서 좋은 문장이 떠오르고, 에세이처럼 읽기 쉬운 글이 써진다고 했다. 실제로 서울시의 정책이나 시민 참여 프로그래을 직접 체험해 보고, 그 현장을 전할 기회가 많은 시민기자들에게 유용한 강의 내용이었다.
상수동 한 카페에서 서울시민기자 아카데미가 진행됐다.
상수동 한 카페에서 서울시민기자 아카데미가 진행됐다. ⓒ김윤경

“기사를 쓰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이 아닐까요?”
그는 기사를 쓰기 위해 세 가지 사항을 점검해 보길 권했다. 첫째 이 기사를 왜 써야 하는지, 둘째 실제 체험해 볼 수 있는 소재인지, 마지막으로 체험으로 알려져 더 좋은지를 고려해 보라고 조언했다. 이렇게 주제를 세 가지 사항에 하나씩 대입해 생각해 보면, 체험기사로 쓸 수 있는 소재들이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환경미화원 체험을 했던 경험도 들려주었다. 당시 미화원이 “사진만 찍고 갈 줄 알았는데 새벽부터 하루종일 실제로 같이 작업을 하니 놀랍다"고 했다지만, 그는 "함께 체험하면서 알게 되는 것이 많았다"고 했다. 무엇보다 "인터뷰이의 삶을 온전히 전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의미 깊다"고 했다. 우리도 힘들 때 같이 하면 더 친해지고, 서로 공감하는 게 많아지듯.
2021 서울시민기자 아카데미 자료집
'2021 서울시민기자 아카데미' 자료집 ⓒ김윤경
강연을 들으며 메모를 하다보니 수첩과 자료가 빽빽해졌다.
강연을 들으며 메모를 하다보니 수첩과 자료가 빽빽해졌다. ⓒ김윤경

현장취재를 할 때엔 기록과 녹음의 중요성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기록하면 현장취재 그 순간 느낀 감정들을 놓치지 않을 수 있으니,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도 말했다. 특히 짧고 간결한 문장을 사용하되 오감을 표현하면 더 생생한 문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퇴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글을 쓴 후엔 시간 차이를 두고 입으로 소리내어 그 글을 다시 읽으며 퇴고하는 것이 좋다는 팁도 알려줬다.
열정 있는 강연을 해준 남형도 기자
열정 있는 강연을 해준 남형도 기자 ⓒ김윤경

강연을 듣다 보니 예전 여러 강연에서 전?현직기자가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기사는 손이 아니라 발로 쓰라는 말, 또 스스로가 재미있는 글을 쓰라는 말이었다. 체헐리즘 기사가 그랬다. 평소 남형도 기자가 몸소 체험한 기사들을 읽으며, 그동안 궁금했던 일들을 대리체험할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비단 체험만이 아니었다. 사진 한 장 한 장마다 유쾌한 재치와 진한 감동이 전해지기도 했다. 필자는 예전부터 가끔 기분이 울적하면 체헐리즘 기사를 보며 풀기도 했다.
시민기자들이 남형도 기자와 즉석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시민기자들이 남형도 기자와 즉석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김윤경

강연 후에는 시민기자와의 질의 응답시간으로 그 동안 궁금했던 내용을 물을 수 있어 유익했다. 마지막에는 남형도 기자와 시민기자가 함께 협업해서 기사를 써보자는 즉석 제안도 나왔다. 그럴 날이 오게 되면 어떤 주제를 써볼까 상상만으로도 즐거웠다.

남형도 기자가 강연에서 말한 대로 직접 현장을 부딪혀 본다면, 많은 기사들이 보다 생생하게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번 강연을 통해 탄생할 더 좋은 시민기자들의 기사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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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헐리즘 기사'의 고수, 남형도 기자를 만나다!(feat. 서울시민기자 아카데미)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김윤경 생산일 2021-09-01
관리번호 D0000043412102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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