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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는 나의 직무를 내가 정하는 것" 온라인 직무멘토링 참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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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직무멘토링 '랜선잡(JOB)담(TALK)' ③서울시 공공기관
7월 6일, 8일 서울기 공공기관과 함께하는 랜선잡담이 진행됐다.
7월 6일, 8일 서울기 공공기관과 함께하는 랜선잡담이 진행됐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지난 7월 6일과 8일에는 서울시 자원봉사센터가 서울시 공공기관 8곳(서울관광재단, 서울기술연구원, 서울디지털재단, 서울문화재단, 서울시설공단,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서울신용보증재단, 서울연구원)과 함께 화상회의 앱을 통해 청년들이 현직자에게 직무 궁금증을 물어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온라인 직무 멘토링, 즉 매칭데이란 프로보노(Probono·공익을 위해 자신의 직업 전문성을 나누는 사람)와의 만남을 통해 청년들이 진로탐색 및 미래설계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말한다. 기존에는 오프라인으로 진행되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랜선잡(job)담(talk)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랜선잡담은 청년들의 사회진출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된다.

이번 랜선잡담은 서울시 공공기관 8곳에서 연구뿐 아니라 문화예술행정, MICE기획, 기업지원, 신용보증, 보육지원, 정책 연구 등 다양한 직무 멘토링을 진행했다. 그중 청년들은 관심 직무를 선택해 참여할 수 있었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랜선잡담은 오리엔테이션-직무별 소그룹 멘토링 순으로 이루어졌다. 본격적인 멘토링에 앞서 진행된 오리엔테이션에서는 만남을 위한 3가지 팁과 화상회의 앱 사용방법 및 유의사항을 설명했다.

이후 직무별 소그룹 멘토링에서는 서울연구원과 도시보건 연구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랜선잡담은 5명의 청년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대부분이 보건/간호 관련 전공을 가진 학생들이었다. 대학교 1학년부터 대학원생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참여했으며, 대부분이 진로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이번 랜선잡담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구체화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을 나눴다. 청년들의 간단한 자기소개 이후 멘토링은 '프로보노 소개, 서울연구원 소개, 직무 소개,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되었다.
서울연구원 로고 ⓒ서울연구원
서울연구원 로고 ⓒ서울연구원

서울연구원 도시사회연구실 연구위원인 프로보노는 보건의료정책, 도시건강, 지역사회보건과 관련해 연구를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코로나19 관련 연구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시는 저출산 고령화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에 노인보건 관련 치매 연구를 오랫동안 해왔다고 했다. 보건 정책을 주로 연구하기 때문에 어떤 질병의 원인을 발견하는 실험실 연구를 하는 건 아니고 그 병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정책적인 대응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 밖에도 도시의 환경을 건강하게 바꿔주는 환경 개선 사업이자 도시계획을 세우기도 하고 감염병 취약성을 최소한으로 만들기 위해 핵심 지역을 분산시키는 '다핵분산형 도시'를 제안하기도 했다.

서울연구원은 복잡하고 다양한 서울의 도시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주요 시책과제를 체계적·전문적으로 조사 분석하며, 시정 주요 당면 과제에 대한 연구 및 학술활동을 수행하여 서울시정발전에 기여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하면 '도시 연구소'이다.

연구원에서 다양한 일을 진행한다. 첫 번째는 '서울시정에 대한 연구'이다. 서울이라는 도시 공간 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나 평가를 하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도시 간 협력을 할 때도 있고 중앙 정부나 해외의 다른 도시와 협력하기도 한다. 연구원에서는 연구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하고 책(단행본)을 집필하기도 한다. 정책 리포트의 경우는 원래 연구 보고서가 몇 백 페이지라서 관심있는 사람이 아니면 잘 안 읽게 되는 만큼 정책적인 내용만 따로 추려서 공개한다. 그 밖에도 연구 경력이 많지 않은 사람들이 작은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원금과 멘토를 지원하는 '작은 연구 좋은 서울'도 있다.

이어 프로보노는 연구하는 사람의 직무는 연구자가 정한다고 말했다. 쉽게 생각하면 연구란 공부와 비슷하다. 공부는 진도를 나갈 수 있지만 공부의 완성도는 결국 공부하는 사람이 정하는 것과 같다. 연구는 시작해서 누구나 끝을 낼 수 있지만 그 연구를 얼마나 완성도 있게 할 것인지, 얼마나 많은 내용을 담을 것인지에 대한 것은 연구자가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순하게 연구자들이 하는 일을 다른 일반 행정 업무처럼 딱 말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도시보건을 연구하는 프로보노의 입장에서 더 살펴본다면, 도시에서 보건정책을 연구하는 사람의 시야는 더 넓다. 성별 등의 내재적, 유전적 요인뿐만 아니라 개개인이 갖고 있는 행동이나 습관, 그것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 이런 것들이 사람들의 건강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건이라는 직무는 범위를 한정 짓기 어려워서 넓은 시야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개인의 건강보다는 도시 전체적으로 건강 수준을 어떻게 높일지, 건강 편차를 어떻게 줄일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이다.

프로보노는 도시보건 관련해 서울시에 사는 사람들이 어떤 건강 문제를 갖고 있는지 기본적인 데이터 생산을 하는 '기초연구'와 그 연구 자료를 기반으로 한 '서울시 정책 개발 및 평가 연구'를 하는 것이 주요 직무라고 말했다. 더불어 서울시 및 25개 자치구의 '주요 정책 결정 및 자문 활동'을 하기도 하고 다른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 정책이나 중앙정부 정책에 자문을 하거나 기타 학술 활동을 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시의 치매 관리와 관련된 중장기 계획 수립을 10년 단위로 계속하고 있고 서울시에서 했던 좋은 정책 사례들을 전국 다른 지역과 나누기도 한다고 말했다. 간단하게 프로보노와 서울연구원의 소개를 마친 후 멘토링의 꽃인 질의응답을 했다. 사전 질문과 멘토링을 하면서 생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받는 형태였다. 아래는 프로보노와의 실제 질의응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다양한 서울의 도시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서울연구원 ⓒ서울연구원
다양한 서울의 도시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서울연구원 ⓒ서울연구원

Q. 서울연구원에 입사하기 위한 필요한 학부 전공이나 능력이 있나?

지금 학부 전공은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다. 예를 들어 간호학을 하신 분들은 임상적인 배경지식이 있고 차트 정리도 꼼꼼하셔서 연구할 때도 그런 부분이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언어 전공도 정책 연구 분야가 다른 도시나 국가와 협력을 하거나 해외 사례들을 많이 보기 때문에 언어를 몇 개 더 잘하게 되면 특별함을 가질 수 있다. 외국어 능력은 영어를 기본적으로 잘해야 하는데, 최소한 원서를 보는데 두려움이 있을 정도면 안 될 것 같다. 보통 연구할 때 다른 나라에서 나오는 연구 자료를 살펴보는 것이 첫 단추인데 그걸 하려고 할 때 열어보기 싫다거나 사전을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면 연구자 스스로가 힘들다.

Q. 어떤 경력이 필요하나?

인턴 같은 경력이 필수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따라 필요한 경력이 다른 것 같다. 기본적으로 대학원을 나오고 나면 연구소의 연구원이 될지, 교수가 될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연구원이 된다고 하더라도 연구소나 연구원 모두 종류가 여러 개이다. 서울연구원처럼 도시를 기반으로 보건이나 건강을 연구하는 종합적 성격을 갖는 연구소가 있는 반면 아주 세부적인 연구를 하는 곳이 많다. 세부적인 곳들은 임상적인 경험을 하는 사람을 필요로 할 수도 있겠지만, 도시 정책과 관련한 곳으로 오면 그런 경험이 특별하다고 보지 않는다. 좁은 경험보다는 여러 분야의 경험을 갖고 있는 것이 조금 더 유리할 수 있다. 전체적인 시정을 봐야 하는데 한 분야의 경험만 있는 학생은 다른 분야의 것들은 못하지 않을까에 대한 걱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Q. 워라밸, 해외 업무 등 업무 환경은 어떤가?

워라밸은 본인 하기 나름이다. 연구자들은 연구 결과를 보면 늘 부족한 마음이 들기 때문에 조금만 더 해야겠다고 생각이 든다. 계속 다시 분석하고 연구하고 원안을 다시 살펴보기 때문에 그게 빨리 되는지에 따라 퇴근 여부가 결정된다. 그래서 사람에 따라 워라밸이 지켜지는지는 다르다. 또, 일반 회사와는 다르게 한 번 들어오면 계속 연구자이기 때문에 약간의 직책 변화가 생길 수는 있겠지만 승진의 의미가 별로 없다. 그리고 앉아서 연구를 하기도 하고 다른 지역으로 가야 할 때가 있는데, 앉아있는 걸 못 견딘다면 연구원을 안 하는 것이 좋다. 연구를 하다 보면 결과를 정리하고 보고서도 쓰면서 밤을 새우기도 하는데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활동적인 성격이라면 연구원의 꿈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연구는 주제 선정부터 시작해서 연구 결과가 나왔을 때 중립적으로 공표할 수 있는 등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분위기이다.

Q. 연구 주제는 어떻게 선정하나?

연구자는 연구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따로 어떤 것들을 연구하라는 요청을 받는 것이 아니라 주로 직접 찾는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서울연구원은 서울시의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걸 우선시하기 때문에 기사나 제보보다도 먼저 알아야 한다. 원래 사회 현상이나 문제 같은 것들을 유심히 보는 편이지만 신문 기사는 현재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나오는 주요 논문이나 해외 선진국 리포트를 주로 보면서 연구 주제를 선정하는 편이다.

Q. 연구 결과가 정책 개발로 이어진 사례가 있나?

연구 결과를 정책에 실제로 적용한 사례는 너무 많다. 연구 결과가 정책 개발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고 다른 중앙정부로 정책을 이식시킨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서울시가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치과 주치의 제도를 하고 있다. 학교와 지역 치과 의원을 매칭해 이가 썩기 전에 예방 서비스(불소 도포, 치아 홈 메우기 등)를 제공하면서 큰 효과를 본 것이다. 이런 효과성을 입증하고 비용 절감까지 제시하면서 올해부터 전국적으로 이 제도가 의무화가 되었다. 그 밖에도 정책이 확장되거나 개발되는 경우가 많다.

Q. 보건정책 연구자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과 역량이 있다면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보건학이 전공이 아니더라도 보건에 대한 이해는 필요하다. 예를 들어 때로는 돈 백만 원이라는 한정된 자원을 이용해 한 사람을 살릴지, 30명의 건강을 개선할지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일 수 있다. 그럴 때, 병원에서는 무작정 투입되어 사람을 살리면 된다. 그러나 전체적인 눈으로 볼 때는 어떤 결정을 해야 할지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이 두 가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학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우리가 하고 있는 정책이 경제적 측면에서는 어떻게 이해될 수 있는지 알아야 서울 시민들의 소중한 세금으로 정책을 만들거나 연구할 때 다른 비합리적 결정을 안 할 수 있다. 통계학은 그것들을 검증하기 위한 수단이다. 서울시는 천만 명, 대한민국은 5천만 명이기 때문에 전체를 대상으로 할 때는 통계학이 필요하다. 글쓰기 능력이나 발표하는 능력도 없으면 안 된다. 보고서를 쓰거나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등 연구자들이 평생 하는 일이기 때문에 만약 말하기를 어려워하는 사람은 연구자가 될 수 있기는 하지만, 피곤해할 것 같다.
멘토링에 참여하면서 필기한 내용 ⓒ김규리
멘토링에 참여하면서 필기한 내용 ⓒ김규리

다음에 꼭 보건 분야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유쾌한 프로보노의 말을 마지막으로 랜선잡담을 마무리했다. 보건학 전공으로 한 학생과 비전공으로 한 학생 모두를 배려하면서도 보건이라는 학문 특성과 연구원의 기본 역량을 기반으로 구체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정말 흥미롭게 참여했다. 연구원은 앉아서 연구만 계속할 것 같은데 학술 교류를 하기 위해 출장을 가거나 연구 결과의 타당성을 알아보기 위해 직접 살펴보는 경우도 있다고 해서 신기했다. 또한 연구원과 잘 맞지 않는 성격이나 꼭 필요한 능력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셔서 진로를 구체화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약 2시간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것들을 알아갈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 서울시자원봉사센터 '랜선잡담’

○ 소개: 전문가가 청년에게 직무멘토링과 사회참여 등을 돕는 자원봉사를 운영하고 있다. 매월 1회 매칭데이를 통해 사회 현직자가 사회진출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직무 멘토링을 제공한다.
○ 홈페이지 : http://volunteer.seoul.go.kr/, https://www.donghaeng.seoul.kr/
○ 문의 :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청년사업팀 02-2136-8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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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는 나의 직무를 내가 정하는 것" 온라인 직무멘토링 참여기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김규리 생산일 2021-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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