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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자립마을' 홍은동 아파트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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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도시 서울에서 우리는 아무렇지 않은 듯 온실가스를 내뱉고 있다.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도로에는 오고가는 차들이 수없이 많다. 도시의 기능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발전소는 오늘도 맹가동 중이다. 이렇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때문에 지구온도는 해마다 상승하고, 기후위기를 비롯한 여러 환경 문제들이 우리의 일상을 위협한다.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전환이 반드시 필요한 시대, 우리가 직접 주체가 되어 변화를 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얼까?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을 살펴보면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에너지자립마을 우수사례로 꼽히는 서대문구 홍은 1동 홍은풍림아이원아파트
에너지자립마을 우수사례로 꼽히는 서대문구 홍은 1동 홍은풍림아이원아파트 ⓒ강사랑

'에너지자립마을'이란?

‘에너지자립마을’은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늘리고 화석연료나 원자력에 기반을 둔 에너지 소비를 줄여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마을공동체를 뜻한다. 서울시는 현재 에너지자립마을을 점점 늘리고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도시형 에너지자립마을 표준모델을 만들고, 이웃 마을로 확산·전파시키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삼고 있다. 에너지자립마을을 조성하려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활동을 3년간 최대 6천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하고, 에너지자립을 지향하는 공동체 조성을 돕는다.

현재 조성된 에너지자립마을은 작년까지 서울시내 133곳을 넘었다. 이 중에는 적극적인 에너지 절약과 생산을 통해 전기요금을 거의 내지 않아도 되는 수준까지 이른 마을도 여럿 등장했고, 협동조합을 결성해 지속가능한 활동을 도모하는 등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2020년 에너지자립마을 우수사례로 손꼽히는 서대문구 '홍은풍림아이원아파트'를 직접 찾았다.
홍은풍림아이원아파트 베란다에 설치한 미니태양광 모습
홍은풍림아이원아파트 베란다에 설치한 미니태양광 모습 ⓒ강사랑

홍은풍림아이원아파트는 세워진 지 20년 이상된 오래된 아파트다. 주민들은 50대 이상 비교적 높은 연령대가 많아서 기후변화에 민감할뿐더러, 다음 세대에 대한 책임감이 크고, 지역봉사에 대한 관심도 높다.

홍은풍림아이원아파트 에너지자립마을 대표 조현주 씨는 “처음에는 부녀회 할머니 8명을 모시고 시작했다. 아파트 주변 환경을 가꾸는 것부터 시작해서 에너지 생산과 절약에 대해서 배우고 실천하면서 성장해 나갔다”고 설명했다.
태양광 홍보 및 설치 활동 모습
태양광 홍보 및 설치 활동 모습 ⓒ홍은풍림아이원아파트 제공

에너지자립마을, 3년간의 주요 사업 돌아보며

2018년엔 태양광 설치 설명회를 개최하며, 베란다 미니태양광 설치를 주민들에게 홍보하고, 에너지 분야 전문가 워크숍과 어린이 대상 환경에너지교육을 실시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적극적인 활동이 어려웠던 2020년에도 에너지활동가와 마을활동가로 구성된 ‘홍은푸른에너지네트워크’를 결성하고, 태양광 안전진단 및 가정에너지진단을 실시하며 에너지자립마을로서의 역량을 키워나갔다.

조 대표는 “마을공동체를 활성화시키면서 에너지 자립을 이루기 위해서 교육과 체험활동을 많이 했다. 코로나 이후에는 비대면 줌을 활용해 역량강화교육을 여러 차례 진행하고 있고, 관련 지식을 습득하면서 마을 주민들 사이에 에너지자립에 대한 공감대를 키웠다”고 말했다. 특히 다음 세대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에너지교육을 기획하면서 한국에너지공단, 햇빛사랑시민모임, 태양광지원센터의 협조를 얻어 현장 체험 교육을 진행한 점도 눈길을 끈다.
2019년 E로운 어린이교육 활동 모습
2019년 E로운 어린이교육 활동 모습 ⓒ홍은풍림아이원아파트 제공

올해 미니 태양광 100개 이상 설치 목표

그렇다면 마을에서의 에너지 생산과 절약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마을에서 태양광 3년차 이상 세대가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기후위기로 태풍이 잦아지면서 태양광에 대한 안전 우려가 높아졌다고 한다. 이에 안전진단 교육을 받고 이웃들을 방문해서 태양광을 점검하며 어떻게 관리를 해야하는지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가는 시간을 가졌다. 현재 마을 아파트에 설치된 베란다 미니태양광은 86개이며 아파트 정문에도 태양광 가로등을 시범 설치했고, 올해는 100개 이상의 미니태양광을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시간당 200W~1kW의 전력 생산이 가능한 미니태양광 발전기는 한 달이면 45kW 이상의 전기를 생산한다. 이렇게 햇빛으로 만든 전기 덕분에 전기요금을 30% 이상 절약하는 가구들이 많다. 조 대표는 “단지 3년간의 사업만으로 에너지소비량을 제로(0)로 만들기는 힘들지만, 주민들과 함께 나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마음으로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기후행동 캠페인 활동 모습
기후행동 캠페인 활동 모습 ⓒ홍은풍림아이원아파트 제공

혼자만의 힘으로는 조성될 수 없는 것이 에너지자립마을이다. 지난 3년 간 에너지자립마을로 활동하며 난관에 부딪힌 적도 많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 대표는 “마을마다 성격도 다르고 활동하는 주민도 다르니, 주민들과 힘을 모아 우리 마을에 맞는 활동을 찾아야 한다. 예산 집행이 늦고 계획대로 진행하지 못해 1년차 사업으로 그만두었다는 다른 마을 소식을 들으면 속상했다. 대표의 역량이 곧 마을의 역량이 되는 것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소회를 전했다. 아울러 서울시와 에너지자립마을을 연결해주고 지원해주는 중간조직에 대한 필요성도 언급했다.
어디에나 쉽게 부착할 수 있는 태양광 가로등
어디에나 쉽게 부착할 수 있는 태양광 가로등 ⓒ강사랑

홍은1동 5개 마을 '에너지자립마을 홍보관' 계획

홍은풍림아이원아파트는 이제 3년차 에너지자립 졸업마을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홍은1동에서 함께 성장한 다른 에너지자립마을들과 함께 에너지자립마을 홍보관을 만들 계획이다. 다양한 에너지자립마을들의 특성을 소개하는 한편 홍은1동 에너지자립마을 투어와 교육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총 5개의 에너지자립마을이 들어선 홍은 1동 전경
총 5개의 에너지자립마을이 들어선 홍은 1동 전경 ⓒ강사랑

현재 홍은 1동에는 홍은풍림아이원아파트 에너지자립마을을 포함한 졸업 마을이 3개가 있다. 작년에 시작한 신규 마을 2개까지 더하면 총 5개의 에너지자립마을이 옹기종기 들어선 셈이다.

이처럼 에너지자립마을 사업이 지역 공동체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확산되고 전파되는 모습이 반갑다. 에너지자립을 매개로 마을 공동체가 활기를 띠고, 단절된 이웃간의 교류와 협력이 되살아나는 것 또한 이 사업의 긍정적인 효과일 것이다. 마을 주민이 참여하고 행동하는 에너지 절약 문화가 더욱 확산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관련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 안내

○신청자격: 3인 이상 주민모임 또는 단체가 생활공간이 같은 세대(단독 30·공동 50세대 이상)를 모집 후 참여
○사업내용: 에너지절약·효율화·생산, 에너지교육·캠페인, 온실가스 감축사업 실천
○지원예산: 1년차 1천만원, 2년차 2천만원, 3년차 3천만원
○접수방법: 자치구에 마을신청서 제출(2021년은 3월 접수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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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자립마을' 홍은동 아파트를 가다!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강사랑 생산일 2021-06-29
관리번호 D0000042894556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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