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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워서 남 주는' 서울시 집수리 봉사단이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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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집수리실습 자원봉사단'이 활동을 재개했다. 지난 6월 23일, 독산동 한 공동주택 1층에서 집수리 작업이 진행됐다. 취재를 위해 현장 참관을 갔는데, 분위기가 진지해서 한참을 뒤에 서있었다. 기존의 창을 떼내고 창틀과 벽을 보강하는 중이었다.

집수리실습 자원봉사단은 '서울시 집수리 아카데미 교육'을 받은 이수자들로, 실습교육에서 배운 기술을 현장에 적용해 노후주택에 사는 저소득층의 주거환경 개선하는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2017년부터 시작했으나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돼 중단됐다가 올 들어 벌써 170여 명이 참여해 일곱 가구의 공사를 도왔다. 현재 상반기 10가구가 선정돼 작업이 계속되는 중이고, 하반기 10가구도 지자체를 통해 신청을 받고 있다.
현장에서 창호 보강에 대한 강의를 들으며 작업 중인 집수리실습 자원봉사단
현장에서 창호 보강에 대한 강의를 들으며 작업 중인 집수리실습 자원봉사단 ⓒ이선미

이 날 공사를 한 곳은 할머니 한 분이 사시는 집으로 아침부터 시작해 어르신이 주무실 수 있도록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하루 만에 이게 가능한 일인가 싶었다. 하지만 집수리실습 자원봉사단의 경험이라면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봉사단이 교육 받은 대로 작업을 하고 있다.
집수리실습 자원봉사단이 교육 받은 대로 작업을 하고 있다. ⓒ이선미
집수리실습 자원봉사단은 집수리 아카데미 교육을 통해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집수리 아카데미 교육을 이수한 후 집수리실습 자원봉사단에 참여할 수 있다. ⓒ이선미

이 날 찾은 어르신 집은 이사 온 지 6개월 정도 된 집인데 벽지를 떼고 보니 곰팡이가 자욱했다. 벽 뒤쪽이 습한 탓에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곰팡이가 생긴 것이다. 먼저 락스로 곰팡이를 제거하고 단열재를 붙였다. 그 위에 벽지를 바를 예정이라고 했다.
벽지를 떼낸 벽에 곰팡이가 슬어 락스로 제거하고 있다.
벽지를 떼낸 벽에 곰팡이가 슬어 락스로 제거하고 있다. ⓒ이선미

집수리실습 자원봉사단은 노후주택 내부를 전반적으로 개조한다. 도배와 장판 교체만이 아니라 단열과 창호를 보강하고 화장실 점검 등도 포함한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수리를 통해 장기적으로 에너지 비용 절감도 꾀하고 있다. 작업 현장에 함께해 보니 누구는 능숙하게 할 일을 알아서 하고 누구는 조금 덜 익숙한 듯 보였다. 중요한 건 그런 과정이 물 흐르듯 진행된다는 점이었다.
화장실 전등을 점검하고 있다.
집수리실습 자원봉사단이 화장실 전등을 점검하고 있다. ⓒ이선미

따로 짐을 빼지 않고 일을 하다 보니 당연히 몇 배로 힘든 작업이었다. 원래 업계에서는 짐이 있는 상태에서는 비용을 더 지불한다고 해도 거부한다고 한다. 그만큼 일이 힘들기 때문이다.
따로 짐을 뺀 후 공사를 할 여건이 아니어서 이동하기에도 너무 힘이 드는 현장이었다.
따로 짐을 빼고 공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어서 이동하기에도 너무 힘든 현장이었다. ⓒ이선미

잠시 집수리실습 자원봉사단과 함께하는 정의웅 적정기술공방 소장과 얘기를 나눴다. 2018년부터 서울시 집수리 아카데미를 맡아 교육하고 실습을 이끌며 봉사단체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시 집수리 아카데미는 단열, 타일, 전기공사 등 집수리 주요 공정에 대해 이론 교육을 하고, 다양한 공구사용법 등을 실습해 스스로 집수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과정이다. 기초과정과 심화과정으로 나눠 진행되는데, 모집과 동시에 마감되는 등 시민들에게 인기가 좋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집수리 아카데미 실습교육이 개강되지 못하고 있으나,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7월부터 교육을 다시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화장실 창호와 벽체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화장실 창호와 벽체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선미

집수리실습 자원봉사 현장에서는 강의에서는 다루지 못한 창호, 장판 등 더 폭넓게 살펴볼 수 있어서 교육생들에게는 또 다른 실습인 셈이다. 자원봉사단의 만족도가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저에게 집수리 자원봉사 활동은요…”

잠시 쉬는 시간에 기초과정 8기 교육생 최우석 씨와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Q. 어떻게 집수리 아카데미를 수강하게 됐나?
원래 집수리에 관심이 많았는데 아는 지인이 아카데미를 소개해주었다. 경쟁률이 엄청나게 센데 운 좋게 한 번에 신청을 할 수 있었다. 기초과정을 듣고 심화로 이어지면 좋았을 텐데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돼 교육이 중단되는 바람에 아쉬웠다.

Q. 집수리실습 자원봉사는 자주 참여했나?
지난해엔 아예 중단돼서 기회가 없었고, 올해 들어 오늘이 세 번째다.

Q. 집수리실습 자원봉사를 하며 가장 좋았다거나 의미 있는 일이 있다면?
코로나19 때문에 실습도 못하고 심화과정도 이어지지 못했다. 자원봉사 현장이 실습이고 심화과정인 셈이다. 더욱이 강의에서는 들을 수 없는 생생한 교육이 이뤄진다. 문제가 생기면 바로바로 해결책을 배우니 습득도 빨라진다. 또한 먼저 시작한 봉사자들이 자신이 아는 걸 친절하게 알려준다. 관심사가 비슷하기 때문에 정보를 교류하기도 하고, 공감하는 부분들도 많다. 분명히 봉사를 하고 있는데 실제로 배우고 얻는 것이 많다. 특히 아카데미 선생님에게 기술이나 지적인 면에서 비용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만큼 큰 가르침을 얻고 있다.

Q. 자원봉사자로서 서울시나 집수리 아카데미 등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가능하다면, 서울시 지원이 더 확대돼서 현장에서 봉사하는 이들이 힘도 얻고, 수혜 가구도 늘어나면 좋겠다.
좋았던 날씨가 갑자기 흐려지더니 빗줄기가 거세져서 봉사단이 비닐로 자재를 씌우느라 분주해졌다.
좋았던 날씨가 갑자기 흐려지더니 빗줄기가 거세져서 자원봉사단이 비닐로 자재를 씌우느라 분주해졌다. ⓒ이선미

노후주택을 스스로 관리하며 한 집에 오래 사는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집수리 아카데미를 통해 새로운 일을 얻는 시민들도 많다. 점점 인건비가 높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실제로 유망한 업종이기도 하다. 최우석 씨도 좋아하는 일을 본업으로 삼을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 원하는 대로 이뤄지기를 바란다.
곰팡이를 제거한 벽에 단열재를 붙여 고정시키고 있다. 그 위에 도배를 한다.
곰팡이를 제거한 벽에 단열재를 붙여 고정시키고 있다. 그 위에 도배를 한다. ⓒ이선미

집수리실습 자원봉사단은 낡은 집을 고쳐주는 것이 일이다. 그러니 당연히 작업 현장이 열악할 수밖에 없다. 후텁지근하고 좁은 공간에서 잔뜩 쌓여있는 짐들을 이리저리 피해가며 땀방울을 흘리는 봉사단의 활동은 감동이었다. 저마다 목적도 있고 의미부여도 다르겠지만, 분명한 한 가지는 그들의 구슬땀이 ‘사막을 아름답게 하는 샘’이라는 사실이다. 서울시와 각 지자체가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확대하면 좋겠다.
화장실 천장과 벽도 꼼꼼하게 보강하고 있다.
화장실 천장과 벽도 꼼꼼하게 보강하고 있다. ⓒ이선미

2021 집수리 아카데미 기초과정 교육생 모집

한편, 서울시는 7월부터 집수리 아카데미를 재개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3회차에 걸쳐 모집하는데 6월 29일(화)부터 ‘집수리닷컴’ 홈페이지(https://jibsuri.seoul.go.kr)에서 신청할 수 있다. 온라인 선착순 신청으로 1분 안에 마감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관심 있는 시민이라면 집수리닷컴 공지를 참고해봐도 좋겠다.

■ 2021년도 집수리아카데미 기초과정(1, 2, 3회차) 교육생 모집

○ 모집대상 : 서울시민(성인)으로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후 14일(개강일 기준)이 경과한 자
○ 신청접수 : 2021. 6. 29. (화) 9:00~12:00까지
○ 모집인원 : 각 회차별 30명(선착순)
○ 신청방법 : 집수리 닷컴 홈페이지에서 신청
(집수리닷컴 로그인 → 내가하는 집수리 → 집수리 아카데미 → 교육신청 → 해당강좌 선택해 수강신청)
○ 교육대상자 및 예비자 명단 공개 : 2021. 6. 29(화) 17:00 공지
○ 문의 : 서울시 주거환경개선과(02-2133-7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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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워서 남 주는' 서울시 집수리 봉사단이 떴다!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이선미 생산일 2021-06-25
관리번호 D0000042870176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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