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

'청년인생설계학교 프로젝트 코스'가 돌아왔다. 청년들이 자신만의 고유한 도전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남몰래 오래 숨겨 왔던 꿈이든, 그 누구도 말릴 수 없이 몰입했던 덕질 본능이든 상관없다. 그동안 여건이 여의치 않아 도전하지 못했던 것을 이곳, 청년인생설계학교에서 공식적으로 펼쳐볼 수 있다. 활동기간은 약 6개월(5월 말~11월), 지원금은 최대 300만원이다. 그동안 꺼내지 못했던 개인적인 욕망을 지원해보자.

신청자격은 서울시를 생활권(거주지, 대학 및 직장 소재지)으로 하는 만 19~39세 청년이다. 작년 만 34세까지에서 올해는 만39세로 지원 가능 연령이 대폭 확대되었다. 서울청년포털(youth.seoul.go.kr)에서 온라인 신청만 가능하며, 접수기간은 5월10일부터 17일(월) 18시까지다. 방문 및 우편 접수는 불가하다.

서울시 홈페이지 계정으로 로그인 후, 청년인생설계학교 프로젝트 코스 페이지로 들어가, 신청자격을 확인하고 기본 정보를 입력한 후, 지원서와 필수서류를 제출하면 신청이 완료된다. 이때 주민등록등본, 재학증명서, 재직증명서 중 하나를 택하여 마감시간 이전까지 필히 제출해야 한다. 제출서류는 5월 3일 이후에 발급한 것만 가능하니 이점도 유의하도록 하자.

신청된 서류는 5월 18일~20일 서류 심사를 거쳐 5월 21일~23일 면접이 진행된다. 개인별 약 1시간의 열린 그룹 인터뷰를 통해 최종 50명 선발할 예정이다. 최종 발표는 26일 서울청년포털 마이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보다 생생한 정보를 원한다면 청년인생설계학교 인스타그램(@youthschoolseoul)에서 '프로젝트 코스' 사전설명회 영상을 참고할 수 있다.

필자는 작년에 청년인생설계학교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도전 목표는 우리 가족 다섯 식구와 함께 연극을 만들고 무대에 서는 것이었다.

각자의 일로 흩어져 살다가, 일주일 중 단 하루 일요일에만 집에 다 함께 모이는데, 그때마저도 우리는 각자 방에 틀어 박혀 핸드폰이나 TV를 보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가족을 한 곳에 모아 서로의 얼굴을 마주볼 구실을 만들고 싶었다. 죽을 때까지 우리 가족이 어떤 사람인지 모를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 그저 가족이라는 역할극에 얽매여, 더 편안하고 솔직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새로운 연극판에서 잠시 낯선 타인이 되어 더 자유롭게 소통해보고 싶었다. 이 모든 그럴싸한 이유들을 다 떠나서, 그저 가족들과 새로운 추억 하나 만들고 싶을 뿐이었다.

하지만 '과연 이게 되겠어?'하는 의구심이 계속 떠올랐다. 가족관계 개선 프로젝트라니, 지나치게 개인적인 목표였다. 하지만 청년인생설계학교는 오히려 이런 청년들의 개인적인 욕망을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의 꿈보다 현실을 택했던 청년들이 더욱 개인의 욕망에 집중하여, 새로운 도전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응원했다.

도전자들의 색깔은 가지각색이었다. 아주 진솔한 자신의 삶을 담아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사람이 있었고, 음성해설을 포함한 움직임 영상을 만든 도전자도 있었다. 여러 직종의 사람들을 인터뷰해 책을 펴낸 사람도 있으며, 자신만의 옷을 디자인해 브랜드를 론칭한 사람도 있다. 또 지하철이 너무 좋아 역사 주변을 사진으로 담고 그것을 인스타그램에 전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사람도 있었다. 모두들 각자만의 색을 마음껏 발현하고 도전을 이뤄가는 시간이었다.

청년인생설계학교는 지원자들의 도전 결과물보다 그 '과정'에 심혈을 기울인다. 지속적인 네트워킹 기회를 마련해 비슷한 분야의 도전자들과 서로 피드백을 주고 받고 영감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소그룹에서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하는 멘토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자신의 도전이 혹시 헛된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거나, 도전 과제를 수행 시 힘에 부칠 때, 옆에서 섬세하게 도전의 의미를 상기시켜주고, 지속적인 응원으로 힘을 불어넣어 준다.

이번 청년인생설계학교는 지원자들의 수행 '과정'을 더욱 구체적으로 지원한다. 체계적인 프로젝트 설계 방법에 대한 워크숍이 진행될 예정이고, 1:1 컨설팅 또한 제공한다. 또한 비슷한 경험이 있는 또래, 분야별 전문가와 매칭되어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청년인생설계학교의 또 다른 매력은 지원자들에게 주어지는 '자율성'이다. 최대 300만원의 예산을 최소한의 제한으로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다. 새롭게 도전하는 분야에 대한 교육 비용, 혹은 목표 과제 제작 비용에 예산을 활용할 수 있다.

필자는 생애 첫 연극 도전을 하게 된 가족들과 함께 지원금으로 연기 수업을 받기도 하였다. 이는 그저 자유롭게 예산을 운용할 수 있는 표면적인 경험을 넘어서, 누군가에게 전적인 신뢰를 받으며 책임을 다 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다.

필자는 결국 가족들과 작은 낭독극을 개최해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선보였다. 못한다, 안 한다 하던 가족들도 무대에 서자 진짜 배우의 얼굴이 되었다. 관객들의 박수를 받을 때는 모두들 뿌듯한 미소를 지었고, 집을 돌아가는 차 안에서는 “우리 연극 또 할까?”라는 말까지 나왔다. 가족들과 좋은 추억을 함께 가질 수 있었던 것이 참으로 뿌듯한 일이지만, 이 도전이 하나의 프로젝트로만 끝나지 않고 또 다음 도전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할 수 없을 것만 같던 도전을 완수하고나니 또 다른 도전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생겼다. 결국 청년인생설계학교는 다음 도전을 위한 단단한 디딤돌의 역할을 해주었다.

혹시 '이게 되겠어?'하며 도전을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면, 이번에는 주저없이 청년인생설계학교에 지원해 보자. 자신의 안에 있는 욕망을 꺼내 볼 수 있는 누구에게나 청년인생설계학교는 활짝 열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