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

지난 4월 1일부터 7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시작했다. 서울에서도 자치구별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가 문을 열었다. 중구 충무아트센터 2층 체육관에 마련된 중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도 4월 8일부터 접종을 시작했다.

예방접종센터 건물로 진입하기 전 앞마당이 널찍하다. 도로엔 셔틀버스가 정차되어 있다. 어르신들을 실어나르는 셔틀버스를 총 4대 운행하고 있다. 오전, 오후 각각 4회씩 동주민센터 집결지에서 센터까지 무료로 셔틀버스가 왕복하면서 어르신들에게 이동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예방접종센터에서 백신 접종을 마치고 나오는 어르신이 있길래 여쭤봤다. 어르신(82세) 은 “주사 맞을 때 약간 뻐근한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독감 주사 맞을 때와 비슷해”라는 반응이었다. 어르신은 “백신을 접종해서 안심이야”라고 응수한다. 예방접종센터에서 나오는 어르신들의 밝은 표정을 보면서 센터로 들어가는 필자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중구청 행정지원과 박지안 주무관의 안내로 예방접종센터의 동선을 따라가면서 살펴봤다.

1층에서 발열검사와 손소독제로 소독한 뒤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서 2층으로 올라간다. 2층 접종센터로 입장하기 전 대기실 입구에서 예진표를 배부한다. 어르신 대부분은 미리 동주민센터에서 예진표를 작성하고 오지만, 예진표를 준비하지 못한 어르신은 대기실에서 예진표를 작성할 수 있다. 이때 노란 조끼를 입은 담당자들이 어르신들의 예진표 작성을 도와준다.

입구에서 입장하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고막 체온 검사를 한다. 이때 정상체온을 벗어난 어르신은 10분 가량 대기하고 있다가 다시 검사를 받는다. 그래도 체온이 떨어지지 않으면 오늘의 접종을 연기한다.

예방접종센터 입·출구는 서로 분리되어 있어 들어가는 어르신과 나오는 어르신은 서로 마주치지 않는다. 들어가는 어르신은 잔뜩 긴장한 표정인데, 나오는 어르신은 편안한 표정이다.

접수 창구에서 어르신이 신분증을 제시하면 접종 대상자인지를 확인한다. 접종 대상자이면 접수한 뒤 의료진이 예진한다. 예진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기다리는 대기석도 많다.

이때 주의할 사항이 있다. 어르신이 평소 복용하는 약이 있다면 미리 확인해 와야 한다. 복용하는 약을 자세히 알기 어렵다면 복용하는 약 봉투나 의사 처방전 등을 갖고 와도 좋다. 접종 전날 피로도가 높은 일을 하거나 음주를 하는 등 신체에 무리를 주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주의하자. 또한 37.5도 이상으로 체온이 높으면 접종을 연기해야 한다. 의료진은 알레르기, 부작용 등을 최종 점검한 뒤 접종실로 안내한다.

백신 접종실은 예진 진료실보다 칸막이가 더 높고 가려져 있다. 어깨 부위를 드러내어야 해서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백신을 접종할 때 어깨나 팔에 힘을 주지 않아야 한다. 긴장을 하면 몸이 경직되는데 마음속으로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떠올리면서 심신을 편안하게 유지하는 것이 낫다고 한다.

예방접종 후 확인서를 발급하고 전산 시스템에 등록한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3주 후에 2차 접종을 해야 하므로 시스템에 등록하면 3주 뒤 1차 접종자에게 알림 문자를 전송한다.

예방접종한 뒤 이상 반응 대기실에서 15분 가량 머물면서 이상 반응 여부를 관찰한다. 30분을 대기하는 경우도 있다. 며느리와 함께 온 어르신(81세)은 30분 대기 줄에 앉아 있다. 이유가 궁금해서 여쭤봤다. 어르신은 평생 독감 주사를 접종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의료진이 30분간 예후를 살펴볼 것을 권했다고 한다. 며느리는 “걱정 반 안심 반이다. 하지만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으려면 백신을 접종해야 하기에 이곳에 왔다”라고 말한다. 어르신은 “하나도 안 아프다”라면서 “주삿바늘이 들어갈 때 잠깐 따끔거리는 것은 참을 수 있다”라고 말한다.

앉아 있기 힘든 어르신은 접종관찰실 간이침대에 누워 있을 수도 있다. 또 위급한 경우 병원 응급실로 실어나를 수 있도록 119 응급구조사가 계속 대기하고 있다.

예방접종센터 한 켠에는 백신 냉동보관소가 있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5도의 초저온 상태에서 보관한다. 혹시 정전이 되어도 전원을 공급하는 장치도 갖춰야 한다. 그래서 일반 의료기관이나 보건소가 아닌, 체육회관으로 사용했던 이곳에 초저온 냉동고와 무정전 전기 공급 장치를 갖추고 새롭게 예방접종센터를 조성한 것이다. 상황실에선 군·경 합동반이 24시간 상주하면서 CCTV로 냉동보관소 센터 이것저곳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화이자 백신은 한 병에 최대 7명까지 소분해서 접종할 수 있다. 따라서 예방접종센터에서는 정확히 접종자 수를 계획하고 백신이 남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접종 대상자를 확정한 상태에서 대기자 명단까지 확보해두었다가, 접종 대상자가 접종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곧장 대기자에게 연락을 취하고 있다.

예방접종이 끝나면 접종완료 스티커를 지급한다. 출구로 나오니 상기된 표정을 한 어르신(84세)이 앉아 있다. 어르신은 체온이 높아서 오늘 접종할 수 없다고 한다. 어르신은 “오늘 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헛걸음했다”라면서 많이 아쉬워한다.

하지만 체온이 높다면 예방접종을 연기해야 한다. 어르신의 예진표를 든 직원이 다가와서 “오늘 접종하지 않는 게 어르신을 위해선 좋은 거다”라고 찬찬히 설명한다. 이어서 “주민센터에 얘기해서 다시 접종 일정을 잡아서 나오시라”라고 알려드리니 그제야 수긍한다.

중구 예방접종센터에선 의사 4명, 간호사 8명이 하루 최대 600명까지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예방접종센터 곳곳에는 노란색 조끼를 착용한 도우미가 있어서 방문한 어르신을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어르신들을 센터 바깥의 안내소, 입구의 대기실 등 별도의 공간에서 머물게 하기도 하면서 센터 내 적정 인원을 유지한다. 덕분에 하루 600명의 접종자를 받고 있다는데도, 실제 예방접종센터 현장은 차분하고 여유로웠다.

접종 후 주의사항이 있다. 접종 부위를 청결히 유지하되 당일엔 목욕하지 않는다. 귀가 후 최소 3시간 이상 주의 깊게 관찰한다. 평소와 다른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어르신의 경우 될 수 있으면 혼자 있지 말고 다른 사람과 함께 있으면서 이상 증상이 발생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중구는 동주민센터 직원이 접종한 어르신에게 3일간 매일 전화 연락을 해서 이상 반응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지금껏 어지럼증이나 근육통을 호소한 사례가 있긴 했지만, 시일이 지나면서 나아졌다고 한다.

이렇듯 중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는 일사불란하게 어르신들의 접종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래서 백신을 접종한 어르신들은 한결같이 "안심이 된다"면서 편안한 모습으로 나오셨다. 직접 예방접종센터에서 동선을 따라가면서 살펴보고, 백신을 접종한 어르신들의 반응을 들어보니 안심하고 접종해도 되겠단 확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