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

서울시 중구는 4월 8일부터 충무스포츠센터 2층 체육관을 백신예방접종센터로 운영하고 있다. 친척 어르신도 기저질환 때문에 백신을 맞아야 할지 걱정이 많아 자세한 상황을 알아보고 싶던 차에, 충무스포츠센터에 생긴 '중구 예방접종센터'를 찾을 기회가 생겼다.

예방접종센터 입구 앞, 셔틀버스에서 내려 안내를 받고 있는 75세 이상 어르신들이 보인다. 셔틀버스는 동별로 1~2 군데 정해진 장소에서 모여 타게 된다. 거동이 많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동주민센터에서 '찾동' 차량으로 데려다 주기도 한다.

“셔틀버스로 어르신들을 모셔오고, 시간별로 인원을 배분해 특정한 시간에 접종자가 몰리지 않도록 운영하고 있어요. 더욱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셔틀버스당 20명만 탈 수 있어서, 버스에서 내려 접종센터에 오시면 20명씩 여유를 두고 접종을 하게 됩니다. 계속 무전기로 연락을 취해 대기부스에 사람이 많으면 안내부스에서 잠시 대기할 수 있도록 하고요” 중구청 행정지원과 박지안 담당자의 설명이다.

이곳 중구 예방접종센터에서는 하루에 400~ 600명까지 접종을 진행 중이다. 4명의 의사와 8명의 간호사가 함께 오전·오후로 나눠 75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화이자백신은 영하 75도에서만 보관이 가능하다. 이에 중구에선 정전이 될 경우를 대비해 '무정전 전기 공급 시스템'을 갖추고 '초저온 냉동고'를 마련해, 기존 충무스포츠센터 장소를 활용한 이곳과 국립중앙의료원 2곳에서 '예방접종센터'를 운영 중이다.

하루 600명씩의 접종이 이루어지는 곳이라고 하기엔, 실제 예방접종센터 현장의 분위기는 여유롭고 차분해 보였다. 바로 미리 계획해둔 인원에 맞춰 접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가급적 남는 주사약을 최소화하기 위해 하루에 접종할 인원을 미리 계획하고, 그에 맞춰 주사약을 소분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물론 당일 날 몸 상태가 좋지 못해 주사를 못 맞을 수도 있다. 체온측정과 예진을 통해 체온이 37.5도가 넘거나 상태가 좋지 않으면 접종일을 연기한다. 이렇게 예상했던 인원이 갑자기 접종이 어렵게 되었다면, 준비해둔 예비명단을 통해 대기자에게 연락하는 방식으로 하루 접종 인원을 맞추고 있다.

“부작용을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직접 와보시면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는 센터의 모습을 보시고 안심하시더라고요. 접종 전날 음주하거나 무리하지 않도록 컨디션 조절은 주의해 주셨으면 합니다." 안내 데스크에 있던 담당자가 당부했다.

예방접종센터에 도착하면 접종자 스티커를 붙여주었다. 접종자와 보호자를 구분하는 스티커를 붙여 안내자와 의료진들이 잘 구별할 수 있도록 했다.

1층 입구에서 무인 체온기로 체온을 측정한 후 2층 안내데스크에서 예약자 명단을 확인하고 대기실에서 예진표를 작성하게 된다. 노란 조끼를 입은 안내자들이 곳곳에 있어 보호자 없이 혼자 오신 어르신들도 어렵지 않게 접종할 수 있다.

예방접종센터 안으로 본격적으로 들어서니 넓고 쾌적한 공간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접종자의 입구와 출구 동선을 달리해 서로 겹치지 않도록 배려하고, 어르신들이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바닥에 동선 표시가 잘 돼 있었다.

대기실에서 예진표를 쓰면 이제 본격적으로 접종 장소로 향한다. 순서는 '접수→예진→접종→확인서 발급 및 전산등록→대기 휴식' 순이다.

접수처에서는 신분증(여권, 운전면허증, 주민등록증)을 확인하고 작성한 예진표를 제출한다. 이후 의사와의 상세한 예진이 이뤄진다. 평소 앓고 있는 질환은 없는지, 복용하고 있는 약이 있다면 무엇인지, 현재 컨디션은 어떤지 등 의사와의 상담 후 주의사항을 듣고 접종하게 된다. 이때 평소 복용하는 약의 종류를 정확하게 확인해 가는 것이 좋다. 혹은 약봉투나 처방전을 직접 들고가도 좋다.

접종실에서 화이자 백신을 맞으면 확인서 발급과 전산등록을 하고, 1차 접종 후 3주 뒤 날짜로 2차 접종일을 예약해 준다.

이후 이상 반응은 없는지 잠시 대기하면서 휴식을 취하는데 일반적인 경우엔 15분 동안, 집중해서 살펴봐야 할 경우엔 30분 동안 대기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이때 대기 시간을 알려주는 진동벨을 나눠주고 담요나 허리쿠션을 대여할 수도 있다. 휴식하는 의자에는 각각 번호와 응급호출벨이 부착돼 있어, 응급 시 벨을 누르면 곧바로 집중관찰실과 발현자 대기실로 옮겨지거나 연계 병원으로 이송하게 된다.

예방접종센터 한쪽에는 군경협동으로 종합상황실을 마련해 화이자 백신을 보관하고 있는 냉동고와 센터 이곳저곳을 CCTV로 관제하고, 혹시라도 이상반응을 보이는 접종자를 위해 응급구조원이 상시 대기하고 있다.

신당 5동에서 온 1934년생 어르신에게 접종 소감을 물었더니 "어제는 얼마나 걱정이 됐는지 몰라요. 맞은 곳이 욱신거리는 거 같긴 한데, 막상 맞아보니 견딜 만하네요. 독감주사 맞을 때나 비슷한 거 같아요. 시설이 아주 편하게 잘돼 있어요. 안내하시는 분들도 친절하게 잘 알려주시고. 직접 접종센터에 와서 보니 더 안심이 되네요"하고 답했다.

“저는 혈압약은 먹지만 건강한 편이라, 별 걱정하지는 않았어요. 저 혼자 맞는 것도 아니고 전 세계인이 다 맞는 건데요. 와서 보니 넓고 편리하네요. 아프거나 특별히 불편한 점이 없어요. 오히려 많은 의료진과 담당자들이 신경을 써주니 안심됐어요.” 역시 신당5동에서 온 1941년생 어르신은 동주민센터에서 연락을 받고 신청을 해서 방문했다고 말했다.

접종센터에 들어서는 어르신들 표정에선 약간 긴장감이 감돌았으나 백신을 맞고 돌아가는 어르신들의 얼굴은 한결 편안해져 있다. 또한 예방접종센터 이곳저곳에서 분주하게 체크하고 안내하는 직원들의 노고도 함께 느껴졌다.

필자도 접종센터를 방문하기 전에는 약간의 걱정스러움이 있었는데, 막상 현장에 와보니 매우 쾌적하고 편리하게 느껴졌다. 집에 돌아와서 주변 어르신들에게 안심하고 백신을 접종해도 좋겠다는 문자를 드렸다. 모쪼록 백신 접종이 순조롭게 이뤄져 코로나19 상황이 빨리 종식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