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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예술로 놀다 '서울예술교육센터' 현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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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청소년이 문화를 즐길 공간은 없을까. 학업 스트레스 속 사춘기 청소년에게 절실히 필요한 건 치유와 안정이다. 그동안 오롯이 청소년이 예술로 치유 받는 공간은 드물어 아쉬웠다.
건물 5~6층에 위치한 서울예술교육센터
건물 5~6층에 위치한 서울예술교육센터 ⓒ김윤경

용산에 서울예술교육센터가 정식 개관했다. 시범운영 당시 눈여겨 두었으나, 영상으로만 참여 가능했던 곳을 이제 직접 볼 수 있었다. 26일 개관을 맞아 준비한 서울예술교육센터의 ‘청소년과 함께하는 오픈 프로그램’ 현장을 다녀왔다.

서울예술교육센터는 용산센트럴파크헤링턴스퀘어에 위치했다. 4호선 신용산역 앞이라 지하철 역과 가까워 편리하다. 더 좋은 건, 10대 청소년뿐만 아니라 동반자가 쉴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됐다는 점이다. 파크타워 1층과 공공시설동 1, 5, 6층으로 조성된 서울예술교육센터를 구석구석 살펴봤다.
임지영 작가가 청소년에게 VR드로잉을 설명하고 있다.
임지영 작가가 청소년에게 VR드로잉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청소년 예술공간 5층 아트포틴스(ARTS FOR TEENS)

“크게 보면 5층은 미디어를 이용하는 공간이죠. 그렇지만 흔히 생각하는 VR, AR 만이 아니라, 책을 만드는 전통 미디어 등 다양하게 창작을 하고 도구를 활용할 수 있어요.”

담당자는 첨단기기와 수작업을 동시에 체험하고 예술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5층으로 올라가자 넓은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공공시설동 5층에 마련된 청소년 공간
공공시설동 5층에 마련된 청소년 공간 ⓒ김윤경

우선 커다란 미디어 월이 눈에 띄었다. 5층은 프로젝트 전용 공간과 공동 연구실, 음향 편집 녹음실, 영상 편집실, VR 작업실 등으로 구분된다. VR, 영상, 음향 관련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도록 각종 장비가 갖춰진 랩에서 마음껏 표현할 수 있을 듯싶다.
편집실과 녹음실 등 여러 작업실이 있다.
편집실과 녹음실 등 여러 작업실이 있다. ⓒ김윤경

‘하하, 히히’ 라고 쓰인 테이블은 커다란 라이트 박스로 사진프로젝트, 애니메이션 등을 위한 작업으로도 사용되며, 평상시에는 테이블로 이용할 수 있다. 또 함께 팀 작업을 위한 공간들도 가변적으로 예쁘게 마련돼 편리를 더한다.
청소년이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청소년이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윤경

청소년들은 개관기념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VR드로잉 워크숍’에서 자신이 구현한 미디어 영상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필자도 이날 그들이 만든 작품을 보면서, 청소년들만의 가상공간에 초대받은 느낌이었다.
공공시설동 6층에 위치한 청소년 공간
공공시설동 6층에 위치한 청소년 공간 ⓒ김윤경

6층, 아트포틴스(ARTS FOR TEENS)

6층은 청소년들이 도구를 사용해 나무, 철 등을 다루는 작업장으로 구성되었다. 설계 당시에는 공연장 용도로 만들었기에 커다란 화면과 가변좌석 등이 보인다.
매표소 공간이었다가 작은 전시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시범 운영 시 청소년이 만든 미디어파사드 작품.
매표소 공간이었다가 작은 전시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시범 운영 시 청소년이 만든 미디어파사드 작품. ⓒ김윤경

입구에 놓인 상자들이 독특해 보였는데, 당초 공연장 매표소로 사용할 공간이었단다. 보다 유동적으로 사용하게 된 지금은 작년 11월 시범운영 시 청소년들이 만든 미디어파사드 작품을 전시했다.
각종 도구가 있는 공구 테이블은 접으면 간편히 옮길 수 있다.
각종 도구가 있는 공구 테이블은 접으면 간편히 옮길 수 있다. ⓒ김윤경

큰 강당 같은 공간에는 두 개의 공구 테이블이 놓여 있다. 이 테이블을 접으면 캐비넷 모양이 되고, 이동할 수 있어 프로그램에 따라 사용한다. 이곳도 오픈 프로그램으로 ‘공소(工所): 세상에 없던 도구를 만드는 소규모 공작소’가 진행 중이었다.

청소년들은 저마다 필요한 도구를 공구 테이블에서 가져와 만드느라 분주했다. 작품은 휴대폰 거치대, 책꽂이, 도마 보관대 등 제한이 없이 자유로웠다. 자신도 모르는 동안, 간혹 엉뚱한 기획을 떠올리기도 하고 어떤 형식에 얽매이지 않아, 더더욱 쉼표를 찍기 좋다.
각각의 작품이 다르다. 스마트폰 거치대를 만든 청소년.
각각의 작품이 다르다. 스마트폰 거치대를 만든 청소년. ⓒ김윤경

“처음이라 신기했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어요.”

필자 눈에는 초보자 수준이 아니었는데 처음이라는 말에 놀랐다. 작업에 열중하는 청소년들은 모두 장인처럼 보였다.
톱밥을 넣는 작은 상자를 만들고 있다.
톱밥을 넣는 작은 상자를 만들고 있다. ⓒ김윤경

“톱밥이 많은 걸 보고, 톱밥을 넣어두는 나무 상자를 만들기로 했어요.” 작은 나무 상자를 만들고 있던 한 청소년은 처음에 어떤 걸 만들어야 할지 몰랐는데, 톱밥을 보고 즉석에서 아이디어를 찾았다고 말했다.

각자 다른 기획, 다른 도구를 사용해 참신해 보였다. 담당자는 구석구석을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작가와 함께 안전하게 진행하고 있다.
작가와 함께 안전하게 진행하고 있다. ⓒ김윤경

“길이를 재는 도구는 줄자뿐 아니라 손, 발, 머리카락 등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6층에서는 청소년들이 도구에 대해 생각해보고 표현하는 활동을 하게 됩니다. 직접 그 과정을 깨달아가면서, 나만의 작품과 그에 맞는 도구를 구상하고 표현하도록 했어요.”

서울문화재단에서 4월부터 준비한 프로그램은 ‘2001/2023 : 스페이스 오딧세이’, ‘무인도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도구’, 비대면 온라인 워크숍인 ‘모바일 One Paper My Profile (원 페이퍼 마이 프로필)’ 등이다. 앞으로 상황에 따라 점차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자세한 내용은 사이트를 참조하면 좋겠다.
1층에 있는 '감정서가'
1층에 있는 '감정서가' ⓒ김윤경

1층, 모두를 위한 공간 '감정서가'

이름부터 독특한 ‘감정서가’는 감정에 기반한 기록, 대화, 만남 등을 하는 교류공간이다. 청소년 공간 옆 건물인 센트럴파크타워 1층에 있다. 들어서면 위로 보이는 초록색 숲 같은 그물이 인상적인데, 이 역시 작가의 작품이다. 보는 이의 감정에 따라 각각 다르게 보이지 않을까. 현재는 공유 라운지로 이용하나, 6~7월부터는 좀 더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안내 데스크에서 문의해 사용설명서를 받아 보거나 벽에 쓰인 이용 안내를 읽어보길 추천한다. 단순한 공간이 아닌 걸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다.
600여 종의 감정카드에서 골라 필사해보자.
600여 종의 감정카드에서 골라 필사해보자. ⓒ김윤경

모임을 통해 함께 나누고 출판 워크숍을 통해 ‘나’라는 책을 만들 수 있다. 나만의 책은 600 여장 중에서 맘에 드는 카드를 뽑아, 필기도구가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 필사해 볼 수 있다. 작성한 감정카드는 전시를 할 수 있으며, 책을 만들기 위한 30장을 모을 때까지 원본을 보관해준다.
중층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회의, 작업을 하길 권장한다.
중층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회의, 작업을 하길 권장한다. ⓒ김윤경

앞으로 멤버십 등을 통해 비용 없이 소식과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텀블러를 가져오면 차도 무료로 마실 수 있어 더욱 좋다. 또한 세미나실이 있는 중층에서는 노트북으로 일과 회의도 할 수 있으니 네이버 예약을 통해 예약을 하고 오자.
테이블에 마련된 필사도구로 필사를 해볼 수 있다.
테이블에 마련된 필사도구로 필사를 해볼 수 있다. ⓒ김윤경

의외로 청소년들을 위한 특화된 예술창작공간은 우리 주변에 드물다. 어쩌면 스트레스가 가득한 청소년들에게 예술이 주는 쉼이 가장 필요하다는 사실을 놓친 건 아니었을까. 이곳에서 가장 크게 다가온 건, 무언가를 규정짓지 않고, 다양한 변화를 느끼게 해준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내 감정을 아는 건 요즘 시기 더욱 절실하다. 또 그 안에서 심리, 정서적인 안정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더해 ‘감정서가’는 청소년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기에 필자도 예상치 못한 선물 하나를 얻어온 듯하다.

■ 서울예술교육센터

○ 주소 :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로 17 업무동 1층(센트럴파크타워) / 공공시설동 5층, 6층(용산센트럴파크해링턴스퀘어)
○ 서울문화재단 홈페이지 : www.sfac.or.kr/artspace/artspace/artsedu_main.do
○ ‘감정서가’ 네이버 예약 : booking.naver.com/booking/12/bizes/496968/items/3845767
○ 문의 : 02-3785-3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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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예술로 놀다 '서울예술교육센터' 현장 가보니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김윤경 생산일 2021-03-31
관리번호 D0000042248115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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