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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로스팅' 학교 밖 청소년들의 꿈이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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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 학교 밖 청소년 7명이 운영하는 창업카페 개점

프로그래머를 꿈꾸는 채석진 씨, 커피점을 창업하고 싶은 최현선 씨, 바리스타 강사를 꿈꾸는 김종현 씨, 세 청소년이 꿈꾸는 미래의 모습은 달라도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학교 밖 청소년이자 협동조합 조합원으로서 카페를 공동운영하고 있다.
금천구 독산3동 주민센터 건너편에 카페 '데일리로스팅'이 있다.
금천구 독산3동 주민센터 건너편에 카페 '데일리로스팅'이 있다. ⓒ윤혜숙

금천구 독산3동 주민센터 건너편에 아담한 규모의 카페가 문을 열었다. ‘데일리로스팅’이라는 상호를 가진 이 카페는 서울 시내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여느 카페들과는 다르다. 앞서 언급했던 청소년들이 주축이 돼, 서울시 최초로 학교 밖 청소년들로 구성된 협동조합 ‘원두’가 개점한 카페다. 협동조합 원두는 서울시립금천청소년센터 내 비인가 대안학교 ‘원두’ 졸업생과 학교 밖 청소년, 총 7명이 모여서 지난해 5월에 설립했다.

그들은 대안학교 원두에 다니면서 자립 지원 프로그램 중 카페 창업을 위한 교육을 받았고, 커피 바리스타와 로스팅 자격증 등을 취득했다. 자격증을 취득한 뒤 취업하려고 했지만, 의외로 사회 진입 장벽이 높아서 번번히 그들의 사회 진출 시도가 좌절되었다. 그냥 주저앉아서 한탄만 하고 있을 수 없었다. 그러기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이르는 그들의 나이가 젊었다. 대안학교에서 배운 것을 사회에 활용해보자는 취지를 갖고 카페를 창업하기에 이르렀다.
카페 벽면에 바리스타 자격증이 붙어 있다.
카페 벽면에 바리스타 자격증이 붙어 있다. ⓒ윤혜숙

물론 법인을 설립하는 자체가 쉽지 않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마침 금천구에서 2020년 주민참여 예산사업으로 자금을 지원했고, 지난 11월 5일 ‘데일리로스팅’이 문을 열었다. ‘매일 볶은 신선한 원두의 커피(Daily Roasting)’라는 뜻의 상호처럼 매장 안쪽에 원두를 볶는 기계가 갖춰져 있다. 매장이 위치한 곳은 금천구 독산로 일대 보행환경개선사업으로 조성된 공간이었다. 그 공간을 학교 밖 청소년이 주축이 되어 운영하는 카페로 임대해 줬다. 현재 금천구청에서 점포의 보증금을 부담하고, 조합원이 매월 월세를 지급하고 있다.

데일리로스팅은 단순히 학교 밖 청소년이 커피 및 음료를 판매하는 카페가 아니다. 대안학교 원두를 졸업한 학교 밖 청소년들이 통과의례처럼 거쳐 가는 과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그들이 이곳에서 사회 경험을 쌓으면서 각자 부족한 사회성을 키운 뒤 미래의 꿈에 도전할 수 있다. 미래의 꿈이 반드시 커피와 관련된 일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조합원은 7명으로 5명이 카페 운영에 참여하고, 나머지 2명은 홍보 활동하면서 사회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데일리로스팅 카페 내부
데일리로스팅 카페 내부 ⓒ윤혜숙

학교 밖 청소년으로 구성된 7명의 조합원들은 건강 문제나 가정환경 등 다양한 이유로 중·고등학교를 다니다가 그만두었다. 그들이 제도권 내에서 정규 교육과정을 받진 않았더라도 성인이 되어선 어엿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생활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학교 밖 청소년을 바라보는 편견이 존재한다. 조합원들은 ‘우리처럼 사회에 진출하기 힘들어하는 청소년이 없길 바라면서 우리가 받은 것을 되돌려주자’라는 생각을 실현하고자 했다. 협동조합은 혜택이 많지 않아서 사회적경제기업이나 마을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 서울시나 금천구에 제안할 예정이다.

조합원 다수의 의견이 존중되는 협동조합 체제다. 공동책임제로 카페에서 생긴 수익을 조합원들에게 배당한다. 따라서 카페가 매출을 올려서 수익을 많이 내어야 조합원들의 배당금이 많아진다. 그래서 조합원들은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일반 카페처럼 데일리로스팅 또한 카페 운영이 어렵다. 그래서 비대면 판매업으로 로스팅한 원두를 드립백으로 포장해서 판매하거나 배달 서비스도 계획 중이다. 또한 매장 내 공간을 임대해서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교육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도 갖고 있다.
커피를 추출하는 채석진 씨
커피를 추출하는 채석진 씨 ⓒ윤혜숙

협동조합 이사장으로 리더 역할을 하는 채석진 씨는 “그동안 뭔가 도전하고 싶었는데 여기서 적응해 나가는 과정에서 도전하면서 성취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선택적 함묵증으로 대인기피증을 앓으면서 힘든 시기를 겪어야 했다. 그런데 카페를 창업하고 운영하면서 성격이 활발해졌다. 필자의 질문에 주저하지 않고 또박또박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카페 매니저인 최현선 씨는 평소 커피를 즐겨 마시다 보니 커피에 관심이 많아져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여러 개 취득했다. 그는 “카페를 운영하면서 사회 경험뿐만 아니라 카페 창업에 필요한 모든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장을 방문하는 다양한 유형의 고객들을 응대하면서 대인관계에 자신감이 생겼다.

로스팅 매니저인 김종현 씨는 2019년에 카페에서 인턴십을 했다. 그러다 작년에 데일리로스팅 카페 창업 소식을 듣고 참여하게 되었다. 그는 “어린 나이에 카페를 창업하고 로스팅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경험을 갖게 되어서 좋다”고 말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드는 최현선 씨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드는 최현선 씨 ⓒ윤혜숙
생두를 로스팅하는 김종현 씨
생두를 로스팅하는 김종현 씨 ⓒ윤혜숙

데일리로스팅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반응은 어떨까? “학교 밖 청소년들이 카페를 운영하다니 신기하다”, “카페를 창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커피가 맛있다” 등등 관심을 보이는 고객들이 많다. 그새 단골이 되어 꾸준히 방문하는 고객들도 생겨났다. 그 중에서 “여기 카페에서 내려준 커피가 정말 맛있다”라는 반응이 가장 기쁘고 감사하다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필자와의 인터뷰에 응해 준 3명의 청소년은 카페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조합원임이 틀림없었다.

마지막으로 또래 청소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을 해달라고 하니 표현은 조금씩 달랐어도 그들은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즐기면서 꾸준히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채석진 씨는 “학교가 전부가 아니다. 학교를 졸업해도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우리네 인생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예측하기 어려운 시련과 도전의 연속이다. 아직 청소년에 불과한 그들이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얻은 인생의 산교훈이기에 필자의 마음을 울린다.
데일리로스팅에서 추출한 원두커피
데일리로스팅에서 추출한 원두커피 ⓒ윤혜숙

서울시립금천청소년센터 청소년교육팀의 노지형 주임은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사회 진입 장벽이 높다”면서 “이곳에서 학교 밖 청소년들이 사회 경험을 쌓으면서 나중에 취업이든 창업이든 새로이 도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노지형 주임과 이곳 조합원들은 대안학교 원두에서 사제 간의 인연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데일리로스팅을 운영하면서 그들의 꿈에 한 걸음씩 다가가는 것이 보였다. 인터뷰가 끝난 뒤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로스팅 매니저 김종현씨가 고심하면서 로스팅한 원두에서 추출한 커피 맛은 깔끔하고 고소했다.

■ 데일리로스팅

○ 주소 : 서울 금천구 독산로 312 1층(지번 : 독산동 977-20)
○ 영업시간 : 평일 09:00 – 21:00 / 주말 12:00 - 21:00
○ 홈페이지 ☞바로가기
○ 인스타그램☞바로가기
○ 문의 : 070-4205-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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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로스팅' 학교 밖 청소년들의 꿈이 피어납니다!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윤혜숙 생산일 2021-02-22
관리번호 D0000041976531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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