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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후원, 오늘은 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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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조금 있는 분들에게는 ‘비원’으로 더 익숙한 후원은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창덕궁 뒤쪽에 있어서 후원(後苑), 궁궐 북쪽에 있어서 북원(北苑), 출입이 엄격히 금지된 곳이라 금원(禁苑), 궁궐 안에 있어서 내원(內苑)이라 했다. 비원(?苑)은 구한말 후원을 관리하던 관청 이름, 비원에서 유래된 것으로 근래는 주로 후원으로 불린다.

계절마다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후원은 특정 기간을 제외하고 안내해설사와 함께 제한된 인원만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때문에 자유관람이 가능한 시기가 오면 사전예약 소동이 벌어지는 곳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해설사 없이 자유관람을 시행하고 있다. 자세한 해설이 없다는 아쉬움도 있지만 다른 관람객의 눈치를 보지 않고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우리의 옛 정원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두는 것이 특징이며 건물과 연못은 마치 자연의 일부처럼 녹아들 수 있도록 지었다. 자연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 건물을 감상하고 각각의 건물에 스며있는 오래된 역사적 사실을 살펴보는 재미는 창덕궁 후원만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겨울을 제외한 모든 계절에 방문해 본 후원을 마침내 눈 내린 겨울날 찾았다. 여러 번 방문할 때는 관람 동선을 달리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올 겨울 입춘도 지나 언제 다시 눈이 내릴지 모르지만 그날을 기대하며 올 겨울 눈 쌓인 후원의 겨울 풍경을 소개한다.
후원 가는 길을 따라 언덕에 내려서자마자 만나는 부용지 일원. 부용지는 천원지방(天圓地方;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에 의거 둥근 섬이 있는 네모난 연못이다. 부용지 주변에는 많은 역사적 사실은 간직한 건물이 즐비하다 ⓒ양인억
후원 가는 길을 따라 언덕에 내려서자마자 만나는 부용지 일원. 부용지는 천원지방(天圓地方;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에 의거 둥근 섬이 있는 네모난 연못이다. 부용지 주변에는 많은 역사적 사실은 간직한 건물이 즐비하다 ⓒ양인억
예년보다 추웠던 날씨로 부용지가 꽁꽁 얼었다. 부용지에 두 발을 담그고 있는 부용정 지붕 위로 하얀 눈이 소복이 쌓였다. 부용(芙蓉)은 ‘연꽃'을 말하며 '정조가 꽃을 감상하고 고기를 낚던 곳'으로 <동국여지비고>에 소개된 매우 아름다운 정자다 ⓒ양인억
예년보다 추웠던 날씨로 부용지가 꽁꽁 얼었다. 부용지에 두 발을 담그고 있는 부용정 지붕 위로 하얀 눈이 소복이 쌓였다. 부용(芙蓉)은 ‘연꽃'을 말하며 '정조가 꽃을 감상하고 고기를 낚던 곳'이다 ⓒ양인억
정조 즉위년(1776)에 건립한 2층 누각으로 1층 규장각은 왕실 도서를 보관하는 도서관, 2층 주합루는 열람실이다. 정조 개혁정치의 산실인 규장각은 나중에 창덕궁 궐내각사로 이전하여 지금은 이 건물 전체를 주합루라고 부른다. 주합루 앞의 정문이 어수문, 좌측은 서향각 그리고 우측에 제월광풍관이 함께 보인다 ⓒ양인억
정조 즉위년(1776)에 건립한 2층 누각으로 1층 규장각은 왕실 도서를 보관하는 도서관, 2층 주합루는 열람실이다 ⓒ양인억
화려한 단청을 자랑하는 어수문은 주합루 남쪽의 정문이다. 좌·우의 신하가 드나드는 두 개의 작은 문이 어수문의 격을 더욱 높여 준다. 어수(魚水)는 ‘임금과 신하가 물과 물고기처럼 서로 긴밀히 의기투합한다’는 뜻이다 ⓒ양인억
화려한 단청을 자랑하는 어수문은 주합루 남쪽의 정문이다. 좌·우의 신하가 드나드는 두 개의 작은 문이 어수문의 격을 더욱더 높여 준다. 어수(魚水)는 ‘임금과 신하가 물과 물고기처럼 서로 긴밀히 의기투합한다’는 뜻이다 ⓒ양인억
주합루 좌측에 있는 서향각 지붕에 쌓인 눈이 서서히 녹아내리며 검은색 기와와 함께 예쁜 패턴을 만들고 있다. 서향각은 임금의 어진, 글, 글씨 등을 햇볕에 말리던 곳이다. 서향(書香)은 ‘책의 향기’라는 뜻이다 ⓒ양인억
주합루 좌측에 있는 서향각 지붕에 쌓인 눈이 서서히 녹아내리며 검은색 기와와 함께 예쁜 패턴을 만들고 있다. 서향각은 임금의 어진, 글, 글씨 등을 햇볕에 말리던 곳이다. 서향(書香)은 ‘책의 향기’라는 뜻이다 ⓒ양인억
세조 때 팠다는 네 개의 샘을 기념하기 위해 숙종16년(1690)에 세운 비석(사정기)을 보호하는 비각(사정기비각)이 부용지 서편에 자리하고 있다 ⓒ양인억
세조 때 팠다는 네 개의 샘을 기념하기 위해 숙종16년(1690)에 세운 비석(사정기)을 보호하는 비각(사정기비각)이 부용지 서편에 자리하고 있다 ⓒ양인억
다양한 자세로 아름다운 후원의 겨울 풍경을 담고 있는 관람객들. 영화당 앞의 넓은 마당인 춘당대에서는 왕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과거시험이 열리기도 했던 곳이다 ⓒ양인억
다양한 자세로 아름다운 후원의 겨울 풍경을 담고 있는 관람객들. 영화당 앞의 넓은 마당인 춘당대에서는 왕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과거시험이 열리기도 했던 곳이다 ⓒ양인억
영화당 툇마루에서 작은 협문과 보 사이로 영화당에서 이어진 담장과 멀리 제월광풍관 지붕이 보인다 ⓒ양인억
영화당 툇마루에서 작은 협문과 보 사이로 영화당에서 이어진 담장과 멀리 제월광풍관 지붕이 보인다 ⓒ양인억
영화당은 관람객에게 휴식을 허락한 공간이다. 한 겨울의 멋진 후원 정경을 바라보며 잠시 휴식을 취하는 관람객 앞으로 부용지와 사정기비각이 보인다 ⓒ양인억
영화당은 관람객에게 휴식을 허락한 공간이다. 한 겨울의 멋진 후원 정경을 바라보며 잠시 휴식을 취하는 관람객 앞으로 부용지와 사정기비각이 보인다 ⓒ양인억
궁궐지에 의두합으로 나오는 건물로 ‘기오헌’이라는 현판을 달고 있다. 의두합은 효명세자가 수 많은 책을 비치하고 독서하던 곳이다. 북향을 한 드문 건물로 뒷쪽 언덕을 넘어서면 효명세자가 닮고자 한 할아버지 정조가 세운 규장각으로 연결된다 ⓒ양인억
궁궐지에 의두합으로 나오는 건물로 ‘기오헌’이라는 현판을 달고 있다. 의두합은 효명세자가 수 많은 책을 비치하고 독서하던 곳이다. 북향을 한 드문 건물로 뒤쪽 언덕을 넘어서면 효명세자가 닮고자 한 할아버지 정조가 세운 규장각으로 연결된다 ⓒ양인억
연꽃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숙종이 세운 날렵하고 화려한 애련정. 애련정과 함께 한 소나무의 붉은 수피가 흰 눈에 덮인 애련지와 잘 어울린다 ⓒ양인억
연꽃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숙종이 세운 날렵하고 화려한 애련정. 애련정과 함께 한 소나무의 붉은 수피가 흰 눈에 덮인 애련지와 잘 어울린다 ⓒ양인억
조선시대 사대부의 집과 같이 단청을 하지 않은 연경당은 순조 27년(1827) 대리청정을 맡은 효명세자가 순조에게 존호를 올리는 연회를 위해 지은 집이다. 사랑채와 안채에 이르는 문이 따로 있을 정도로 구분이 확실하다. 사진은 안채로 우측에 보이는 정추문을 통해서 사랑채로 이동할 수 있다 ⓒ양인억
조선시대 사대부의 집과 같이 단청을 하지 않은 연경당은 순조 27년(1827) 대리청정을 맡은 효명세자가 순조에게 존호를 올리는 연회를 위해 지은 집이다. 사랑채와 안채에 이르는 문이 따로 있을 정도로 구분이 확실하다 ⓒ양인억
연경당 안채와 사랑채는 서로 연결되어 두 개인 듯 하나의 건물이다. 많은 문을 열어 놓아 사랑채를 지나 선향재 앞을 지나는 관람객이 마침 앵글에 들어왔다 ⓒ양인억
연경당 안채와 사랑채는 서로 연결되어 두 개인 듯 하나의 건물이다. 많은 문을 열어 놓아 사랑채를 지나 선향재 앞을 지나는 관람객이 마침 앵글에 들어왔다 ⓒ양인억
기둥에 많은 주련을 달고 있는 연경당 사랑채. 남향을 하고 있는 지붕의 눈이 많이 녹았다 ⓒ양인억
기둥에 많은 주련을 달고 있는 연경당 사랑채. 남향을 하고 있는 지붕의 눈이 많이 녹았다 ⓒ양인억
연경당 동쪽 돌계단 위에 자리 잡은 농수정. 연경당이 단청을 하지 않은 것처럼 농수정도 단청이 없다. 농수(農繡)는 '짙은 빛을 수놓는다’는 뜻이다 ⓒ양인억
연경당 동쪽 돌계단 위에 자리 잡은 농수정. 연경당이 단청을 하지 않은 것처럼 농수정도 단청이 없다. 농수(農繡)는 '짙은 빛을 수놓는다’는 뜻이다 ⓒ양인억
흰 눈이 소복이 쌓인 연경당 사랑채 지붕을 배경으로 햇빛을 받아 눈부신 단풍잎 ⓒ양인억
흰 눈이 소복이 쌓인 연경당 사랑채 지붕을 배경으로 햇빛을 받아 눈부신 단풍잎 ⓒ양인억
반월지에 두 다리를 담그고 있는 존덕정. 지붕이 두 겹에 천장에는 쌍룡 그리고 정조가 직접 쓴 '만천명월주인옹 (만 개의 개울이 달빛을 받아 빛나고 있지만 하늘에 있는 달은 오직 하나) 자서’가 걸려 있는 정자중의 으뜸이다 ⓒ양인억
반월지에 두 다리를 담그고 있는 존덕정 ⓒ양인억
존덕정의 서남쪽 산기슭 언덕에 있는 폄우사에서 관람객이 사진을 찍고 있다. 폄우(?愚)는 ‘어리석은 자에게 돌침을 놓아 깨우쳐 경계한다’는 뜻이다 ⓒ양인억
존덕정의 서남쪽 산기슭 언덕에 있는 폄우사에서 관람객이 사진을 찍고 있다. 폄우(?愚)는 ‘어리석은 자에게 돌침을 놓아 깨우쳐 경계한다’는 뜻이다 ⓒ양인억
관람정 맞은편 언덕에 멋진 자태로 서 있는 승재정. 승재(勝在)는 '빼어난 경치가 있다’는 뜻이다 ⓒ양인억
관람정 맞은편 언덕에 멋진 자태로 서 있는 승재정. 승재(勝在)는 '빼어난 경치가 있다’는 뜻이다 ⓒ양인억
눈 덮인 반도지 곁에 부채꼴 모양의 관람정이 보인다. 효명세자의 대리청정 시기(1827~1830)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궐도에는 관람정이 보이지 않는다. 반도지로 불리는 연못은 두 개의 네모난 연못과 한 개의 원형 연못으로 그려져 있다. 때문에 관람정은 순종시기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반도지도 후에 변형되어 지금의 모양을 갖게 되었다 ⓒ양인억
눈 덮인 반도지 곁에 부채꼴 모양의 관람정이 보인다 ⓒ양인억

■ 창덕궁 후원

○ 위치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99번지
○ 운영시간
- 2월 & 11월 : 10:00-17:00 (입장마감 15:30)
- 3~5월 & 9~10월 : 10:00-17:30 (입장마감 16:00)
- 6~8월 : 10:00-18:00 (입장마감 16:30)
- 12~1월 : 10:00-16:30 (입장마감 15:00)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홈페이지 : http://www.cdg.go.kr/default.jsp

문서 정보

창덕궁 후원, 오늘은 설원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콘텐츠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양인억 생산일 2021-02-05
관리번호 D0000041884817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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