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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아래 궁을 거닐다 '경복궁 별빛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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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경회루에서 바라본 궁궐과 오늘의 서울

경복궁 경회루에서 바라본 궁궐과 오늘의 서울

호호의 유쾌한 여행 (90) 경복궁 별빛야행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어느 날 귀한 초대장을 받았습니다. 궁궐의 주인인 조선시대 왕으로부터 온 초대장입니다. 게다가 이번엔 밤에 놀러 오라고 하시네요. 우와, 밤이라니! 궁궐 방문은 언제든 설레지만 해가 진 밤의 궁궐은 설렘과 함께 또 다른 호기심을 동반합니다. 주섬주섬 간단한 준비물과 혹여 잃어버릴까 싶어 초대장을 고이 챙겨 초대받은 그날 궁궐로 향했습니다.

이번 초대의 호스트는 세종대왕입니다. 아마도 잘 갖춰진 궁궐이 밤에는 또 얼마나 아름다운 지 보여주고 싶으셨나 봅니다. 당시 세자였던 문종도 출연합니다.

경복궁 동쪽 협생문에서 오후 7시 30분부터 입장을 위한 안내를 시작합니다

경복궁 동쪽 협생문에서 오후 7시 30분부터 입장을 위한 안내를 시작합니다

지난해부터 운영되기 시작한 ‘경복궁 별빛야행은 기존에 해왔던 경복궁의 야간입장과는 다른 궁궐의 은밀한 아름다움을 좀 더 세심하게 보여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상궁복장까지 갖춰 입은 문화해설사의 안내를 받아 먼저 세자의 처소가 있던 동궁권역으로 향합니다. 근정전을 바라보며 회랑을 걸으니 궁궐에 들어온 것이 실감이 납니다.

동궁전에서는 세자였던 문종이 학사들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미래에서 온 방문자들에게 마치 인사를 하는 것 같습니다. 상궁과 차비의 안내를 받아 소주방으로 향합니다. 궁궐의 음식을 담당했던 곳입니다. 이곳에서 일행과 상을 마주하고 궁중음식도 체험하고 국악공연도 관람합니다. 드라마 대장금에 나왔던 것처럼 소주방에서 일하는 상궁과 나인들의 복장을 한 분들이 식사를 돕고 음식에 대한 간단한 설명도 해줍니다.

“줄을 서시오” 상궁 옷을 입으신 해설사의 안내로 본격적으로 입장이 시작됨을 알립니다

“줄을 서시오” 상궁 옷을 입으신 해설사의 안내로 본격적으로 입장이 시작됨을 알립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면 본격적인 궁궐탐방이 시작됩니다. 궁궐의 안주인 중전이 머무르는 교태전의 밤은 그윽하면서도 품위가 넘칩니다. 샌드아트를 통해 세종과 소현왕후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궁궐에 살지 않으면 절대로 알 수 없었던 궁궐 내전의 침전으로 쓰였던 집경당과 함화당은 내부까지 관람합니다. 사실 소주방에서의 식사보다도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그저 궁궐 안쪽 실내를 잠깐 둘러보고 걸었을 뿐인데 마치 사극의 한 장면 속에 있는 것 같습니다.

경복궁의 상징인 근정전을 둘러싸고 있는 회랑을 따라 걸으며 묘한 긴장감과 설렘을 느낍니다

경복궁의 상징인 근정전을 둘러싸고 있는 회랑을 따라 걸으며 묘한 긴장감과 설렘을 느낍니다

궁궐투어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경회루 서편 및 내부 관람입니다. 평소 낮에도 미리 정해진 시간에 예약해야만 들어가 볼 수 있는 경회루를 밤에 들어가 봅니다. 경회루 위에서는 동쪽 궁궐의 아름다움이 은은하게 한 눈에 들어옵니다. 근정전의 위엄, 왕과 왕비의 집무실, 처소가 켜켜이 쌓은 오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습니다.

궁궐 안쪽 뜰은 밤에 봐도 예쁩니다

궁궐 안쪽 뜰은 밤에 봐도 예쁩니다

경복궁 별빛 야행 투어는 약 2시간이면 끝이 납니다. 경복궁 동쪽 협생문에서 7시 30분부터 접수를 시작해 40분 조금 넘어 입장을 해서 9시 30분경이면 다시 협생문으로 나옵니다. 궁궐 안 야경도 인상적이면 궁궐 안에서 바라본 궁궐 밖은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드문 풍경을 연출합니다.

임금에게 초대받아 잘 대접받고 온 기분이에요. 다만 밤에 이동하는 터라 안내하는 분들의 인솔에 잘 따라야 하며 주요 포인트에서 여유 시간이 없는 것이 좀 아쉬웠습니다.

좀 더 자세한 얘기는 사진과 함께 둘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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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궁전에서 먼저 미래에서 온 방문자를 맞이하는 세자저하이십니다. 스승과 나라와 백성에 대한 얘기를 나누시더군요.

12첩 반상

궁궐의 부엌 소주방에서는 조선의 왕이 먹던 일상식인 12첩 반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도슭수라상을 맛봅니다. 궁 안에서는 화기를 다룰 수 없으므로 도시락 형태로 제공되는데 유기그릇과 보온병에 따뜻한 온기를 지켜줍니다.

소주방 마당에서 열리는 국악공연. 식사를 하며 감상할 수 있습니다

소주방 마당에서 열리는 국악공연. 식사를 하며 감상할 수 있습니다

청사초롱을 들고 멀리 인왕산의 실루엣을 바라보며 걷는 궁 안의 분위기가 이채롭습니다

청사초롱을 들고 멀리 인왕산의 실루엣을 바라보며 걷는 궁 안의 분위기가 이채롭습니다

교태전에서는 샌드아트로 왕실의 안주인 중전 소현왕후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교태전에서는 샌드아트로 왕실의 안주인 중전 소현왕후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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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궁과 나인들의 처소였던 집경당과 함화당의 모습

상궁과 나인들의 처소였던 집경당과 함화당의 모습

경회루 서편에서 바라본 풍경

경회루 서편에서 바라본 풍경

■ 여행정보
○ 경복궁 (종로구 사직로 161)
- 가는법 :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 (협생문과 가까운 곳)
- 투어이용료 : 50,000원
- 2018년 별빛야행 운영일 : 5월 9~19일, 6월 6~16일 (옥션에서 판매 중이나 대부분 회차는 마감되었고 취소표만 잡을 수 있다. 가을 또는 내년 프로그램을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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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아래 궁을 거닐다 '경복궁 별빛야행'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여행스토리 호호 생산일 2018-05-17
관리번호 D0000041752272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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