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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의 유쾌한 여행 (45)서촌 박노수 종로구립미술관, 수성동계곡, 이상의 집

박노수 종로구립미술관
서촌에 살았던 화가의 흔적

이곳은 서촌에 살았던 동양화가 남정 박노수를 기념하는 미술관이다. 남정 박노수 화백은 청전 이상범 화백의 문하생으로 초기에는 산수화를 그리다가 후기로 갈수록 인물화를 그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60년대 후반부터는 산수화에 집중했는데 밝은 색채감, 비움으로 의미를 더하는 공간감, 산수화에서 드물게 색채를 화려하게 써 개성적인 아름다움을 갖춘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산수화가 고즈넉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줍니다.

그는 서촌에 위치하고 있는 한옥과 중국 서양식 기법이 혼재한 가옥에서 40여간 거주해왔습니다. 복고적이면서도 단아한 건물은 일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축물입니다. 크지 않아도 다양한 수종을 갖춘 정원과도 매우 잘 어우러집니다.

그의 타계 후 소장품 1000여점을 종로구에서 기증 받아 종로구청에서 직접 가옥을 관리하며 미술관으로 변신시켰습니다. 고풍스러운 집 분위기와 정원은 화가가 직접 사용해오던 모습을 가급적 그대로 보존하면서 미술관으로 탈바꿈했습니다.

2층 규모의 내부에 8개 전시실을 뒀습니다. 각 방과 복도 등이 모두 전시공간입니다. 무엇보다도 욕실도 전시실로 바꾼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변기와 욕조 옆에 작품 도록 등이 가지런히 놓여있습니다. 다른 주제로 매번 기획전이나 특별전을 열고 있습니다.

정원을 한 바퀴 돌며 조각 작품도 감상하고 옆 언덕 위 전망대로 올라가 주변 일대를 내려다 볼 수도 있습니다. 정원은 넓지는 않지만 단아합니다. 미술관 부근에 까페나 공방, 작은 레스토랑 등이 많습니다.

겸재 정선의 산수화가 펼쳐지는 수성동계곡

수성동계곡은 서촌마을에서 인왕산 자락으로 연결되는 입구에 위치한 계곡입니다. 겸재 정선이 그린 '장동팔경첩'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곳이어서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원래 옥인시범아파트가 지어져 계곡이 감춰져 있다가 2010년 아파트를 철거하고 복원하면서 2011년 지금의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습니다. 인왕산 산세와 계곡이 한눈에 들어오는 절경은 그림 속 모습 그대로입니다.

원형 그대로 보존된 돌다리 기린교는 그림 속에서 그대로 튀어나온 듯 계곡 위에 무심하게 걸쳐져 있습니다.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어 산행이 아닌 가벼운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고 기린교 앞에 정자도 있어 정자에 앉아 시원하게 풍광을 즐겨도 좋습니다. 비온 다음 날 찾아가면 풍부한 수량을 자랑합니다.

이상의 집, 짧지만 강렬한 삶의 에너지

경복궁 서쪽에 있어 서촌이라 불리는 이곳에는 과거부터 유명한 문인, 화가들이 많이 살았습니다. 대표적인 작가로 소설가 이상도 서촌에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짧은 생이지만 인상적인 삶을 살았던 작가 이상은 서촌에서 무엇을 보고 생각했을까요. 이상의 집은 그의 자취를 느껴볼 수 있는 유일한 공간입니다. 그가 살았던 집터 일부를 문화공간으로 바꾼 곳으로 누구나 차를 마시며 책장에 놓인 이상의 책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도록 꾸몄습니다. 박물관이나 기념관보다는 카페같은 분위기여서 자유롭습니다. 벽에 있는 10cm 두께의 철문을 밀면 상상하지 못했던 비밀 공간도 숨어있습니다. 때때로 각종 행사가 열리기도 해 방문계획이 있을 때 체크해 볼만 합니다.

* 여행스토리 호호 : 여행으로 더 즐거운 세상을 꿈꾸는 창작자들의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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