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서울
"소녀야, 괜찮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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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톡톡] 지금 시민청 지하1층 활짝라운지에서는 8.15 광복절의 의미를 깊이 되새기게 해주는 전시 <아픔으로 날다>가 열리고 있다. 8월 12일(화)부터 진행된 이 전시회는 8월 14일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맞이하여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인권과 명예회복, 진실되고 올바른 역사의 정의를 세우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전시 내용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관련한 그림, 사진, 조각, 시화 등의 작품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전쟁이 여성들에게 얼마나 참혹한 고통을 남기는가?> 라는 점이다. 이 점에 착안하여 전시작품 역시 여성작가들만의 작품으로 전시회를 구성했다고 한다.
참여 작가로는 일본군대사관 앞에 서 있는 소녀상 작가인 김서경 작가를 비롯하여, 김선동, 김영중, 김은숙, 김태순, 선우미애, 신혜원, 엄순미, 장순일, 조영애, 황의순 작가 등 11명이다. 참여 작가들은 이번 전시를 위해 '희망나비와 함께 하는 미술인 모임'을 만들고 직접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만나 강연을 듣고 관련 문학작품 작가, 역사학자와의 교류를 통해 심도 있는 워크숍을 갖기도 했다. 12일 전시회가 열리던 첫 날,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활짝라운지를 찾아가봤다.
입구에 들어서니 시민과 학생들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생각하며 소녀상 그림에 색칠하여 전시한 다양한 그림들을 만날 수 있었다. 꽃분홍 치마와 저고리를 그린 작품도 보였고, 태극기의 붉은색과 파란색을 연상하게 하는 색감으로 소녀상 그림을 채색한 그림도 있었다.
황의순 작가는 <다시 살아나>라는 작품으로 위안부였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지도 못하고 통한의 세월을 안고 살다 가신 우리가 이름을 기억할 수 도 없는 많은 할머니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있었다. 그는 "모든 생명의 근원이 되는 물, 바다, 그리고 그 바다에서 새 옷을 입고 다시 태어나는 할머니들에게 순결한 영혼을 상징하는 카라꽃을 면류관처럼 바쳐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김선동 작가의 작품 제목처럼 꽃밭에서 뒹굴며 그녀들은 얼마나 자유롭고 행복해지고 싶었을까? 하지만 김선동 작가의 작품들은 수많은 꽃송이마다 또렷한 형상을 갖지 못하고 어지럽게 흐드러진 모양이 할머니들의 인생을 대변해주는 듯하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마이크를 잡고, 또는 우산을 쓰고 애써 밝은 미소를 짓고 있지만, 처참하게 짓밟혔던 자신들의 치욕스러웠던 과거들을 자신들의 입을 통해 세상에 들춰내야만 했던 그녀들의 피 토하는 외침들이 작품 속에 깃들어 있다. 작품을 보는 내내 마음 속 깊이 전율감을 느끼게 한다.
김은숙 작가의 <고목에 꽃 피우다>는 달도 없는 드높은 밤하늘 아래 검은 그림자처럼 우뚝 서 있는 고목이 시선을 끈다. 그 고목 위에 마치 하늘의 무수한 별들이 나뭇가지 위로 내려온 듯 환하게 꽃을 피운 모습이 할머니들의 삶들과 많이 닮아 있다. 어둠 속 풍경이지만 은은하면서도 잔잔한 빛깔이 상처받은 마음에 위로를 안겨준다.
그림 작품과 더불어 활짝라운지 허공을 가득 채우고 있는 시화작품들도 눈길을 끌었다. 글 하나하나에 위안부할머니들의 아픈 사연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이젠 위안부할머니들의 상징이 되어버린 소녀상 앞에 이르면 왜곡된 역사를 바로 세워야만 할 우리의 사명감을 강하게 느끼게 한다.
일본은 왜곡된 역사를 진작 사과해야 했다. 하지만 해방된 지 어느덧 70년의 세월의 흐르는 동안 일본은 요지부동의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 일본은 언제까지 위안부할머니들에게 과거의 잘못을 부인하며 사과와 배상을 부인할 것이가? 자신들의 과거를 부인한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역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고, 그 역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후손들로서 자신들의 선조들을 부인하겠다는 것과 같다. 아무리 부끄럽고 치욕스런 역사라도 부인한다고 해서 그 일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인정하고 사과할 때 일본이라는 국가에 대한 우리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한결 나아질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그 기회마저 등한시하고 있다.
전시장 옆에는 '세계 1억인 서명운동' 도 펼쳐지고 있다. 조현옥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우리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씻을 수 없는 아픔에 동참하고 평화감수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며 더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부탁했다. <아픔으로 날다>전은 오는 24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본 콘텐츠는 서울시'내 손안에 서울'에서 게재중인 콘텐츠 입니다. 내 손안의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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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시스템 | 내손안에서울 | 제공부서 | 콘텐츠담당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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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 시민기자 서형숙 | 생산일 | 2014-08-14 |
관리번호 | D0000041752693 | 분류 | 기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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