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서울
꿈을 향한 멋진 `홈런`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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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톡톡] 햇볕 쨍쨍한 푸른 하늘에 고추잠자리가 맴도는 광활한 이곳은 전철 9호선 개화역 뒤편에 자리한 사회인 야구장이다. 스무 명 남짓한 아이들이 흙먼지를 뒤집어 쓴 채로 넓은 운동장에서 야구훈련에 집중해 있었다. '따악~' 경쾌한 파열음과 함께 흰색 야구공이 외야를 가른다.
"팔꿈치를 더 올리고, 다시 제대로 쳐봐!"
타자를 향해 채근하는 사람은 '강서리틀야구단'의 감독 이종목(29, 등촌동) 씨다. 감독의 쩌렁쩌렁한 주문에 방금 타석에 섰던 선수가 다시 배트를 움켜잡았다.
한국야구협회 산하 '리틀야구단'은 전국에 150여 개 팀이 있으며, 서울에는 각 구마다 구의 이름을 붙여 등록돼 있다. 2007년 10월에 창단된 '강서리틀야구단'은 협회와 구의 지원, 그리고 학부모들의 도움을 받아 운영되는 순수한 야구팀으로 현재 초등학교 2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생 27명으로 구성돼 있다.
'강서리틀야구단'은 최근에 전국 152개 팀이 출전한 에서 3위를 차지해 전국 리틀야구단 중 막강한 강팀임을 확인케 했다. 작년에는 같은 대회에서 우승을 했고, 두산베어스기, 구리시장기, 스카이라인기, 남양주 다산기, 히어로즈기, 아시아나기 등등 그동안 각종 대회에서 받은 상위 입상 상패만 해도 열 개가 넘는다.
유소년 경기는 어린 선수들인 만큼 성인 야구와는 적용규칙에 있어 조금 차이가 있다. 헬멧과 팔꿈치 보호대를 착용해야 함은 물론이고 경기는 6회로 제한하고 있다. 투수는 2회 등판을 원칙으로 하고 있음 또한 성장기의 아이들 신체적 건강을 고려한 때문이다.
이 감독은 "야구는 다양한 상황을 이해해야 하는 두뇌스포츠입니다. 치고, 던지고, 받고, 뛰는 중에 지능 개발도 시켜 신체 균형발전에 도움이 되죠. 야구에 재미를 붙이면서 스스로 목표를 찾아 꿈도 살찌우는 아이들로 자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여름이라 오후 다섯 시가 넘어도 볕은 뜨겁기만 했다. 햇볕에 까맣게 그을린 선수들의 얼굴이 안쓰러울 정도다. 낮 동안 달궈진 복사열로 풀포기 하나 없는 운동장은 열사의 사막이나 다름 없어보였다.
"덥지? 자 땀들 닦아라" 선수들에게 수건을 건네는 감독의 표정은 아까 훈련 때 모습과는 다른 친형 같은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유소년 야구대회는 출전 팀이 많아 하루 이틀 밤을 묵기도 한다. 그럴 때 행여 아이들이 냉방병에 노출될까? 배탈이라도 날까? 가장 노심초사하는 사람이 이 감독이라고 학부모들이 귀띔을 해주었다.
배가 출출한 아이들을 위해 엄마들도 야구장을 찾았다. 양손 가득 간식꾸러미를 든 채다. 열심히 뛰는 아이들, 아니 선수들을 위해 매번 교대로 간식거리를 장만하는 엄마들은 "오늘은 뭘 해 먹이지?"하는 고민조차 즐겁다고 했다. 아침부터 선수들 먹일 김밥을 말고 시원한 과일 화채를 챙기며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엄마들은 '강서리틀야구단'의 영원한 '팬'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지칠 줄 모르고 쉼 없이 야구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응원해 주는 부모들의 아낌없는 사랑 때문이 아닐까?
"유니폼 입고 뛰는 모습이 믿음직스럽고 의젓해 보여 좋습니다."
자녀들이 야구를 하면서 좋아진 점에 대해 묻자 학부모들은 하나같이 아이들이 건강해지고 약속시간 잘 지키고 예의 바르고 의젓해진 점을 제일로 꼽았다. 김의숙(46) 씨는 "아들(박준규 송화초5)이 이곳에서 야구를 잘해 선수가 된다면 좋겠지만 다른 선수들과 팀웍을 이뤄 앞을 향해 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스럽다."고 했다.
전시현(수명초4) 군의 어머니 홍성미(37) 씨는 예전에 전화로 야구중계를 했던 경험을 살려 매년 10여 차례 야구단 출전 경기 때마다 학부모들에게 "카톡" 야구중계방송을 전담하고 있다. 홍씨는 "시합마다 가야만 하는 번거로움도 따르지만 경기상황을 궁금해 할 부모들 생각에 만사 제치고 야구단을 따라 나선다"며 활짝 웃었다.
선수들과 학부모들은 하루 빨리 가양빗물펌프장에 잔디 깔린 야구장이 들어서길 소망하면서 야구를 즐길 수 있는 야구장이 더욱 많아졌으면 하는 한결같은 바람도 털어놨다. 현재 가양빗물펌프장에 야구장을 공사 중이며 완공되면 '강서리틀야구단'은 그곳에서 훈련받게 된다.
아이들이 짙푸른 잔디구장에서 등 번호가 선명한 유니폼을 입은 채 야구시합을 벌인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헛스윙으로 배트가 허공을 가르고 슬라이딩으로 유니폼이 흙 범벅이 되긴 예사지만 푸른 잔디 위를 맘껏 내닫는 아이들의 가슴은 누구보다도 꿈에 벅차다.
매년 9월에 펼쳐지는 강서동화마을축제 때면 가장행렬 퍼레이드에서 가장 많은 박수갈채를 받는 주인공들이 모인 '강서리틀야구단'에선 야구를 좋아하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선수모집을 하고 있다. 야구단은 방과 후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9호선 개화역 부근의 사회인야구장에서 주 3~5회 훈련을 쌓고 있다.
'강서리틀야구단'에서 배출돼 현재 선린, 야탑, 중앙, 신일 등 야구 명문고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는 선배선수들은 후배 선수들에게 희망봉이자 야구단의 자랑거리다. 시합 날이 다가오면 저학년의 어린 선수들은 그런 큰 형들을 기다리기 일쑤라는데 알아본즉 이유는 따로 있었다.
"형들이 야구를 잘 가르쳐주기도 하지만 아이스크림 사가지고 와서 더 좋아요."
시합 때는 물론 연습 때도 찾아와 후배들을 응원하며 모범을 보이는 으리(의리)의 선배들이란다. 이 감독은 "외아들인 선수들이 많아 동생들을 잘 품어주지 못할까봐 걱정했는데 형들이 너무 잘해주어 이젠 군기가 빠질까 걱정할 정도다"라며 활짝 웃었다. 등번호 21번, 야구단 주장인 김재헌(등촌중1) 군은 그동안 수많은 대회 출전 경험과 실력을 바탕으로 팀의 에이스로 통한다. 기본기가 충실한 팀의 맏형으로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선수이기도 하다. 김 군은 선수들을 대표해 당차게 말했다.
"선배들을 본받아 강서리틀야구단을 야구의 최강팀으로 이끌겠습니다."
문의 : 010-4300-8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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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 시민기자 박분 | 생산일 | 2014-08-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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