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서울
나도 한번 가봐야지, 교황이 찾은 서울의 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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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톡톡] 지난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될 시복미사(천주교 신자 중 거룩한 삶을 살거나 순교를 한 사람을 성인 전 단계인 복자로 추대하는 행사)에 앞서, 한 장소에 멈춰선 뒤, 잠시 기도를 했다. 그곳이 바로 '서소문 순교성지'다.
당시 조선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백성 스스로 천주교 신앙을 받아들인 나라였다. 중국에서 수입된 서학서를 통해 자발적으로 교리 연구를 시작하였고, 성직자 없이 평신도를 중심으로 신앙공동체를 만들었다. 그러나 조선왕조 국가이념인 성리학과 간극을 좁히지 못한 채 갈등은 심화되어 갔다. 결국 많은 순교자들이 희생되고 말았다. 순교자들의 희생은 한국 천주교의 밑거름은 물론, 조선이 근대사회로 발전하는데 공헌하게 된다.
이날 교황이 멈춘 곳은 서소문 성지 내 '순교 현양탑' 앞이었다. 조선시대 목칼 형틀을 형상화해 만든 15m 높이의 순교자 현양탑은 1984년 제작된 초기 현양탑이 1999년 약현성당 내 기도동산으로 옮겨진 이후, 건축가 임근배 씨와 설치작가 전종철 씨가 협업한 작품이다. 지난해 상반기, 이 성지를 찾는 시민들만 약 3만 1,000여 명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자리는 200여 년 박해 당시, 가장 많은 천주교 평신도들이 처형된 순교성지였다. 이후, 서소문은 1914년경 '가로망 정비'라는 명목으로 일제에 의해 소멸되었다. 이후 서소문로, 의주로 확장으로 지형이 크게 변화되었고, 해방 후에는 고가도로 및 업무용 빌딩이 들어섰다.
현재 교황이 떠난 뒤 이 '서소문 순교성지'가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동시에 중구청은 몇 해 전부터 서소문공원을 '역사공원'으로 조성하려는 계획을 진행 중이다. 이 조성사업은 전 세계로 한국 순교정신을 알리는 일이자, 천주교회사와 나아가 한국근대사를 기록하는 작업이다.
중구청은 올해 역사공원 설계공모를 실시해 지난 6월 30일 당선작을 선정했다. 당선작을 토대로 내년 8월 실시설계를 마친 뒤 착공하여, 2017년 9월 완공할 계획이다. 더 자세한 조성계획 과정을 담당자인 중구청 도심재생과 최영수 도시관리과장을 만나 들어봤다.
1. 현재 서소문 공원이 '역사공원'으로 조성하려는 배경을 듣고 싶다.
우리나라는 '천주학'이란 학문을 시민들 스스로 종교로 승화시킨 유일한 나라다. 이는 교황께서 우리나라를 방문한 배경이기도 하다. 이렇게 천주교는 한국역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순교성지는 선조들이 후손들의 미래를 위해 희생한 공간이었고 이 역사를 담은 공원조성사업이 필요했다.
카톨릭 성지로 불리기 위해선 세 가지 중 하나가 해당돼야 한다. '마리아가 발현한 곳', '성인이 돌아가신 곳', '교황이 방문한 곳' 등이다. 이중 서소문은 두 가지나 해당된다. 비종교인들도 로마가면 바티칸을 방문하는 것처럼, 교황이 간 곳은 전 세계로 중계된다. 그럼 자연스럽게 외국인들도 누구나 궁금해 하고 가보고 싶어 한다. 서소문 공원이 새롭게 조성되면 아마 대한민국에서 제1의 관광지가 될 것이란 바람으로 일하고 있다.
2. 성지이자 역사유적지, 시민공원까지 이 모두를 담는 게 쉽지 않은 작업일 텐데...
조선후기 역사공원의 모습과 천주교 성지의 모습들을 동시에 담아야 했다. 그리고 처형장이었지만 암울한 것만 있는 게 아닌, 새로운 세상을 위해 희생한 희망이 담긴 작품을 선정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침묵의 광장'이라고 있는데, 지하 구조를 이용해서 밑바닥에서 하늘과 땅만을 바라보는 구조다. 여기에 성당을 찾아가는 길이 고행이라는 느낌이 전달되도록 조성될 계획이다. 물론 당선작 그대로가 아닌 기본적인 컨셉은 가져가되, 전문가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고 많은 생각과 아이디어를 담아낼 예정이다.
3. 현재 도시계획을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사실 구가 땅을 구매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국유지를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관리했는데, 우리 구와 소송을 벌어지기고 했다. 이유인 즉, 공원 목적으로만 땅을 사용하면 사용료를 요구하지 않는데, 지하에다 주차장을 쓰고 있으니 사용료를 내라는 입장이었다.
결국 소송에서 구가 승소하고 이제는 문화체육관광부를 주관으로 하고 기획재정부를 설득한 과정을 통해, 국유지를 무상으로 사용하는 건에 대해 작년 10월에 결정 받았다. 또한 조성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 500억 정도가 필요한데, 지자체가 500억 규모의 사업비를 감당하는 건 불가능하다. 국가가 50%, 서울시가 30%, 구가 20% 부담하는 걸로 진행 중이다.
4. 현재 모습에선 공원은 고가도로와 철로, 염천교로 둘러싸여 다소 고립된 구조다. 서울 근대사에 빠트릴 수 없는 의미 깊은 명소임에도 다른 명소에 비해 시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지 못한 점이 있다. 이를 보완할 방법은?
'고립'이라는 표현이 맞다. 공원 주변으로 경의선, 고가, 염천교가 있고, 뒤에는 고층 오피스 건물들이 있어 성지와 공원이 교통섬 마냥 떨어져 있다. 고가도로 철거, 경의선 지하화 등의 계획이 있었지만 결국 염천교를 조금 복개하고 그곳에 광장을 만들어 진입이 쉽고 탁 트이도록 하여 지금의 물리적인 부분을 보완하고자 한다. 또한 건축시설들 대부분을 지하화했다. 이를테면 성당, 박물관, 시설들은 지하에 위치할 예정이며, 도보순례길과 역사체험공간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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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 시민기자 이나미 | 생산일 | 2014-08-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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