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서울
버려진 철길의 변신을 기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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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톡톡] 마포구 일대를 걷다 보면 기다랗게 이어진 빈 터를 지나곤 한다. 북녘의 신의주와 용산을 오갔으나 이제는 달리지 않는 옛 철마의 흔적이다. 오래도록 방치되어 있던 옛 경의선 부지가 서울 시민들이 함께 가꾸는 푸른 숲길과 공원으로 다시 태어난다.
2006년 경의선을 지하화하면서 시작된 경의선숲길 공원조성사업은 지상에 남은 용산~가좌역 구간 총 6.3km의 철로를 공원으로 가꾸려는 계획이다. 작년 4월 마포구 대흥동 일대 구간 공원 개방을 시작으로 내년 말까지 전체 공원 조성을 마칠 예정이다. 현재 마포구 도화동~용산구 효창동을 잇는 새창고개(백범교) 0.6km 구간과, 홍대입구역~홍제천(마포구 연남동) 1.31km 구간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다.
경의선숲길 공원은 도시계획에 따른 '위로부터의' 결과물이 아닌, 지역민 스스로가 '아래로부터' 만들고 가꾸어 나가는 공원을 표방한다. 서울시는 행정 관료와 전문가, 지역민의 다양한 의견을 모아 설계에 반영했으며, 나아가 운영·관리 단계에서도 지역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경의선 숲길지기' 라는 모임이 만들어져, 지난 21일 연남동에서 관련 부처의 공무원들과 조경업체, 시민단체와 시민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를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더 많은 이들의 의견을 모아서, 공원을 이용하고 운영할 지역 공동체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버려진 철도 부지를 시민들이 직접 나서서 공공시설로 만들고 가꾸어나간 선례가 있을까? 2000년 철도청은 광주 도심을 가로지르던 경전선 10.8km 구간을 시 외곽으로 옮겼다. 폐선 부지를 두고 광주시는 경전철 부지로, 광주 시민과 시민단체 등은 녹지공간으로 이용하고자 했다. 시민들과 시민단체들은 수차례 토론회를 열고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마침내 공원을 조성하는 데 성공했다. 작년 완공된 광주 푸른길 공원의 이야기다.
평범한 시민들의 제안이 낳은 뉴욕의 하이라인 공원도 좋은 예다. 지역민들은 철거 예정이었던 고가 철도부지를 지역 공동체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뉴욕시와 협의하는 한편 직접 운영 및 관리 계획에 나섰고, 유명 배우들과 디자이너, 변호사 등의 참여가 이어지며 '하이라인의 친구들'이라는 협의체를 구성하기에 이르렀다. 오늘날 하이라인 공원은 뉴욕이 자랑하는 관광 명소이자, 시민들이 직접 예술과 교육 행사 등을 기획해 함께 즐기는 지역 공동체의 산실이다.
비슷한 시도를 하려는 이들이 새겨들을 만한 교훈도 남았다. 조동범 전남대 조경학과 교수는 지난 6월 <시민의 소리>를 통해 광주 푸른길 공원 사업을 되돌아보며, 행정 측에서 시민들이 도시계획의 방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해야 혼란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문가와 시민들 사이에서 의견을 절충하는 역할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민의 목소리를 담는 것은 중요하나, 전문가의 관점에서 전체 도시 조경과 기능적인 면 역시 고려해야 할 것이다. '하이라인의 친구들' 창립자 조슈아 데이비드는 "공간 활용에 관한 다양한 목소리 가운데 지역 공동체가 정말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의선 숲길지기 황주상 활동가는 "이제 걸음마 단계지만 더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어 모두 상생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또 "경의선은 그 자체로 한국 근현대사의 기억을 품은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며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통해 잘 보존하고 그 가치를 드높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철길을 사이에 두고 분리됐던 지역 주민들이 만나 대화하고 함께 가꾸어 나가는 공간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이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 경의선 숲길지기 공식 홈페이지 http://www.gyeonguiline.org/ ○ 네이버 공식 커뮤니티 http://cafe.naver.com/gyeongui |
본 콘텐츠는 서울시'내 손안에 서울'에서 게재중인 콘텐츠 입니다. 내 손안의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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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시스템 | 내손안에서울 | 제공부서 | 콘텐츠담당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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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 시민기자 이세아 | 생산일 | 2014-08-26 |
관리번호 | D0000041753569 | 분류 | 기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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