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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유모차도 `거뜬히` 오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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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무장애숲길(사진 시민기자 최용수)

[서울톡톡] 강서구 개화산 자락에 아주 특별한 숲길이 열렸다. 장애인도 쉽게 오를 수 있는 무장애숲길이 바로 그것이다. 자치구 중, 장애인 수가 두 번째로 많고 65세 이상 어르신은 네 번째로 많은 강서구에 보행약자를 위한 숲길이 생겼다니, 반가운 마음에 길을 나서봤다.

강서구 무장애숲길은 방화동산 153-1번지 일대 개화산 약사사 삼거리~하늘전망대까지 울퉁불퉁한 산길에 목재데크를 깔아 지난 8월 28일 완공했다. 휠체어나 유모차도 거뜬히 오를 수 있어 이제 노인, 어린이, 유아, 임산부 등 보행 약자도 편안히 걸으며 삼림욕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원래 숲길(개화산 자락길)은 방원중학교 인근 개화산 입구에서부터 하늘길전망대까지 총 2.1㎞이다. 이중 1.4km는 잘 포장된 일반도로 형태이고, 나머지 0.7km 구간은 휠체어, 유모차 등에 전달되는 진동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특별히 목재데크로 만든 '무장애숲길'이다. 이밖에 장애인 전용주차장과 휠체어 회차구간, 전망대 진입 램프 등 장애인 편의시설도 함께 갖췄다. 길 주변에는 산벚나무, 산사나무, 맥문동 등 3만여 그루의 나무와 화초를 심어 아름다움을 더했다.

진한 잿빛의 나무데크 따라 굽이굽이 펼쳐지는 숲길에 녹음이 짙다. 길이라지만 지상에 떠 있어 사실상 다리에 가까워 보여 더욱 사색적인'무장애숲길'은 개통된 지 불과 하루만인데도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줄줄이 소풍 나온 주민들의 걸음이 마냥 한가롭다. 벤치가 곳곳에 설치돼 있고 북카페를 비롯한 너른 쉼터도 마련했다.

숲길 내 북카페(사진 시민기자 최용수)

북카페에서 언니랑 책을 읽던 권민재 양(치현초등학교, 5학년)은 "산 속에서 책을 읽으니 내용이 더 잘 들어온다, 개화산에 북카페가 있을 거라고는 상상을 못했다"며 즐거워했다. 방화동의 주민 윤영숙(50)씨는 "처음 이 공사 소식을 들었을 때는 동네 산을 망칠까 걱정이 많았는데 마치 선물을 받은 것 같다"면서 "일에 가족들과 함께 오면 더 좋을 것 같다"며 상기된 채 말했다.

휠체어 이동에 무리가 없게 8°의 경사도로 설계됐다(사진 시민기자 최용수), 시작장애인을 위한 안내표지판(사진 시민기자 최용수)

휠체어 이동은 경사도 12° 이하이면 통행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강서구 무장애숲길은 8°의 경사도로 설계하여 휠체어 장애인들이 보다 쉽게 오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한 숲길 중간 중간에 7곳의 휠체어 회차 공간을 마련했고, 어두운 밤에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코너 마다 예쁜 조명등을 설치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표지판, 보행약자들이 마음 놓고 거닐 수 있도록 목재데크 좌우 난간을 따라 안전손잡이(봉)을 설치하는 등도 설치되어 보행약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했다.

강서구 무장애숲길의 묘미는 '천천히 걷기'에 있다. 소걸음으로 걸어도 채 한 시간이 안 걸리는 짧은 구간이라는 이유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계절 만끽할 수 있는 꽃과 나무 등 공들여 식재한 초목이 뿜어내는 향연을 놓칠 수 가 없다. 나무데크 주변으로 벌개미취, 금낭화 등 초화류의 은은한 향이 발길을 붙든다. 산비탈엔 그늘진 곳에서도 잘 자라는 관중(고사리과의 식물)을 심어 식생대의 고른 분포를 산책하며 한 눈에 볼 수 있게 했다.

하늘길전망대에 이르면 앞이 확 트인 너른 들판이 발아래다. 멀리 경인항이 손에 잡힐 듯 다가서고 서해 바다가 아련하다. 강서의 상징, 김포공항 활주로와 시원스레 펼쳐지는 너른 김포평야를 가슴 가득 품어볼 수 있는 이곳은 무장애숲길의 정점이기도 하다.

개화산 무장애숲길 하늘길 전망대(사진 시민기자 박분)

개화리, 약사사 등 마을로 내려가는 길을 친절히 알려 주는 이정표가 정겹다. 한 시간 거리의 숲속 산책로지만 한강이 흐르는 풍수적 여건 때문인지 개화산 중턱엔 묘소도 많은데 서울시 유형문화재인 풍산 심씨 묘역도 그 중 하나다. 삼층석탑이 있는 오래된 고찰로 알려진 약사사도 가까이에 있으니 찾아가 역사의 숨결을 느껴 볼 수 있겠다.

약사사 오름터 입구엔 흙먼지 털이기(에어건)가 놓여있어 입산 혹은 산행 한 뒤 옷에 묻은 흙이나 먼지 등을 제거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공공시설물인 이 먼지 털이기는 누구나 무료로 사용이 가능하며 오전 6시에서 오후 8시까지 작동이 가능하다

흙먼지 털이기(사진 시민기자 박분)

개화산 자락길을 취재하면서 보행약자의 어려움을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의 박수 속에 개통한 개화산 자락길, 휠체어 장애인, 유모차 임산부, 병약한 노인 등 이런 사람들로 넘쳐나는 사랑받는 길이 되었으면 좋겠다.

숲길에서는 절대 금연이며 난간에 매달리거나 나뭇가지나 야생화를 꺾는 일을 자제해야 함도 산행의 기본 수칙이다. 잘 가꾸어 가는 것은 이제 무장애숲길을 찾는 우리 모두의 몫이다.

강서구청 공원녹지과 02-2600-4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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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유모차도 `거뜬히` 오를 수 있어요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콘텐츠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박분, 최용수 생산일 2014-09-03
관리번호 D0000041753686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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