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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계단장이 그렇게 유명하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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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톡톡] 옛 골목의 정취와 청년들의 열정이 공존하는 곳, 이태원 우사단길엔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특별한 장이 선다. 이태원 계단장 '더우니까 들어와'로, 서울의 이색 벼룩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이태원 언덕 위 허름한 골목으로 찾아든 젊은 예술가와 청년 사업가가 어울려 만든 장이라는데, 우사단길 특유의 개성을 느낄 수 있었다.

이태원 계단장은 이슬람 사원 정문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

변방에 선 청춘, 마을을 가꾸다 '우사단단'

이태원 우사단길은 이슬람 사원에서 도깨비시장까지 이어진 우사단 10길을 말한다. 한남동, 보광동, 이태원동의 경계에 자리한 언덕 능선에 해당한다. 주도로에서 잠시 벗어났을 뿐인데, 이태원의 화려함이나 이국적 풍광은 느낄 수 없다. 그저 허름한 다세대 상가 주택이 스러질 듯 이어져 있다.

흔들리는 이태원 뒷골목 위, 버려진 듯 남겨져 있던 이곳 우산단길이 최근 관심을 끌고 있다. 낮은 임대료와 골목 분위기에 매료되어 찾아든 젊은 예술가와 청년사업가들이 뭉쳐 골목을 가꾸고 알리기 시작한 것. '우사단단'이라는 이름으로 모여, 마을 환경 개선 및 활성화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에는 서울문화재단 '도시게릴라 프로젝트'에 참가, '게릴라 가드닝'을 진행하였다. 마을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더미를 치워 화단을 가꾸고, 벽화작업도 벌였다.

이태원 계단장 `더우니까 들어와`가 열리고 있는 우사단 10길 모습, `우사단단`에서 진행한 장미계단 벽화작업

우사단단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마을신문 <월간 우사단>도 발행하고 있다. 또한,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엔 장미계단에서 '이태원 계단장'을 열었다. 2013년 3월부터 시작된 이태원 계단장은 최근 '더우니까 들어와'로 개편되었다. 지난 5월 계단장이 TV 방송에 소개된 이후, 많은 사람들이 찾으면서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 안전 문제도 문제지만, 판매자도 구경꾼도 마을 주민도 모두가 불편한 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에 우사단단 청년들은 한 단계 진화한 마을 장을 기획하였다. 우사단길 가게와 작업장 안팎에서 진행하는 이태원 계단장 '더우니까 들어와'로, 이전 계단장에 비해 마을 깊숙이 들어선 느낌이다.

재기발랄, 개성 넘치는 마을 장 "아직도 더우니까 들어와"

우사단 계단장 '더우니까 들어와'는 마을의 속살까지 살펴볼 수 있는 서울의 이색 마을시장이다. 도시의 장돌뱅이 셀러와 우사단 마을 가게들이 연계하여 펼치는 장으로 우사단길만의 독특한 개성을 흠뻑 느낄 수 있다. 60~70년대 풍의 건물 느낌을 살린 독특한 상점만큼이나 특색 있는 물건도 만날 수 있다. 또한, 허름한 다세대주택 1층의 간판 없는 가게들, 지하나 2~3층에 숨어있는 공방이나 작업장, 어느 가정집 옥상까지 스스럼없이 구경할 수 있다.

우사단 계단장을 찾은 많은 시민들

지난 8월 30일에 열린 '더우니까 들어와'는 예상만큼이나 많은 시민이 찾아,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각종 소품이나 빈티지 의류, 에코백, 도자용품, 수공예 가죽제품, 수제 인형은 물론이고, 독립출판물도 선보였으며, 다양한 먹거리도 곳곳에서 판매하고 있었다. 청년장사꾼 감자집의 감자튀김과 크림 맥주를 비롯해서, 각종 수제 빵과 과자, 수제 잼, 바질페스토와 각종 시즈닝, 꼬치, 타코, 아사이볼, 모히토, 샹그리아, 더치커피, 각종 수제차와 에이드 및 발효원액 등 다양한 종류의 먹거리·마실거리를 선보였다. 이날 우사단 시장에서는 특히, 수제 소시지와 고기를 그릴에 바로 구워 만든 샌드위치나 영국인 요리사 scoff가 만든 스콘 등이 인기를 끌었다.

각종 먹거리, 특히 영국인 요리사 스코프가 만든 스콘이 인기가 많았다

그밖에 플라워콘을 처음 선보인 '스타일지음', 삼형제가 운영하는 커피공방 '챔프커피', 재활용품이라 믿기지 않은 개성 만점 소품을 판매하는 'j&j 공작소'도 들러볼 만하다. 또한, 맨손타코를 팔며 인력시장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는 타이거하우스도 재미삼아 들러 봐도 좋겠다. 이태원 계단장의 명물로 자리 잡은 10초 완성 10원 초상화는 시장 입구에 위치한 안내 부스에서 시간과 장소를 확인한 후 찾아가는 것이 좋다.

스타일지움의 플라워콘, 챔프커피, 타이거하우스 , j&j공작소(왼쪽부터 시계방향)

"사실 여기가 죽어있는 듯 보였던 동네였죠. 너무 숨겨진 곳에 있어서 숨겨진 매력을 잘 모르는 분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사실 오래 시간을 두고 구석구석 훑어보면 약간 허름함 속에서 나오는 독특한 매력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계단장이 생기며, 우산단길만의 그런 매력을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조금씩 많아졌어요."

빈티지 의류, 가구, 소품을 판매하는 '20세기싸롱' 오세정 씨의 설명이다.

빈티지 의류와 가구, 소품을 판매하는 20세기 싸롱

우사단마을은 이곳에 둥지를 튼 청년들의 노력 덕에, 이제 서울의 핫한 거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리고 하루하루 소리 없는 변화를 겪고 있다. 하지만 이 골목의 매력에 도취되어 찾은 청년들의 발걸음의 끝이 여느 유명 거리의 전철을 밟게 되지 않길 바란다. 치솟는 임대료에 젊은 예술가와 청년사업가들이 내몰리고, 거리의 개성을 잃어가는 일이 이곳에서만큼은 일어나지 않길 기대해본다.

이태원 우사단 마을장을

출발 전, 우사단 마을 페이스북에서 정보를 챙기자

마을장이 열리기 며칠 전부터 셀러 명단과 판매물품이 공개된다. 링크된 셀러들의 블로그나 페이스북 구석구석까지 살펴보면, 계단장 날만 특별히 진행되는 행사나 할인 물품 등도 확인할 수 있다.(☞우사단마을 페이스북)

우사단 계단장 '들어와' 안내지도를 구입하자.

안내지도

이제 우사단 계단장은 우사단길 가게와 작업장 등에서 진행한다. 1층이 아닌 지하나 2~3층, 혹은 골목 깊숙이 위치한 곳도 있으니 빠뜨리지 않고 둘러보기 위해서는 안내지도를 보며 다니는 것이 좋다. 안내지도는 2천 원이며, 이슬람 사원 정문 앞 안내부스 등에서 판매한다.

이슬람 사원 정문에서 출발하자

이슬람 사원 정문 부근에서 출발해 도깨비시장 안쪽까지 둘러보는 코스로 짜는 것이 좋다. 먼저 안내부스에 들러 지도도 구입하고, 간혹 지도에 표시되지 않은 곳이 추가되는 경우도 있으니 미리 확인해본 후 둘러보는 것이 좋다.

'들어와' 입간판이 걸려있다면 거침없이 들어가 보자

안내 부스는 이슬람 사원 정문 부근에 있다, 들어와 간판

평소 공개되지 않는 공방이나 작업장도 계단장이 열리는 날만큼은 공개되기도 한다. 입구에 '들어와' 입간판이 놓여있다면, 스스럼없이 들어가 보는 것이 좋다. 때론 생각지 못한 멋진 공간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될 수도 있다.

2~3층 들어와 가게에선 서울의 멋진 전망은 덤!

갤러리 바인 `슈퍼마켓` 옥상에선 서울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이태원 언덕 위에 위치해 전망 좋은 집들이 많다. 2~3층만 올라서서 봐도 인근 한남동이나 남산, 한강까지 훤히 볼 수 있다. 특히, 도깨비시장 끄트머리에 있는 갤러리 바 '슈퍼마켓'이나, '이태원 가정집' 옥상 전망은 잊지 않고 들러보는 것이 좋다.

9월 이태원 계단장 '더우니까 들어와'는 오는 9월 27일 토요일 12시~6시까지 우사단길에서 열릴 예정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우사단마을 페이스북에서 확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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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계단장이 그렇게 유명하다며?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콘텐츠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이현정 생산일 2014-09-15
관리번호 D0000041754017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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