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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지 않던 재봉틀, 꿈 많던 여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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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 노동자생활 체험관

[서울톡톡] 서울특별시 자치구 25개 중 하나인 구로는 '한강의 기적'을 이끈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산업단지이다. 이곳은 현재 'G 밸리'라는 명칭으로 바뀌어 우리나라의 IT와 패선 산업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구로는 올해로 50주년을 맞이한 구로공단을 기념하기 위해 작년 5월 노동자생활체험관을 열었다. 체험관에서는 우리나라 산업의 역사와 구로공단의 옛 모습을 이해하고 앞으로의 산업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마련되어 있어 시민기자가 다녀와 보았다.

지하철 1호선을 타고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내리면 역 주변은 교통이 편리한 지하철을 제외하고는 높은 고층 빌딩보다 옛날 다세대 주택이 더 많이 남아 있다.
마치 미로같이 얽혀 있는 골목을 들어가는 순간, 50년 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간 느낌이었다. 허름한 나무 간판의 '가리봉상회'가 체험관 근처임을 알려준다. 노동자생활체험관은 실제 가정집을 개조해 옛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1층 기획전시관 흑백사진 모습

1층 기획전시관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누렇게 변한 신문과 흑백사진이 걸려있다. 구로공단은 1960년 국가산업단지로 섬유와 봉제산업 위주의 업체들이 모여 있었다. 재봉틀로 일하던 그 시절, 노동자의 절대다수는 여성이었다.

순이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전시공간, 공중 화장실 재현 모습

전시실 흰 벽면에는 옛날 영상이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18세의 순이와 친구가 서로의 귀에 속삭이는 동상이 보이고, 주변 파란색 파이프의 뚜껑을 열고 가만히 귀 기울이면 고등학생 나이쯤으로 느껴지는 순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순이는 그 시절 가정형편이 어려워 어쩔 수 없이 공장에 다녀야만 했다. 그녀는 올해까지만 일을 하고 야간대학에 들어가 공부를 하고 싶다. 매일 밤 혼자 눕기에도 비좁은 지하의 쪽방에서 친구와 작은 희망을 꿈꿨다. 매일 12시간의 노동과 하루 4,000원의 일당을 받으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순이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과거의 추억으로 남았다.
고단했지만 꿈이 있어 행복했던 이들의 모습이 없었더라면 오늘날의 우리도 없었음을 생각해 본다.

지하 쪽방체험관 들어가는 길, 봉제방

한낮에도 어두컴컴한 지하실에는 6개의 방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패션방, 문화방, 공부방, 추억방, 봉제방, 생활방으로 나뉜 쪽방은 그 시절의 생활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쪽방촌은 구로공단 형성 시기에 무질서하게 만들어졌다. 2층 건물의 단독주택에는 1~2평의 방이 10~20개 쪼개져 벌집 또는 닭장집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야외 체험관인 가리봉상회

체험관 야외에는 나무판자로 만든 '가리봉 상회'가 있다. 지역의 이름을 넣고 만든 작은 가게로 60년대부터 80년대 추억의 먹거리와 생필품을 재현해 놓았다. 지금은 쉽게 접할 수 없는 연탄과 성냥, 영화 포스터 등을 보면서 우리나라 상업 발전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어 정겨운 공간이다.

90년대를 지나면서 구로공단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 졌고, 이름도 서울디지털 산업단지로 바뀌었다. 하지만 구로공단은 고단한 삶을 살았던 순이를 기억하며, IT와 패션이 함께하는 G밸리로의 변화를 꿈꾸고 있다.

■ 구로공단 노동자생활체험관
○ 대중교통:
- 지하철 가산디지털단지역 1호선, 7호선 2번 출구
- 버스 5537번, 5616번, 5712번
○ 주차시설: 없음
○ 문의전화: 02 ? 830 ? 8246
○ 관람시간: 화~일요일 오전 10시 ~ 오후 5시(입장마감 오후 4시 30분)
○ 관람비용: 무료 (10명이상 사전 예약 필수)
○ 홈페이지: www.laborhous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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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 정보

쉬지 않던 재봉틀, 꿈 많던 여공들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허혜정 생산일 2014-09-22
관리번호 D0000041754383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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