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서울

[대학콘텐츠] 숙대 앞 명소 (3) 3평의 행복, 맛있는 잔치국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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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서울지역대학 미디어, 광고홍보 관련 학과 교과과정과 연계하여 지역의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지난 1학기 동안 학생들과 함께 작업한 내용들을 ‘내 손안에 서울’에서 최초로 공개합니다.

<서울 콘텐츠 발굴 대학 연계 프로젝트>는 서울지역대학 미디어, 광고홍보 관련 학과 교과과정과 연계하여 지역의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지난 1학기 동안 학생들과 함께 작업한 내용들을 ‘내 손안에 서울’에서 최초로 공개합니다.

대 학 명 숙명여자대학교 수 업 명 소셜미디어 세미나 지도교수 문장호 참여학생 최정은 홍서정

효창공원역 4번출구에서 출구방향으로 조금만 걷다보면 허름한 잔치국수집 하나가 나온다. 잔치국수 집이라기엔 노점상 같지만 지번명까지 버젓이 달고있는 3평 남짓한 그 집엔 사람이 항상 바글글하다.

식당에 가면 늘상 그렇듯이 어딜 앉을지 고민을 하게된다. 하지만 맛있는 잔치국수집은 그런 고민을 할 겨를이 없다. 선택의 여지가 많아야 10석정도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는대로 앉고보면 모르는 사람과 창문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며 국수를 먹는 다소 로맨틱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2. 잔치국수

간단한 메뉴판 ⓒ최정은 홍서정

?메뉴판이 매우 단정하다. 메뉴가 모두 국수라는 점도 그러하지만, 가격이 파격적이고 단호했다. 전 메뉴 3000원에 곱배기도 3000원이라니. 국수 무한리필집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찰나, 리필도 된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곱배기를 시킬까, 고민하던 찰나 마주편에 앉은 사람의 국수가 나왔고, 곱배기를 포기하게 되었다. 곱배기가 아니어도 양은 충분히 많아보였다.

3. 잔치국수

주방내부모습 ⓒ최정은, 홍서정

주문을 하려 고개를 돌리자 3명의 이모님들이 계셨다. 아하, 가족 사업이구나. 딱 보아도 자매분들인 것 같으셔서 여쭈어보았는데 아니었다. 비즈니스 관계로 맺어진 이모님들이라고 한다. 틀림없이 가족일거라 생각했었는데. 무튼, 종류별로 시키고자 잔치국수, 비빔국수, 냉 열무국수를 주문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냉 열무국수가 안된다고 하신다. 왜죠. 그래서 그냥 잔치국수와 비빔국수만 주문을 하고 좁은 가게를 요리조리 살피기 시작했다.

4. 잔치국수

방송출연액자 ⓒ최정은, 홍서정

좁은 벽에 방송에 나온 걸 증명하는 액자들이 붙어있었다. 한 달에 약 3000그릇. 3평 남짓한 공간에서 3000원짜리 국수로 3000그릇을 판매해서 연 매출 1억을 달성하다니. 규칙성을 가진 어마어마한 숫자들이 이루어낸 놀라운 매출이었다. 놀라웠으나 직접적으로 "매출이 정말 1억이세요?!"라고 묻기엔 정말 실례인 것 같아서 속으로만 놀라워했다. 대박 비법3에 보면 혼자서 일하신다고 나와있는데, 정말 바쁠 때만 이모님들이 도와주러 오시는 듯 했다. 이 후에 한 번 더 찾아뵈었을 땐 혼자 계셨었으니까.

5. 잔치국수

배추김치와 무김치 ⓒ최정은, 홍서정

기다리는 동안 반찬으로 보이는 배추김치와 무김치가 먼저 나왔다. 딱 봐도 맛있어보이는 김치는 맛있었다. 직접 담그시는 듯 했다. 옆에서 국수를 그릇에 담는 이모님이 보였다. 저 손으로 무엇이든 담그면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가 기다리던 국수가 나왔다.

(왼)잔치국수 (오)비빔국수 ⓒ최정은, 홍서정

위쪽이 잔치국수, 아래쪽이 비빔국수이다. 잔치국수집이니까 잔치국수부터 소개를 해보자면, 보이는 것처럼 김과 계란지단과 부추가 고명으로 올라가 있고, 약간의 양념장이 얹어있었다. 슬슬 뒤섞자 국물이 불그스름하게 변했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보통 후후 불어먹는 잔치국수와 달리 그냥 먹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별로 뜨겁지 않았다. 만약 뜨거웠다면 좁은 가게 안에서 땀을 뻘뻘흘리며 먹을 뻔했는데 차라리 잘된 일이었다. 그 날 따라 회색티를 입어서인지 더욱 다행으로 느껴졌다. 국물에선 멸치우린 맛이 느껴졌고, 면은 굉장히 부드러웠다. 불었다고 볼 수 있지만 그래서 더욱 먹기 편했다. 이빨이 없어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비빔국수. 비빔국수는 호불호가 갈릴 것 같았다. 참기름 냄새가 초장부터 목으로 넘기는 순간까지 동행했다. 조미료 맛과 전혀 맵지 않은 맛이 조금은 자극적이었다. 세 젓가락정도 먹다보면 아까 반찬으로 나온 김치로 손이 갔다. 단 맛을 싫어하긴 나에겐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사진 뒤로 보이는 국물을 먹어주면 입맛이 조금 안정되는 것 같기도 했다. 물론 이렇게 말하고 싹 비웠다. 셋이서 두 그릇을 먹었는데, 나약한 친구들이 아니었는데 어느새 다들 배를 두드리고 있었다.

10. 잔치국수

김순남 할머님 ⓒ최정은, 홍서정

어느새 사람이 줄어들고, 아주머니 한 분만 남아계셨다. 1999년 문을 연 이후, 16년 째 가게를 운영하고 계시는 김순남 할머니(66)께서는 뒷정리를 하고 계셨다. 언제가 한가하시냐고 여쭈어봤더니, 항상 바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보통 바쁘다고 하면 미간에 주름을 만들며 말하는 사람의 얼굴이 생각나기 마련이다. 웃으며 말하는 할머니의 웃음은 하나도 숨차보이지 않았다. 속사정은 어떤지 알 수 없지만, 내가 늘상 짜증을 내며 말하는 바쁨과는 큰 차이가 있어보였다. 메뉴부터 항상 웃는 얼굴까지 푸근한 인심과 여유가 느껴졌다. 좁은 가게가 좁지않게 느껴졌다. 앞으로 가격을 인상하실 계획이 있냐고 여쭈었더니, 없다고 말하시며 웃으셨다. 그러시구나 허허 웃으며 값을 치르려 하는데 셋이 와서 두 그릇을 먹은 것이 송구스러웠다. 다음엔 1인 1그릇 할게요 :)

11. 잔치국수

맛있는 잔치국수 찾아가는 길 ⓒ최정은, 홍서정

전화번호는 02-706-3752

영업은 재료가 보통 7~8시 쯤 다 떨어져서 그 때까지 하신다고 한다. 다음엔 여름맞이 냉 열무국수, 잔치국수를 먹으러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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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콘텐츠] 숙대 앞 명소 (3) 3평의 행복, 맛있는 잔치국수집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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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내 손안에 서울 생산일 2014-10-06
관리번호 D0000041752565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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