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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한강의 다리는 어떤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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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우리에게 한강의 다리는 어떤 의미일까? 낭만도 추억도 없는, 그저 고단한 일상 속으로 오가는 교량일 뿐일까? 차로 지하철로 무심히 지나치던 서울의 다리, 그 다리가 조금 특별한 공간으로 탈바꿈하였다. 차 없는 거리로, 축제의 장으로, 자연을 닮은 삶을 모색하는 공간으로 새롭게 열렸다. 지난 26일 하루 동안이지만, 시민들에게 색다른 추억을 선사했던 '제 1회 잠수교 에코브릿지 페스티벌' 현장에 다녀왔다.

제 1회 에코브릿지 페스티벌

제 1회 에코브릿지 페스티벌

오감이 즐거운 에코페스티벌

삼바 공연팀 '락퍼커션'의 흥겨운 퍼레이드 연주에 끌려들어선 행사장엔 재활용품으로 만든 설치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맞은편 부스에선 쌈지농부와 요리사가 함께 준비한 건강한 먹거리가 침샘을 자극한다. 친환경 현미쌀과 들기름이 만나 더욱 고소한 주먹밥, 요플레와 수제 잼에 견과류까지 올려 달콤함이 가득한 괴산 친환경 사과, 제주산 청정 청귤잼 등이 곁들여진 새콤달콤 와플과 샌드, 메밀 전병과 구운 유정란에, 갓 구운 콩까지 제대로 된 먹거리를 만날 수 있었다.

요플레와 견과류를 넣은괴산 친환경 사과

요플레와 견과류를 넣은괴산 친환경 사과

한쪽 무대에는 가수 이한철 · 어썸 색소폰 등 다양한 뮤지션들의 공연 리허설로 분주하다. 간간이 들리는 음악 소리를 벗 삼아 다리 위 차도를 걷노라니, 기분까지 상쾌해진다.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난 듯 자유로운 느낌이다.

무대에서 펼쳐지는 가수들의 공연

무대에서 펼쳐지는 가수들의 공연

에코브릿지 행사장에서는 150여 팀의 시민 셀러들이 참여해 업사이클링 제품 및 친환경 핸드메이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바로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에코마켓이다. 한쪽에는 디자이너 이상봉, 사진작가 배병우, 유홍준 교수, 환경재단 최열 대표, 박원순 시장, 배우 김수미, 지진희 씨 등이 참여한 명사기증품 부스도 보인다. 온 가족이 참여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되었던 어린이 벼룩시장은 특히 인기가 좋았다.

어린이 벼룩시장

어린이 벼룩시장

"동생이랑 제가 어릴 때 영어를 좋아해서 많이 읽던 책이에요. 아깝기도 했지만, 다른 사람들과 나눠 읽는다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어요"

개장 직전 일찌감치 첫 판매를 이뤄낸 김수영(9세) 양은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고 전한다. 비록 오백 원 · 천 원에 판매하지만, 자신이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나눠 쓰며 자원 순환의 의미도 되새길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 되었을 것 같다.

어린이 벼룩시장엔 가족 단위 참가자뿐 아니라 동네 친구들과 참가한 팀도 눈에 띈다. 은평구에서 왔다는 김서진(11세) 양은 유치원에서 만나 함께해온 동네 친구들과 함께 빨간 티셔츠까지 맞춰 입고 참여했다. 옆에서 아이들을 응원하는 엄마들의 모습도 무척 정겹다.

"이 탈은 예전에 아름다운 가게에서 7천 원에 산거에요. 파는 건 아닌데, 아이들을 위해서 재미있게 홍보하려고 쓰고 나왔어요"

?깡통 로봇 탈까지 쓰고 응원에 나선 황은정 씨는 환경재단에 정기적으로 기부도 하고 있다고 한다. 환경재단이 서울시와 함께 이번 페스티벌을 주최하는 단체다 보니, 행사소식도 일찍 접할 수 있었고, 참가도 하게 되었다 한다.

에코브릿지 행사장에는 광고인 이제석 소장의 시민 포토존, 맘껏 책을 읽을 수 있는 책버스, 시민발언대 등도 운영되고 있었으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타요버스도 전시되어 있었다.

이렇듯 잠수교 에코브릿지 페스티벌은 구경꾼도 손님도 셀러도, 눈도 귀도 입도 모두가 즐거운 장터이자 축제였다.

체험으로 즐겁게 알아가는 친환경 세상

에코브릿지 행사에서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업사이클링 제품 등이 특히 눈길을 끌었는데, 체험 프로그램 '나도 업사이클링 작가'가 행사장에서 함께 진행되고 있었다. 버려진 유리조각으로 만드는 목걸이, 자투리 나무를 이용한 브로치, 나무 냄비 받침, 폐타이어로 만드는 지갑, 재활용 실로 만든 컵 받침 등 다양한 친환경 소품들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었다. 작가들이 직접 무료로 진행하는 에코워크숍이라 그런지 단연 인기였다. 유명 커피브랜드 종이봉투를 활용해 지갑을 만드는 이유미 작가의 워크숍은 30~40분 이상 대기해야 할 정도로 젊은 층뿐 아니라 중년층의 참가자들도 제법 많았다.

버려지는 한복 천으로 코사지를 만드는 달분 작가의 워크숍도 인기였다. 실그림 작가이자, 오래된 한복이나 이불홑보를 재활용해 만드는 달분표 가방으로 알려진 이 작가는, "여러 플리마켓을 다녀봐도, 리사이클링 축제는 처음인 거 같아요. 이것만 하나의 주제로 잡아 하는 마켓은 거의 없잖아요. 제가 하는 작업하고도 맞아떨어지는 주제이기도 하고, 뜻 깊은 행사라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라며 참가 소감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윤호섭 교수와 함께하는 '티셔츠, 자연을 담다'와, 임옥상 화백과 함께하는 에코시티 서울 그리기 행사도 진행되었다.

"제1회 에코브릿지 페스티벌이잖아요. 그래서 여기 자투리 천을 이어 만든 한 50m 정도 되는 천에 에코시티에 대한 그림을 시민들과 함께 그릴 겁니다. 지금은 밑그림을 그리는 중이고, 잠시 후 시민들이 직접 참여를 할 거예요. 저희가 준비한 판화 찍는 기법으로, 물감을 쓱쓱 찍으면 나뭇잎이 나오고 동물들이 나오고 하는.. 그렇게 여기다 가을 색을 찍을 예정입니다."

이화여대 학생 10여 명과 함께 자원해서 참여한 김종구 교수는 에코서울 그리기 행사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들려주었다.

제1회 잠수교 에코브릿지 페스티벌은 그저 보고 즐기는 장터이자 축제에서 나아가, 친환경 삶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장이라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이날 만난 시민들도 "이와 같은 한강 다리 행사가 종종 열렸으면 좋겠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셀러에게도, 예술가에게도, 시민에게도 모두에게 의미 있는 추억을 선사했던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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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한강의 다리는 어떤 의미일까?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콘텐츠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이현정 생산일 2014-10-28
관리번호 D0000041753173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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