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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24) 우이-신설 경전철, 뭐가 특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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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철(輕電鐵)이란 가벼운 전철이라는 뜻이다. 지금의 서울지하철이 무겁고 크고 긴 중전철(重電鐵)이라는 점에서 이에 상대되는 말로 등장했다. 우리나라에 현재 운행 중인 경전철은 부산권에 2개, 경기도에 2개 노선이 있으며 서울에는 없다. 하지만 지금 한창 건설 중인 경전철 노선은 있다. 서울 최초의 경전철이 될 이 노선은 바로 '우이신설경전철'이다.

서울의 동북부는 손꼽히는 인구 밀집지이자 교통혼잡지역이다. 지하철 4호선 강북 구간은 2호선 강남 구간에 밀려 덜 알려졌지만, 이곳도 혼잡이 매우 심한 곳이다. 그러다보니 서울시에서는 오래전부터 동북부에 도시철도를 건설할 것을 고려해왔다. 그리고 지난 2003년 민간사업자가 이곳에 도시철도를 건설하겠다는 제안을 해왔고 서울시와의 협약을 거쳐 2009년에 착공에 들어갔다. 우이신설경전철은 중간에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우여곡절도 겪었으나, 올해 하반기부터는 다시 공사가 재개되었다. 개통 예정시기는 2016년 말 경이다.

우이신설경전철은 1-2호선 환승역인 신설동역에서 출발하여 우이동에 이르는 노선이며 길이는 11.4km이고 역은 13개가 지어진다. 보문로-아리랑로-보국문로-솔샘로-삼양로로 이어지는 경로다.

우이신설경전철 노선도

우이신설경전철 노선도

이 같은 우이신설경전철은 서울 최초의 경전철이다 보니, 기존 서울지하철에서는 볼 수 없는 여러 개성적인 특징들이 많다. 이들을 하나씩 알아보자

첫째로 우이신설경전철은 차량크기가 작다는 점이다. 현재 서울지하철의 차량 폭은 3.12m인데, 우이신설경전철은 2.65m이다. 이는 인천을 비롯한 지방지하철의 2.75m와 유사한 수준이다. 또한 편성량수도 적다. 서울지하철의 최소편성량수가 9호선의 4량인데, 우이신설경전철은 2량으로 운행된다. 따라서 서울지하철만 타본 사람들에게는 우이신설경전철 차량의 작은 크기는 생소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우이신설경전철 차량 조감도 ⓒ(주)우이신설경전철

우이신설경전철 차량 조감도

이렇게 차폭을 줄인 이유는 건설비를 줄이기 위함이다. 차량 크기가 작을수록 터널과 승강장을 작게 만들어도 되므로 건설비 절약이 가능하다. 차량 크기가 작아서 혼잡도가 너무 높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을 수 있으나, 경전철에서는 열차를 더욱 자주 다니게 하는 것으로 대응한다. 경전철의 특성상 차량 사이의 간격을 중전철보다 훨씬 좁힐 수 있다.

둘째로 우이신설경전철은 차량기지가 지하로 건설된다. 서울지하철에서는 지상 구간이 전혀 없는 노선이 2개 있는데 5호선과 6호선이다. 하지만 이들 노선들도 차량기지만큼은 지상이다. 그런데 우이신설경전철은 우이동 기점에 설치되는 차량기지마저도 지하에 지어진다. 이것 역시 경전철의 차량크기가 작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차량기지 상부에는 본사와 중앙통제실 건물을 지어 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한다.

우이신설경전철 차량기지 조감도 ⓒ(주)우이신설경전철

우이신설경전철 차량기지 조감도

또한 차량기지를 지하에 만들면 차량기지를 도심에 설치할 수 있으므로, 노선이 짧은 경전철에게는 안성맞춤이다. 억지로 노선을 길게 하여 시 외곽까지 나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차량기지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근무환경이 개선되는 효과도 있다. 한편 차량기지가 지하에 있으면 전동차를 어떻게 지하에 넣는지 궁금해질 수 있는데, 터널 상부에 구멍을 뚫고 차량을 한 대씩 크레인으로 내리는 방식을 쓴다.

셋째로 우이신설경전철은 지하 1층에 승강장이 설치된다. 시점부 5개역이 이렇게 지어지는데, 쉽게 말해 지하철 출구에서 한번만 내려가면 바로 승강장이 나온다는 것이다. 개집표기는 승강장과 같은 층에 설치된다. 지금까지의 지하철은 개집표기까지 한번, 승강장까지 한번 총 2개 층을 내려가야 해서 불편했지만, 우이신설경전철에서는 한번만 내려가면 승강장이 나오므로 편리하다.

우이신설경전철의 지하 1층 승강장 조감도 ⓒ(주)우이신설경전철

우이신설경전철의 지하 1층 승강장 조감도

이 방식은 보통 심도가 얕은 역에서 사용되며 2호선 용두역이나 7호선 건대입구역에서도 볼 수 있다. 우이신설경전철은 공사비 절감과 승객의 수직 동선을 줄이기 위해, 이 방식을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한 사례다.

넷째로 우이신설경전철은 무인운전으로 운행된다. 현재 전국에서 운행 중인 경전철 4개 노선은 모두 무인운전중이며, 서울시 안에서 운행 중인 노선 중에는 신분당선이 무인운전중이다. 우선 무인운전을 하면 인건비 절감이 가능하다. 하지만 무인운전이 단지 이것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유인운전 노선에서는 차량이 남아있어도 기관사가 부족하여 열차를 추가 투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무인운전을 하면 차량만 있으면 바로바로 열차를 투입할 수 있으므로 혼잡 대응이 훨씬 민첩해진다. 이렇게 요동치는 수요에 대해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최적의 수송력을 공급하여, 적은 비용으로 혼잡도 증가를 막을 수 있는 것이 경전철의 장점이다.

마지막으로 우이신설경전철은 지붕위에 전차선(電車線)이 없다. 서울에서 운행되는 모든 지하철은 지붕위의 전차선이라는 전깃줄에서 전기를 받아, 궤도를 통해 흘려보내는 '팬터그래프(pantograph)' 방식을 쓰고 있다. 이 방식은 노면전차부터 고속철도까지 폭넓게 쓰이고 있는 방식이지만, 문제점은 터널 높이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터널 높이가 높아지면 그 만큼 지하 구조물을 더 깊이 파야한다는 뜻이고 이는 건설비 증가로 이어진다.

그래서 우이신설경전철은 바퀴 옆에 추가의 궤도를 놓고 여기서 전기를 받는 '제3궤조' 방식을 사용한다. 이 방식은 승객이 궤도로 떨어졌을 때 좀 위험하긴 하지만, 우이신설경전철은 모든 역에 스크린도어가 설치되므로 승객 추락의 염려는 없다. 아울러 우이신설경전철은 사용하는 전압도 기존 지하철의 절반인 직류 750V이다.

이렇듯 우이신설경전철은 기존 지하철과는 다른 개성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이신설경전철 역시 서울지하철의 한 노선이라는 점이다. 교통카드를 찍고 타고 내리는 등 기본적인 모습은 기존의 지하철과 다를 바가 없다. 노선도에도 다른 노선들과 마찬가지로 표시될 예정이다. 민간사업자이다보니 요금이 높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을 수 있으나, 서울시가 민간사업인 9호선의 요금을 다른 노선과 같게 한 것을 보면, 경전철이라고 해서 요금이 높아질 것 같지는 않다.

인구증가의 정체와 과도한 사업비 때문에 이제 기존의 지하철 같은 중전철의 서울시내 건설은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시에서는 작년 여름 신림선, 동북선 등의 경전철 건설을 주제로 한 '서울시 도시철도 종합발전방안'을 발표하기도 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다양한 개성을 갖춘 서울시 최초의 경전철이 될 우이신설경전철의 개통은 매우 기대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한우진 시민기자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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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한우진 생산일 2014-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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