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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경찰 형아만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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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마크가 달린 경찰 제복을 입은 아이들이 한데 모였다. 어깨를 으쓱대며 설렘에 상기된 아이들 앞으로 무전기와 테이저건, 삼단봉 등을 들고 나타난 이들은 경찰관들이다. 경찰관 순찰업무 시 필요한 장비의 사용요령을 설명하자 아이들의 눈망울이 커졌다.

경찰관 업무를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강서청소년 경찰학교'가 관내 학교와 지역 주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강서구 허준로에 있는 가양2치안센터 1·2층을 청소년을 위한 체험장으로 꾸몄다. 지난 5월 문을 연 이곳은 청소년들이 직접 경찰업무를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경험하면서 학교폭력의 심각성과 학교폭력예방의 필요성을 인식해 보는 체험교육장이다.

수갑 채우는 것을 체험하고 있다

수갑 채우는 것을 체험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 금요일에 진행되는 이 체험 프로그램은 학교폭력과 성폭력 예방을 위한 강의와 역할극도 진행된다. 사소한 장난으로 친구를 괴롭혔는데, 괴로운 친구가 자살까지 시도했다면 그것은 더 이상 장난이 아닌 범죄행위가 된다는 사실을 아이들은 역할극을 하면서 깨닫게 된다. 친구가 폭력을 당하는 것을 보고도 방관하는 것 또한 올바른 행동이 아님을 경찰학교에선 알려주고 있다. 별 뜻 없이 한 행동이라도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치면 경찰서에서 가해자로 조사를 받게 되고, 친구를 심하게 괴롭힌 경우 어떤 치료와 상담을 받게 되는지, 괴롭힘을 당한 친구에게는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배운다.

2층에 마련된 체험실에서는 조별 활동을 벌인다. 과학수사체험실에서는 감식장비를 활용한 지문채취 작업과 CCTV자료 분석 등을 해 볼 수 있다. 방금 잡았던 음료수병에 분말을 뿌리고 붓칠을 하자 숨어 있던 지문이 나타났다. 그 다음엔 아이들 손가락에 실리콘이 칠해졌다. 잠시 뒤 각각 다른 유형의 무늬로 탄생한 자신들의 지문을 떼어 보며 아이들은 탄성을 지른다. 돌기궁상문, 제상문 등 지문의 형태와 종류는 매우 생소했고 다양했다. 똑같은 지문은 세상에 하나도 없다는 놀라운 사실도 터득했다.

지문을 채취하고 확인해 유형 분류를 하는 과학수사체험이 벌어지는 동안 옆의 진술녹화체험실에선 또 다른 경찰체험활동이 이뤄진다. 하나의 범죄를 설정해놓고 아이들이 수사관, 피의자로 혹은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의 역할을 맡아 준비된 신문조사 양식에 따라 직접 죄를 추궁하고 답하며 범죄 조사과정을 체험한다.

사이버교육실에서는 다채로운 놀이를 하며 양보와 배려의 중요성을 체감할 수 있도록 인성 함양교육을 실시한다.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인간 벽 뚫기 체험놀이인데 이 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위기에 처한 친구를 돕는 의협심과 협동심을 배우기도 한다. 또한 경찰관들이 쓰는 수갑도 모형 범인의 손에 채워보면서 범죄의 심각성을 느껴 보기도 한다. 모형순찰차에 경찰관과 동승해 실제로 순찰차가 동네를 돌며 사건 사고 현장처리와 위험에 처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을 돕는 등 범죄예방과 질서 유지에 사명을 다하고 있음을 체험해 보기도 했다. 체험 마지막에 아이들은 평소 어렵게만 느껴졌던 '경찰쌤'들과 팔짱을 끼고 기념촬영도 했다.

모형경찰차에서 기념 촬영

모형경찰차에서 기념 촬영

3시간 동안의 체험에 참여해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 본 발산초등학교 성지희 교사는 "아이들이 호기심으로 시작한 경찰 직업 체험을 통해 어떤 것이 올바른 학교생활인지를 깨닫고 비록 작은 체험이지만 경찰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자긍심을 많이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서청소년경찰학교 앞마당에는 그네가 하나 있어 시선을 끌고 있다. '형아만 믿어'라는 글귀의 광고판에는 팔을 불끈 쥔 경찰관이 그네 줄을 받들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청소년들이 폭력에 시달리거나 두려울 때 이곳을 찾으면 꼭 도와주겠다는 경찰관 '형아'의 굳은 메시지가 느껴진다.

강서교육지원청 협력으로 운영되는 강서 청소년 경찰학교는 양천·강서 지역의 초·중·고교생들에게 체험 중심 범죄예방 교육을 제공한다. 미리 신청 받은 각 학교 25명 안팎의 학생을 대상으로 수요일 오후나 금요일 오전에 3시간 동안 한 차례 진행한다.

이 밖에도 강서 청소년 경찰학교에서는 학교폭력에 노출된 학생들을 위한 바둑과 축구교실 등 예방 및 치유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모의법정 체험과 미술, 연극 치료 같은 교육도 기획 중이다.

■ 문의: 강서청소년 경찰학교 02-2620-9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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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경찰 형아만 믿어!”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박분 생산일 2014-11-05
관리번호 D0000041753460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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