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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를 친근하게 그린 나라는 우리나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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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북촌은 정다운 옛 한옥 사이 길을 산책하는 즐거움 외에도 작고 개성 있는 많은 박물관과 공방, 체험관들이 있어 하나하나 찾아가보는 재미가 좋다. 그중에서도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 바로 가회 민화 박물관이다. 박물관이라고 부르지만 북촌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북촌 5경 언덕길가의 전통 한옥집이라 찾아가기 더욱 좋다.

북촌 한옥길 사이에 위치한 가회민화박물관

북촌 한옥길 사이에 위치한 가회민화박물관

가회민화박물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민화박물관으로 나이 지긋한 관장이 개인적으로 꾸준히 수집해 온 민화와 부적관계 자료 등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고 보존하기 위해 2002년 처음 문을 연 곳이다. 2002년 개관기념 특별전시를 시작으로 인간의 삶과 염원이 담겨 있는 다양한 조선시대 민화, 액막이 병풍, 부적 전시 등을 하고 있고, 정기적으로 현대민화작가들의 특별전을 개최하여 우리민화의 우수성과 현대 민화의 작품성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고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된 박물관 한옥 전시실에는 옛사람들의 진솔한 감정이 담겨 있는 민화와 주술적 신앙이 반영되어 있는 보기 드물고 희귀한 전시물들을 볼 수 있다. 예부터 날카로운 가시가 잡귀의 침입을 막아준다는 엄나무, 사악한 기운과 병을 막아준다는 호랑이 뼈, 병을 물리치고 귀신을 쫓는 복숭아 나뭇가지, 소를 잡아먹은 표시로 걸어두고 잡귀가 놀라 도망가도록 한다는 쇠코뚜레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가족의 건강과 소망을 비는 부적도 빼곡하게 붙어 있고, 부적의 역할을 했다는 통일신라시대의 기와인 인면와(人面瓦), 귀면와(鬼面瓦)등이 전시되어 있다. 재난극복을 위한 선조들의 삶과 지혜를 엿볼 수 있었다.

처음 읽어본 민화 관련 책자들의 내용도 흥미로웠다. 민화는 조선 후기 서민들 사이에 주로 유행하였으며,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까치호랑이 그림이라고 한다. 당시 사람들에게 호랑이는 공포의 대상이었지만 오히려 사람들은 호랑이를 자신을 지켜주는 영물처럼 대하기도 했다. 특히 나쁜 잡귀, 질병, 재해로부터 자신을 보호해 줄 것이란 믿음이 있어, 벽사(僻邪: 나쁜 것을 쫓아냄)의 기능을 염두에 두고 호랑이 그림을 많이 그렸다고 한다. 민화 속 호랑이의 모습을 보면 무척 해학적이고 풍자적인데, 이처럼 호랑이를 재치 있고 친근하게 그린 나라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고 한다.

민화 관련 책자들이 비치되어 있다

민화 관련 책자들이 비치되어 있다

이렇게 민화에는 서민들의 소박한 바람인 건강과 장수, 부부 금실, 출세 같은 내용이 들어 있다고 한다. 민화를 그린 일반 서민들은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자신이 담고 싶고 닮고 싶고 우러러 보는 것들을 그림에 담았고 그런 순수함이 민화를 더 매력적으로 만든다. 민화가 가진 독특한 전통색감, 문양은 현대의 예술가들에게도 꾸준히 응용되면 맥이 이어지고 있다. 전시관은 가회민화공방을 함께 운영하고 있어 다양한 민화그리기 체험을 한 후 작품을 가져갈 수 있고, 마당에는 직접 부적을 찍고, 탁본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흥미롭다. 체험은 꽃, 까치, 호랑이 등의 바탕 그림이 그려진 원목에 한국화 물감으로 채색하는 작업이다. 이때, 한국화 물감의 특징을 살려 색채의 농담의 자연스러운 변화를 주는 '바림 기법'을 이용하면 멋진 민화를 완성할 수 있단다. 체험 내내 박물관 직원이 도와주고, 채색이 끝난 후에는 잘 말려 마감재를 뿌려준다.

가회민화박물관 내 모습

가회민화박물관 내 모습

민화에 사용되는 그림의 주제는 각각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주로 부귀, 자손번창, 무병장수, 사후영생, 액막이 같은 의미가 담겨 있었으며, 대표적인 예로 호랑이는 나쁜 기운을 막아주는 벽사, 모란꽃은 부귀, 용은 권력, 그리고 까치는 좋은 소식을 가져온다고 믿었다. 이렇듯이 조선시대 서민들은 그림에도 소망을 기원했음을 알 수 있었다.

박물관 직원은 "민화는 한국 서민, 민중의 심성을 가장 쉽고 재미나고 솔직하게 그림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전문가는 물론 비전문가들까지 민화를 '가장 한국적인 것'이라고 평가해요. 민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전시에 나가보면 국내보다 오히려 반응이 더 뜨겁고 관심이나 호응도 더 높다고 한다.

○ 위치 : 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 도보 15분 (가회민화박물관)
○ 홈페이지 : www.gahoemuseum.org
○ 운영시간 : 매일 오후 6시까지 (월요일 휴관)
○ 입장료 : 2천원 (학생 1천원)
○ 관람 문의 : 741-0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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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를 친근하게 그린 나라는 우리나라뿐!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김종성 생산일 2014-11-21
관리번호 D0000041754576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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