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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 덜하고 빈 지하철 타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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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진 시민기자의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30)

목적지가 제각각인 일반 철도와 달리, 지하철의 시종점은 매우 단순한 편이다. 새벽이나 심야를 제외하면 항상 끝에서 끝까지 왕복을 하는 게 지하철이다. 하지만 이렇게 단조로운 운행을 하는 열차 말고도 특이한 열차가 종종 있다. 하루에 몇 번 운행되지는 않지만, 잘만 이용하면 지하철을 훨씬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번 호에서는 이러한 '드물지만 특별한 지하철 열차'를 알아보자.

경춘선 전철 이용 – 환승 덜하고 타기

디젤기관차가 끌던 단선의 일반철도이던 경춘선은 지난 2010년 말 복선전철로 거듭나 수도권 전철망에 포함되었다. 노래로 더 알려진 '춘천 가는 기차'가 '춘천 가는 전철'로 바뀐 셈이다.

그런데 문제는 경춘선의 시발역(始發驛)이었다. 종전에 1호선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던 것이 7호선 상봉역으로 바뀐 것이다. 이 때문에 경춘선을 타려는 1호선 승객은 기존보다 환승을 한 번 더 해야 하는 불편함이 생겼다.


광운대역의 경춘선 열차 시각표 (평일 하루 2회)

광운대역의 경춘선 열차 시각표 (평일 하루 2회)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열차 운영사에서는 원래 상봉역 출발인 경춘선 열차를 평일 하루 두 번 광운대역(옛 성북역)에서 출발(오전 8시 47분, 오후 8시 29분)시키고 있다. 따라서 1호선 승객은 굳이 환승을 하며 상봉역에 갈 필요 없이, 위 시간에 맞춰 광운대역에 가면 경춘선 열차를 탈 수 있다. 특히 광운대역보다 북쪽에 있는 도봉구 등에서 유리하다.

흥미로운 점은 원래 성북역(현 광운대역)은 경춘선이 일반철도이던 시절에 항상 지나가던 역이라는 점이다. 하루 두 번뿐이지만 성북역을 지나던 옛 경춘선 열차가 부활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광운대 역에 들어온 하얀색의 경춘선 전동차

광운대 역에 들어온 하얀색의 경춘선 전동차


나는 빈 차를 골라서 탄다 – 차량기지 출고차 타기

지하철을 탈 때 가장 큰 고충은 차내가 혼잡하고 앉을 자리가 없을 때 찾아온다. 그런데 내 앞에 텅 빈 열차가 와준다면 어떨까? 그것만큼 편리한 일이 없을 것이다. 이렇게 빈 차를 타고 싶다는 소망을 이루는 방법이 있으니 바로 '차량기지 출고차'를 타는 것이다.

차량기지는 전동차의 집과 같은 곳이다. 전동차의 일터가 지하철 노선일 텐데, 일을 하러 집에서 나오는 것은 '출고', 일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가는 것은 '입고'라고 한다. 그런데 차량기지 출고차는 운행을 처음 시작하므로 승객이 전혀 없다. 이런 차를 미리 알고 타면 착석이 100% 보장된다.

차량기지 출고차를 타려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차량기지가 노선 끝이 아닌 중간에 있어야 한다. 끝에 있으면 출고차든 아니든 모두 빈차이므로 의미가 없다. 또한 차량기지와 연결된 역에 별도의 승강장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그 승강장에서 따로 출고차를 타는 게 가능하다.

현재 서울지하철에서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키는 역은 총 4개가 있다. 2호선의 신도림과 성수, 3호선 수서, 7호선 광명사거리역이다. 이 중에 광명사거리역을 뺀 나머지 3개 역에 차량기지 출고차가 운행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수서역의 도심 방면 승강장이다. 오른쪽이 오금에서 출발한 열차가 오는 일반 승강장이고, 왼쪽이 바로 수서차량기지에서 출고된 열차가 들어오는 승강장이다. 출고차는 하루 종일 있는 게 아니다. 출퇴근시간을 앞두고 열차가 집중적으로 출고되므로 그 때쯤에 출고차가 많이 운행된다. 출고선쪽 스크린도어에는 출고차의 열차시각표가 붙어있으며 이 시간대의 열차를 타면 빈 열차를 탈 수 있어 수월하게 착석이 가능하다.


수서역 승강장 모습 (왼쪽이 출고선 승강장)

수서역 승강장 모습 (왼쪽이 출고선 승강장)


수서역 출고선 승강장에 부착된 출고차 시각표

수서역 출고선 승강장에 부착된 출고차 시각표


마찬가지로 신도림역에서는 서쪽 끝의 승강장이 출고차용 승강장이다. 성수역에서는 건대입구 방면의 출고차를 남쪽 끝 승강장에서 탈 수 있으며, 뚝섬 방면의 승강장은 본선 승강장에서 탈 수 있다.

출고차의 시각표는 각 역의 출고선 승강장에 부착되어 있으므로 이를 미리 알고 있다면, 서서가는 불편 없이 텅 빈 열차를 탈 수 있어서 착석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한 시간에 한 번, 서울역에도 경의선 전철이 온다

마지막으로 서울지하철은 아니지만 경의선 전철을 편리하게 이용하는 방법이다. 경의선은 서울과 북한의 신의주를 잇는 간선철도로서 문산~용산 구간에 전철이 운행되고 있다. 특히 작년 말부터는 중앙선 용산~용문 구간과 하나로 합쳐서 운행하는 '직결운행'을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 (경의중앙선)


경의선 승강장 모습

경의선 승강장 모습


원래 디젤열차 시절에 경의선 철도는 서울역에서 출발했지만, 경의선이 전철이 되면서 용산역 쪽으로 향하게 되었다. 열차도 용산 쪽이 훨씬 많이 운행된다. 그래도 서울역쪽 운행이 아주 중단된 것은 아니므로 서울역에서 여전히 경의선 전철을 탈 수 있다. 서울역 경의선 전철 승강장은 지하철 1, 4호선 1번 출구에서 나와 할인점 샛길을 따라 서울역 반대편 서쪽으로 건너가면 1층에 있다.

서울역에서 경의선 전철을 탈 때 주의할 점은 다음과 같다. 우선 낮 시간에는 한 시간에 한 대, 출퇴근시간에는 한 시간에 세 대 꼴로 드물게 운행한다. 따라서 미리 시각표를 파악해야 한다. 서울메트로 홈페이지의 '교통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www.seoulmetro.co.kr)

두 번째로 낮 시간에 운행되는 열차는 문산역이 아닌 대곡역까지만 운행된다. 따라서 일산이나 문산까지 가려면 환승이 필요하다. 용산에서 온 열차와 같은 승강장을 쓰는 능곡역 등에서 내리면 그 자리에 후속 문산행 열차가 10분 이내로 도착하는 식으로 시각표가 짜여 있어서 환승은 어렵지 않다.

마지막으로 서울역에서 19시 30분과 20시 53분에 출발하는 두 편의 열차는 급행열차다. 이 열차를 타면 15분 더 빨리 문산역까지 갈 수 있다.

한우진 시민기자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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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한우진 생산일 201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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