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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23)

글은 남에게 영향을 끼치기 위해서 쓴다.

남의 생각과 판단,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쓰는 게 글이다.

이를 위해서는 글 쓰는 사람이 먼저 분명한 견해나 의견을 가져야 한다.

사물이나 현상을 보는 명확한 견해나 의견이 있어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견해나 의견을 만드는 사고의 출발점이 ‘관점’이다.

우리는 똑같은 대상을 놓고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바라본다.

보는 방향에 따라, 바라보는 시각이나 태도에 따라 같은 현상이나 사물도 달리 보인다.

그런 관점을 가지고 판단하고 선택하고 결정하고 주장한다.

명분과 실리의 관점 : 이라크 파병, 한미FTA 등 모든 사안은 명분과 실리라는 측면에서 볼 수 있다. 명분과 실리 가운데 더 가치 있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쪽에 서서 사안을 바라보고 결정하게 된다.

보수와 진보의 관점 : 성장과 분배, 경쟁과 연대, 세금, 규제정책, 부동산, 교육, 환경 문제 모두 보수와 진보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고,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 판단은 극명하게 갈린다.

이상과 현실의 관점 : 이상주의와 현실주의가 그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이론적 관점과 실제적 관점도 있다. 이론적으로 보면 이렇지만, 실제적으로는 이렇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거시와 미시의 관점 : 숲을 보느냐, 나무를 보느냐의 차이다. 이와 관련하여 장기적 관점과 단기적 관점도 있다.

옹호와 비판의 관점 : 찬성과 반대의 관점이다. 장점과 강점을 부각하느냐, 단점과 약점을 부각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판이해진다.

기회와 위협의 관점 : 어떤 현상을 낙관적, 긍정적으로 보느냐, 비관적, 부정적으로 보느냐에 따라 기회 혹은 위협으로 인식하게 된다.

보편과 특수의 관점 : 객관과 주관, 세계와 나라는 측면에서 세상을 달리 해석할 수 있다.

안정과 변화의 관점 : 모든 사안은 현상유지와 현상타파라는 방향에서 볼 수 있다.

감정과 이성의 관점 : 감성적으로 보는 것과,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것은 각도가 전혀 다르다.

이밖에도 ▲결과 중심과 과정 중심의 관점, ▲자유와 평등의 관점, ▲양적 관점과 질적 관점, ▲남자와 여자의 관점, ▲중심과 주변의 관점이 있을 수 있다.

혹자는 ‘관점’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라고 한다.

편파적으로 세상을 보는 위험성에 관한 경고다.

영어로 ‘스탠드포인트(standpoint)’인 관점은 ‘서다(stand)’와 ‘자리(point)’의 합성어로서, 자신이 처한 위치, 즉 ‘입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서 있는 자리가 바뀌면 관점도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칸트는 재밌는 말을 했다.

“의견은 주관적으로나 객관적으로 불충분하며, 신앙은 주관적으로는 충분하지만 객관적으로는 불충분하고, 지식은 주관적으로나 객관적으로 충분하다.”

관점이 곧 그 사람이다.

지식은 이미 충분하다. 칸트 시대에는 없던 지식과 정보가 온라인에 넘쳐난다.

부족하고 필요한 건 의견이다.

비록 주관적으로나 객관적으로 불출분할망정 자신만의 입장, 시각, 견해, 관점을 가져야 한다.

편견이 될지언정 자기만의 안경을 쓰고 세상을 봐야 한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호기심과 관심을 갖고, 스스로 질문하고 답변하는 습관을 통해 생각의 근육을 키워야 한다.

관점이 자신의 정체성이고 가치관이며 세계관이다.

관점이 있어야 글을 쓴다.

관점이 확실한 글이 좋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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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확실한 글이 좋은 글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강원국 생산일 2016-03-21
관리번호 D0000041753846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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