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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상처 주는 말은? ‘그리다 100가지 말상처’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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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커서 뭐가 되려고 이러니?”
“그런 거 하지 말고 빨리 숙제부터 해!”

아마 많은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한번쯤 해본 말일 것이다. 부모의 이러한 말에 주눅이 든 자녀의 모습을 보면 아이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 고민을 해본 적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애들인데 뭘, 그리고 다 잘되라고 하는 말인데”라며 지나치기 일쑤다.

그런데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육아, 훈육이라는 명분 아래 자녀에게 무심코 사용했던 수많은 말들이 아이들의 마음속에 작은 상처의 씨앗이 된다면 어떨까?

서대문구 아동권리주간에 진행된 '그리다 100가지 말 상처' 기획전시

서대문구 아동권리주간에 진행된 '그리다 100가지 말 상처' 기획전시 ⓒ'그리다 100가지 말 상처' E-book

최근 서대문구에서는 아동권리 주간(11.16-11.20)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구는 2018년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로 인증 받은 후 아동들이 존중받고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 중 ‘그리다 100가지 말 상처’ 기획전이 지난 15일까지 서대문구립이진아기념도서관에서 열렸다. 자녀를 온전한 인격체가 아닌 부모의 소유로 바라보는 시선을 바로잡고 개선해 자녀와 부모간의 따뜻한 유대관계형성을 위해 마련한 전시다. 올해 5월 세이브더칠드런과 ‘아동권리보호 및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관련 전시회도 그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book을 통해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말 목록을 찾아 볼 수 있다.

E-book을 통해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말 목록을 찾아 볼 수 있다. ⓒ'그리다 100가지 말 상처' E-book

전시회에서는 ‘난 너 하나 보고 살아’, ‘아빠처럼 살면 안 돼’, ‘걔는 학원도 안 다니고 1등 했다더라’, ‘절대 남한테 지면 안 돼’ 등 아동에게 상처를 주는 100가지 말과 그 말을 들었을 때 아동이 느끼는 감정을 표현한 그림들을 연계해 전시했다.

더불어 아이들의 정서와 감정에 상처를 주지 않고 순화해 바꾸어 표현하는 예시문을 함께 넣어 부모들에게 어떻게 순화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도움을 주었다.

예를 들어 “빨리 숙제부터 해!”라는 상처가 되는 말은 “숙제부터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네 생각은 어떠니?”라는 표현으로 바꾸어 표현할 수 있다. “아이의 선택과 자발성 없이, 부모의 일방적인 명령과 지시, 훈계는 아이들의 독립심과 책임감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는 전문가 의견도 작품에 삽입되었다.

현장 전시는 종료되었지만 E-book을 통해 기억에 남는 몇 작품을 간단히 살펴보고자 한다.

상처가 되는 말과 그 말을 통해 느낀점을 표현한 그림과 전문가 의견, 순화된 용어까지 접할 수 있다

상처가 되는 말과 그 말을 통해 느낀점을 표현한 그림과 전문가 의견, 순화된 용어까지 접할 수 있다. ⓒ'그리다 100가지 말 상처' E-book

1. “착한 어린이는 그런 행동 안 해”

자녀들에게 너무나 흔하게 사용하는 말이라, 이 말이 자녀들에게 상처가 될 줄은 필자도 몰랐다. 이 말을 들은 아동이 표현한 그림을 보니 슬픈 얼굴로 눈물을 흘리는 자신의 얼굴을 그렸다. 솔직히 ‘나쁜 행동이 될 수 있는 모습을 보고, 주의를 주기 위해 표현한 말이 이런 상처를 줄 수 있나’ 필자의 입장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해당 그림아래 기재된 전문가 의견을 읽어 보았다.

“아이를 부추기며 행동을 제한하는 것은 부모가 원하는 대로 아이를 통제하려는 의도가 드러나므로 오히려 반발심이 생길 수 있고, 이후 아이는 진정한 칭찬과 격려도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못할 수도 있다. 아이가 잘못한 행동을 고칠 수 있도록 솔직하게 이야기해 주는 것이 좋다.”

이 말은 ‘그런 행동은 안 했으면 좋겠어’라는 말로 순화를 권장하였다. 단어 몇 개만을 바꾸었을 뿐인데 조금 더 부드럽고, 친화적인 말로 바뀌었다.

전문가의 의견과 순화된 용어를 통해 ‘아! 아무렇지 않게 사용했던 이 말이 상처가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억압, 명령, 지시적인 느낌에서 권유하는 부드러운 말을 사용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자율성과 함께 책임감을 갖도록 하고 오히려 자신의 행동의 잘못된 점을 스스로 느끼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상처가 되는 말의 일부, 그림만으로도 아동들의 심리를 느낄 수 있다.

상처가 되는 말의 일부, 그림만으로도 아동들의 심리를 느낄 수 있다. ⓒ'그리다 100가지 말 상처' E-book

2. "그만 놀고 공부 좀 해라!"

코로나19로 인해 외부활동에 제약을 받으면서 자녀들과 함께 있는 시간들이 늘어나자 필자가 가장 많이 했던 말 중에 하나다. 학원, 놀이터, 학교도 이전처럼 자유롭게 갈 수 없는 상황이 아이들의 학습과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하루에도 수십 차례 했던 말인데 조금 놀라웠다.

이 말을 들은 아동이 커다란 화산이 화를 내며 폭발하는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한 부분은 동감이 되었다. 한참 뛰어 놀 나이에 공부, 학원에 매달려야 하는 부분은 분명 아이들에게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문가는 “공부 하라고 말하기 전에 어떻게 하면 아이가 공부에 흥미와 의욕을 가질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아이의 개성에 맞추어 아이가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찾아보아야 한다“라고 했다.

‘적극적으로 찾아보라’는 마지막 문구가 가슴에 와닿았다. 고민 없이 ‘공부해라, 숙제해라’ 앵무새처럼 반복한 것은 아닐까 반성하게 된다.

“아빠는 이제 네가 공부 하면 좋을 것 같다”라는 순화된 표현처럼 우리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방적으로 지시와 명령에 따라하게끔 했던 억압적인 부모의 모습에서 부드러운 표현으로 자녀의 공부에 관심을 갖고, 동행하는 모습으로의 변화가 필요할 것 같다.

전문가의 의견과 아동들의 그림을 통해 순화된 말을 예시로 일상생활에 변화를 주어야 함을 느낄 수 있다.

전문가의 의견과 아동들의 그림을 통해 순화된 말을 예시로 일상생활에 변화를 주어야 함을 느낄 수 있다. ⓒ'그리다 100가지 말 상처' E-book

3. "어디서 말대꾸야?"

자녀들이 성장을 하면서 어느 순간 반항적이고 버릇없이 대꾸를 하는 모습들이 늘어나면서 자주 쓰게 되는 말이다.

이 말을 들은 아동은 과연 어떻게 표현을 하였을까? 어두운 색과 인물의 크기로 공격적인 상황에 초라해진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냈다. 아이들의 감정을 어둡게 만드는 그림을 보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전문가 의견 또한 “부모가 권위를 내세워 아이의 의견을 무시하고, 명령하고 위협한다면 아이는 성장 후에도 자신을 존중하지 못하고, 자기주장을 제대로 내세우지 못하는 아이로 성장 할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런 말을 들으니 엄마(아빠)가 기분이 안 좋아지네, 엄마(아빠)말도 충분히 들어 주고, 그 다음에 네 의견을 말해 줄래?”라는 순화된 표현을 접하니 평소 자주 사용했던 말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느끼게 된다.

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에서도 관련 E-book을 볼 수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에서도 관련 E-book을 볼 수 있다. ⓒ'그리다 100가지 말 상처' E-book

100개의 말 중 단 3개의 말만 확인해 보았을 뿐인데 우리가 자녀들에게 사용하는 말들이 얼만큼 상처가 되고, 성장과 미래에 피해를 줄 수 있는지 경각심을 주기에 충분하다. 부모라는 이유로 억압, 지시, 명령의 어조가 들어간 상처가 되는 말을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했다는 게 부끄럽기도 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어른, 아빠, 엄마, 부모라는 권위를 내세워 아이의 의견과 생각을 무시하고 심리적 정서적으로 상처를 남기는 말들은 고치고 꼭 순화해서 사용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에서 상처주는 말을 확인하고, 순화된 말을 사용하겠다는 서약과 sns공유를 통해 더 많은 부모의 동참을 이끌 수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에서 상처주는 말을 확인하고, 순화된 말을 사용하겠다는 서약과 sns공유를 통해 더 많은 부모의 동참을 이끌 수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현장 전시회기간 동안 방문한 어린이들은 “무섭고 화가 날 것 같아요”, “부모님이 나에게 무섭게 이야기하면 슬플 것 같아요” 라고 관람 소감을 말하며 공감을 표현하기도 했다고 한다. 아동학대 중 40% 이상이 정서학대로,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말들이 아이에게 상처가 되고 불안감을 줄 수 있다고도 한다. 분명 우리 어른들의 표현, 말의 순화가 필요함 느끼게 된다.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과 성장에 작은 말 씨앗을 심어주자.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과 성장에 작은 말 씨앗을 심어주자. ⓒ'그리다 100가지 말 상처' E-book

현재 오프라인 기획전시는 종료되었지만 서대문구청 홈페이지 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를 통해 전자책(E-BOOK)으로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다.

전자책으로 편리하게 어린이들이 표현한 100가지의 말 상처와 그림을 보고 우리 아이들의 마음에 사랑과 희망 그리고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꿈을 키울 수 있는 따뜻한 말 씨앗을 심어주면 좋을 것 같다. 아이들도 똑같이 존중받고 사랑받아야 할 하나의 인격체라는 점을 꼭 기억하고 작품을 감상해보자.

■'그리다 100가지 말 상처' E-book
-서대문구청 홈페이지
-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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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상처 주는 말은? ‘그리다 100가지 말상처’ 전시회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박찬홍 생산일 2020-11-27
관리번호 D0000041345489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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