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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철도 역사 한눈에…‘철마의 길, 철로 위의 사람들’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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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이 한창 격변의 시기를 겪던 1897년, 모스라는 이름의 미국인이 서울과 인천을 잇는 경인선 철도의 부설권을 획득한다. 이후 2년이 지난 광무 3년, 1899년 9월에 경인선이 완공되었다.

“수레 속에 앉아 영창으로 내다보니 산천 초목이 모두 활동하여 닿는 것 같고 나는 새도 미처 따르지 못 하더라”

실제로 1899년 독립신문에 실린 경인선 기사는 이와 같이 속도감을 언급했다. 당시 인천과 서울이 걸어서 12시간씩 걸렸던 것을 생각하면, 제물포역에서 노량진역까지 1시간 40분이면 갈 수 있는 열차는 획기적인 변화였다.

오늘날 1호선의 기원이 되기도 한 경인선 철도가 완전 개통 12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국가기록원과 한국철도공사는 용산역 3층 대합실(맞이방)에서 ‘철마의 길, 철로 위의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전시를 열고 있다.

경인선 개통 120주년을 맞아 용산역에서 ‘철마의 길, 철로 위의 사람들 전시’가 열리고 있다.

경인선 개통 120주년을 맞아 용산역에서 ‘철마의 길, 철로 위의 사람들 전시’가 열리고 있다. ©김정훈

전시는 총 5부문으로 나뉘어 있다. 순서대로 화륜거, 히카리와 해방자호, 멈추지 못한 기차, 시공간의 단축, 희망의 연결 등이다.

첫 부문인 ‘화륜거’는 직역하자면 ‘불을 뿜는 바퀴 달린 탈 것’이라는 뜻으로 당시 증기기관차라는 신문명을 접한 사람들이 붙여준 경인선의 별명이었다. 쇠당나귀라는 표현으로 기차를 묘사하기도 했다. 시속 20km/h에 불과한 속도였지만 당시에는 혁명적인 속도였던 것이다.

당시 국민에게 한 줄기 빛이 되어준 손기정 선수의 이동 경로

당시 국민에게 한 줄기 빛이 되어준 손기정 선수의 이동 경로 ©김정훈

두번째 부문인 ‘히카리’는 일본어로 ‘빛’을 뜻하는 단어이다. 일제의 수탈 도구로 사용되었던 국내 철도가 해방 후에는 ‘해방자호’라는 이름을 달게 되었다는 것을 표현한다. 국내 철도는 경인선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로 확대되었고, 이는 수탈된 곡식, 공물들을 항구로 실어나르는 데 기여했다. 우리에겐 아픈 역사이지만 한편으로는 이것이 철도 교통의 기원이였다는 것도 부정할 수는 없다.

셋째 부문인 ‘멈추지 못한 기차’는 6.25 전쟁에서 군수품과 피난민을 싣고 달린 기차에 대한 역사를 보여준다. 모든 국가 제반시설이 전쟁때문에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기차만이 폭격을 뚫고 피난민을 남쪽으로 실어날랐고, 전세가 바뀌었을 때는 북으로 군수품을 싣고 달렸다.

넷째 부문인 ‘시공간의 단축’은 철도의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 철도의 발전으로 우리는 반나절 생활권에 접어들게 되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약 400km의 거리를 3시간 안에 주파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각 도시마다 지하철이 생기면서 시내에서도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가장 최근에는 수인분당선이 개통하면서 청량리역부터 분당, 용인, 수원을 지나 인천까지 환승 없이 갈 수 있게 되었다.

유라시아 철로 지도

유라시아 철로 지도 ©김정훈

마지막 부문인 ‘희망의 연결’은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우리나라에서 영국까지 한번에 철도로 연결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철도가 지나가는 지역에서 순국한 독립 투사들의 모습과 문화재들을 지도에 표시하며 철도 연결이 가지는 역사적 가치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해당 전시를 통해서 우리나라의 철도 역사를 되짚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매일 같이 타는 지하철의 기원에 대해 알고나니 우리가 당연히 여기던 지하철 등 철도 교통이 얼마나 소중한 유산인지 깨닫게 되었다. 관람 후 필자는 다시 지하철에 몸을 싣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서 용산역까지의 거리가 30km 남짓임을 고려하면 옛날에는 쉬지 않고 걸어서 7~8시간 정도 걸렸을 것이다. 하지만 지하철 덕분에 1시간만에 집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새삼 지하철이 고맙게 느껴졌다.

여기에 미처 소개하지 못한 역사적 기록물들이 용산역 3층 ‘철마의 길, 철로 위의 사람들’ 전시장에 많이 남아있다. 코로나 19에 따른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풍요로운 철도 역사 전시를 관람해보자.

■ '철마의 길, 철로 위의 사람들' 展
○ 기간 : 2020. 11. 9. (월)~ 11.23.(월) 9:00~21:00
○ 장소 : 용산역 3층 대합실(맞이방)
○ 홈페이지 : https://www.archives.go.kr/next/pages/newExhibitio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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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철도 역사 한눈에…‘철마의 길, 철로 위의 사람들’展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대학생기자 김정훈 생산일 2020-11-16
관리번호 D0000041253922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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