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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방역, 안전맨이 지켜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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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 전에 작성되었습니다-편집자주

지난 8월 11일,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기 전이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이른 아침, 우산을 쓰고 학교로 향했다. 필자는 학교를 졸업한 지 오래되었건만 학생들과 나란히 걸어가니 다시 학창시절로 되돌아간 듯 설레는 기분이다. 한양대학교사범대학부속중학교(이하 한대부중) 교실로 들어가는 1층 입구 문이 열려 있다.

학교 건물 출입구에 거리두기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학교 건물 출입구에 거리두기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윤혜숙

바닥에 ‘잠시만 기다려주세요’라는 안내문이 보인다. 거리두기에 따라서 학생들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다. 학생들은 우산을 접고 일단 걸음을 멈춘 뒤 한 명씩 차례대로 입장한다.

학교안전맨과 생활안전부 부장 선생님이 학생의 발열 검사를 지켜보고 있다.

학교안전맨과 생활안전부 부장선생님이 학생의 발열 검사를 지켜보고 있다. ⓒ윤혜숙

안쪽 간이책상에 카메라가 장착된 컴퓨터가 있다. 그리고 두 분의 선생님이 등교하는 학생들을 맞이하고 있다. 한 분은 학교안전맨이고, 나머지 한 분은 생활안전부 김수연 부장 선생님이다.

발열 검사에서 경고음이 울린 학생은 시간을 두고 생활안전부 선생님이 다시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발열 검사에서 경고음이 울린 학생은 시간을 두고 다시 체온을 측정한다. ⓒ윤혜숙

학생이 마스크를 잠깐 내리고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면 자동으로 발열 검사가 이루어진다. 정상인 학생은 교실로 가지만 ’삐’하는 경고음이 울리면 부장선생님이 체온계로 다시 체온을 측정한다. 그래도 체온이 높으면 잠시 의자에 앉아 있게 한다. 학생들이 바쁘게 걸어오느라 일시적으로 체온이 올라가는 예도 있다. 그런데 오늘은 자리에 앉아 있는 학생을 10분씩 간격을 두고 여러 번 체온을 측정해도 체온이 떨어지지 않았다.

보건 선생님이 학생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보건 선생님이 학생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윤혜숙

이때 교장 선생님의 호출을 받고 보건 선생님이 왔다. 보건 선생님이 일시적 관찰실로 학생을 데려간 뒤 학생의 보호자에게 전화를 건다. 그동안 체온이 올라가서 선별진료소로 간 학생들이 있긴 했지만, 다행히 아직 양성 반응을 보인 학생들은 없었다.

보건 담당 이수연 선생님은 “등교가 시작된 후로 학생들 안전 및 방역에 신경 쓰느라 매일 살얼음을 걷는 기분”이라면서 “체온이 정상을 웃도는 학생의 경우 일시적 관찰실에 머물다가 바로 선별진료소로 데려가서 검사해야 하는데 학부모와 연락이 되지 않았을 때가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교장선생님까지 관계자들이 등교하는 학생들의 발열 검사를 지켜보고 있다.

교장선생님까지 관계자들이 등교하는 학생들의 발열 검사를 지켜보고 있다. ⓒ윤혜숙

한대부중 박재현 교장선생님은 “학교안전맨이 있어서 선생님들의 수고를 덜어주고 있다”라면서 “지금 온라인 수업까지 준비해야 하니 학기 중에 선생님들의 피로도가 심하다. 그런 선생님을 대신해서 학교안전맨이 학교 방역에 집중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교장 선생님은 "성동구청에서 원하는 학교에 1명의 학교안전맨을 배치해줘서 감사하긴 하지만, 학교안전맨의 인원이 3~4명으로 더 늘어나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교육청에선 “학생의 체온이 37.5도 이상이면 선별진료소로 보내라”라는 지침이 내려왔다. 학교 자체적으로 세부 지침에 따르는 매뉴얼을 수립해야 했다.

학교안전맨이 등교하는 학생들의 발열 검사를 수행하고 있다.

학교안전맨이 등교하는 학생들의 발열 검사를 수행하고 있다. ⓒ윤혜숙

'학교안전맨'의 하루는 어떨까? 필자가 만나 본 학교안전맨 김정원(24세)군은 군대에서 제대한 뒤 며칠 되지 않은 시점에 구청의 공고문을 보고 망설임 없이 '학교안전맨'으로 지원했다. 그는 대학에서 응급구조학과를 전공하고 있어서 학교안전맨이 하는 일이 낯설지 않았다.

'학교안전맨'은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근무한다. 오전 8시에 출근하면 먼저 교사의 발열을 검사하고 그 다음 9시부터 학생의 발열을 검사한다. 등교 발열 검사에만 1시간 반 가량 소요되고 있다. 그리고 점심시간 전에 다시 학생의 발열을 검사한다.

학교안전맨이 쉬는 시간에 복도를 다니면서 학생들의 거리두기를 지도하고 있다.

학교안전맨이 쉬는 시간에 복도를 다니면서 학생들의 거리두기를 지도하고 있다. ⓒ윤혜숙

이때 쉬는 시간 종이 울렸다. '학교안전맨'이 교실이 있는 3층으로 올라갔다. 복도를 다니면서 교실에서 나온 학생들이 한꺼번에 몰려다니지 않도록 지도한다.

학교안전맨이 수업시간에 교실 손잡이를 소독제로 닦아내고 있다.

학교안전맨이 수업시간에 교실 손잡이를 소독제로 닦아내고 있다. ⓒ윤혜숙

수업시간 종이 울리면 학생들은 교실로 들어간다. 학생들이 앉아 있는 교실도 거리 두기에 따라 자리가 멀찍이 떨어져 있다. '학교안전맨'은 학생들이 복도에 없는 것을 확인하고 수건과 소독제를 들고 왔다. 교실의 문손잡이마다 소독제를 뿌리고 수건으로 닦아낸다.

김정원 군은“코로나19의 장기화로 중학생들도 방역의 중요성을 알고 있어서 지도하기 수월하다. 한 가지 유념할 것은 학생들이 집에서 체온을 측정한 뒤 등교 여부를 판단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학교 보건실 옆에 일시적 관찰실이 마련되어 있다.

학교 보건실 옆에 일시적 관찰실이 마련되어 있다. ⓒ윤혜숙

앞서 일과를 살펴봤듯이 학교안전맨은 학교로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학교 방역 및 감염 예방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등교 및 점심시간 전 하루 2회 학생들을 발열 체크, 의심 학생 관리 및 보호자 연락을 취하고 있다.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 교실 생활 방역 지원하고, 학생들의 빈번한 접촉시설을 소독하고 있다.

온라인 수업 준비로도 빠듯한 교사들의 일손을 도우며 학교 방역을 전담하는 '학교안전맨'의 활약을 직접 지켜보니, 막연히 걱정이 앞섰던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마음이 놓인다.

성동구는 지난 7월 학교별 수요 조사를 통해 학교안전맨을 채용했다. 서울시 또한 '청년 희망일자리 사업'을 통해 학교생활지원 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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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윤혜숙 생산일 2020-08-25
관리번호 D0000040667471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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