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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도 반한 공예점, '자영업자 생존자금'으로 오래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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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쌈지길에 있는 거안

인사동 쌈지길에 있는 거안 ⓒ김윤경

“마음 같아서는 '자영업자 생존자금'을 올해 말까지 쭉 받았으면 좋겠더라고요.”

인사동에 위치한 수제가구점 거안(居安)을 운영하는 정영애 대표의 말이다. 정 대표가 운영하는 가게는 쌈지길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다. 국산 느티나무를 소재로 수제가구를 제작해 40여 년을 넘게 운영해왔다. 정 대표 남편이 1980년에 공방을 열었을 때, 인사동은 나지막한 한옥에 둘러싸여 있었다고 했다.

필자가 가게를 찾았을 때, 근처 상인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모두 근처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로 몇십 년 동안 자리를 지켜, 인사동에 깊은 애착을 지니고 있었다. '자영업자 생존자금'에 대해 묻자, 바로 대답이 나왔다.

“당장 임대료에 썼죠. 가장 급하니까요.”

“우리 가게 역시 임대료 부담이 제일 컸어요. 자영업자라면 대부분 마찬가지일 거예요.”

정 대표 말에 다른 상인도 입을 모았다. 장소가 장소인 만큼 임대료는 비싸지만, 지난달까지는 임대료를 20% 삭감해 줘, 숨을 돌릴 수 있었고 했다. 그렇지만 솔직히 앞으로 걱정을 버리긴 어렵다.

가게 안 진열된 서각과 목공예들 ⓒ김윤경

정 대표는 뉴스에서 서울시 '자영업자 생존자금' 소식을 듣고 바로 인터넷을 통해 신청했다. 서울시 자영업자에게 한 달 70만 원씩 두 달간 지원되는 생존자금 1회차 지원금이 바로 들어왔다. 인사동은 임대료가 워낙 비싸 자영업자 생존자금만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는 힘들지만, 자금을 지원받은 사실이 무척 고마웠다고 털어놨다. 간편한 절차도 좋았다. 상상도 못한 코로나19가 터졌지만, 생각 못한 자금 또한 받았으니 더 힘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서울시는 7월 23일부터 '자영업자 생존자금' 2회차 지급을 시작했다. 정 대표도 곧 2회차 지원금 70만원 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 '자영업자 생존자금'은 54만 개 업체가 신청해 심사를 거쳐 적격자 47만 개 업체를 선정해, 1회차 지원금으로 70만원씩 총 3,260억원이 지급되었다. 2회차 지급은 1회차 지급을 받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휴폐업 여부를 조회한 뒤 자치구 별로 순차적으로 70만원씩 지급된다.

거안은 서울시가 선정한 오래가게이다

거안은 서울시가 선정한 오래가게이다 ⓒ김윤경

“코로나19 여파가 엄청나다는 걸 바로 알았어요. 그 전에도 경제적으로 힘들긴 했지만, 인사동은 외국인이 찾는 대표적인 곳이잖아요. 솔직히 말해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고민도 됐었죠.”

이곳은 입구에 '오래가게' 간판이 걸려있다. '오래가게'는 시민이 뽑은 개인 점포를 뜻하는 우리말로, '오래된 가게가 오래 가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3년간 전통공계, 생활문야 등 총 85곳의 오래가게를 선정해왔다.

가끔 손님들이 묻는다고 했다. 그는 손님들에게 오래가게가 무엇인지를 알려주면서, 전통 있는 가게가 쓰러지지 않고 더욱 오래갈 수 있기를 소망하고 있다. 물론 경제가 살아나면 좋겠다는 생각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경제가 피어야 문화도 빛을 보니까.

거안에서 판매하는 나무에 삼베를 씌워 만든 작품이 멋스럽다

거안에서 판매하는 나무에 삼베를 씌워 만든 작품이 멋스럽다 ⓒ김윤경

거안은 은은한 나무 향이 기분 좋은 곳이었다. 수작업으로 정성껏 물건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우선 만드는 이의 마음도 편해야 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다. 어려움에 처한 자영업자를 위한 서울시 지원 방안에 대해 서울시민기자로서 아는 만큼 설명을 드렸다. ‘서울시 자영업지원센터 소상공인 종합지원포털(http://www.seoulsbdc.or.kr)’을 포함해 7월 1일부터 바뀐 '서울형 긴급복지 지원 제도', '풍수해보험' 등에 대해 알려드렸다.

‘서울시 자영업지원센터 소상공인 종합지원포털(http://www.seoulsbdc.or.kr)’에서는 창업 준비에서 안정적인 매장 운영 과정 등 단계별로 맞춤 컨설팅을 해주며, 창업 자금, 멘토링, 정보 제공 등 여러 지원을 통해 소상공인을 돕고 있다.

또한 서울시는 코로나로 생계가 어려워진 저소득 위기가구를 위해 7월 1일부터 한시적으로 서울형 긴급복지지원 대상 범위를 넓혔다. 소득 기준을 중위소득 85% 이하에서 중위소득 100% 이하로 확대하고, 재산 기준을 2억5,700만 원에서 3억2,600만 원으로 변경했으며, 사유와 횟수에서도 좀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했다. ☞ 관련 기사 보기 : 7월 1일부터 달라진 '서울형 긴급복지' 주요내용은? http://mediahub.seoul.go.kr/archives/1288400

덧붙여 서울시는 올해부터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한 '소상공인 풍수해 보험료'를 추가 지원한다. 25개 자치구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 소상공인의 풍수해 보험가입비용 부담을 덜고자 7월 1일부터 대상에 따라 4.6~21% 지원하고 있다. 국가와 지자체에서 보험 가입자가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를 지원한다. 풍수해 보험은 예기치 못한 자연재난(태풍, 호우, 강풍, 대설, 지진)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보험이다. 소상공인이 총 보험금의 20%만 납부하면 돼 일반 보험에 비해 저렴하다. ☞ 가입 문의 : 거주지 동주민센터 및 보험사(DB손해보험 02-2100-5103, 현대해상화재보험 02-2100-5104, 삼성화재해상보험 02-2100-5105, KB손해보험 02-2100-5106, NH농협손해보험 02-2100-5107)

해외에 있는 많은 단골들이 빨리 찾게 되는 날을 그리고 있다

해외에 있는 많은 단골들이 빨리 찾게 되는 날을 그리고 있다 ⓒ김윤경

“저희 모토가 다음 세대에 넘겨줄 수 있는 가구를 만드는 거예요. 300여 년 넘은 고목이 나오면 가구를 만들기 위해 15~20여 년 이상 말려야 해요. 이런 끈기와 꾸준함에서 깊은 아름다움이 나오니까요. 경제 위기에 쓰러지지 않고 우리나라 문화로 이어나가고 싶어요.”

거안의 정 대표는 기억한다. 몇 년 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우연히 인사동에 왔다가 들렀고, 이듬해 다시 가게를 찾아왔다. 이것저것 관심을 가지고 보다가 가장 한국적 특색이 있는 작품을 사 갔을 때, 작품이 팔려 기쁘기도 했지만, 동시에 한국을 알린 뿌듯함도 함께 느꼈다. 인사동 상권이 더욱 피어나길 바라고 있다. 필자 역시 거안의 활기찬 나무의 숨결을 오래도록 느끼고 싶다. 자영업자 생존자금이 그 뿌리의 마중물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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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김윤경 생산일 2020-07-24
관리번호 D0000040459772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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