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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들이 포기하지 않도록…코로나 피해 긴급예술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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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정부와 지자체에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직장에서는 재택근무를 비롯한 유연근무제가 도입되었고, 사람들은 외출이나 모임을 삼간 채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공공기관이 잠정 휴원에 들어갔다. 도서관, 박물관, 공연장 등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은 일제히 문을 닫았다. 따라서 무대에 공연을 올리는 예술인들이 공연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 전당, 국립국악원 등의 기관에 소속된 예술단원들은 무관중 온라인 공연으로 드문드문 관람객들과 만나고 있다. 문득 소속기관없이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예술인의 상황은 지금 어떨지 궁금했다. 그래서 바리톤 박흥우 성악가를 만나 뵈었다.
250회 독창회 경력 배테랑 성악가의 사이버음악회
서초동에 있는 박흥우 성악가의 사무실은 음악을 연습하는 작업공간이었다. 좁은 공간에 한 대의 피아노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다. 지금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그는 음악회 공연이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런데 올해 1월에 열렸던 음악회를 마지막으로 상반기 공연이 전부 취소되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론 예정된 음악회를 진행할 수 없게 되었다. 외국에 유학하고 귀국한 초창기 젊은 시절에는 개인 레슨으로 고정적인 수입이 있었다. 나이 들면서 개인 레슨보다 음악회 공연으로 수입을 충당하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19 장기화로 음악회 공연을 할 수 없으니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다. 음악을 포기하지 않고 겨우 버티고 있다는 표현이 맞겠다.
박흥우 성악가는 고등학교 3학년 때 3개월간 성악을 공부해서 대학에 진학했다. 당시 박흥우 성악가는 동아 콩쿠르에서 1등을 하면서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았다. 동아 콩쿠르 수상은 외국에 유학을 다녀오면 대학에 교수 자리를 구할 수 있을 만큼 인지도가 높았다. 부모님은 음악을 끝까지 하면 굶어죽는다면서 반대했지만 담당 교수의 설득으로 외국 유학길에 오를 수 있었다. 1993년에 귀국한 뒤 지금까지 총 250회의 독창회를 열었다.
박흥우 성악가는 음악을 전공하면 집안에 돈이 많을 거라는 것은 편견에 불과하다고 했다. 무대에서 공연할 때 보이는 음악가의 모습은 화려해 보여도 실상은 그렇지 않다면서 경제적으로 부유해서 음악을 공부한 사람은 오래도록 음악가로 남아있지 않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연 수입이 없는 상태로 마냥 기다릴 수 없었다. 고심 끝에 사이버음악회를 열기로 했다. 3월 20일 저녁 8시 인터내셔널퍼포밍아트센터(IPAC)에서 첫 번째 사이버음악회를 개최했다. 공연 제목은 ‘밤을 지나 아침으로’다. 마치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어두운 현실을 벗어나 밝은 미래로 나아가자는 뜻을 담고 있다. 직접 제작한 포스터를 개인SNS에 올려서 공연을 홍보했다.
첫 번째 사이버음악회 공연중인 박흥우 성악가
무관중 온라인 공연이지만 관객들이 지켜본다는 생각에 평소와 다름없이 긴장된 마음으로 무대에 섰다. 공연이 끝난 뒤 후원계좌로 총 2만 원이 입금되었다. 그렇다고 해도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었다.
두 번째 사이버 음악회 '그대는 한송이 꽃과 같으니' 포스터
4월 16일 저녁 8시에 ‘그대는 한송이 꽃과 같으니’라는 제목으로 두 번째 사이버 음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마침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이하는 뜻깊은 날이어서 거기에 맞춰서 음악회의 제목을 정했다.
공연 실황 음반 및 동영상을 usb로 담아서 제작한 상품
또한 슈베르트 가곡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실황 음반 및 동영상을 모아서 USB에 담아서 판매했다. 그동안 총 250회의 공연을 했던 경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본인의 음원이 있어야 엄두를 낼 수 있다.
프리랜서 박흥우 성악가의 도전이 예사롭지 않다. 뛰어난 재능과 화려한 경력을 가진 박흥우 성악가도 최근 공연이 취소되어 사정이 어려운데 하물며 다른 예술인들은 어떨까? 최근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음악을 중단하고 직업을 전환하겠다는 후배들도 많다고 했다. 그래봤자 여태껏 음악이 좋아서 음악과 함께 살아온 후배들이 음악이 아닌 새로운 일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박흥우 성악가는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책이 마련되는 것처럼 예술인을 위한 지원책도 마련되어야겠단 바람을 피력했다.
서울시, 코로나19 피해입은 예술인(단체) 지원
서울시의 코로나19 피해 긴급예술지원
마침 서울시에서 박흥우 성악가의 간절한 바람에 화답이라도 하듯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지원’을 꺼내놓았다.
서울시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예술인?단체를 긴급 지원한다. 시는 서울문화재단을 통해 예술인(단체), 예술교육가, 문화예술기획자 등에 최대 2,000만 원까지 500여 건을 지원한다.
①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지원’은 코로나19로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은 예술인과 예술단체, 기획자 등을 대상으로 하며, 총 150건(팀)에 최대 2천만 원까지 지원한다. 서울시에 거주지, 작업실 등이 있으면 신청 가능하다. 4월 6일~17일 오후 5시까지 국가문화예술지원시스템(www.ncas.or.kr)에 접수하면 된다. ☞코로나19피해 긴급예술지원 공모(https://www.sfac.or.kr/opensquare/notice/support_list.do?cbIdx=992&bcIdx=110879&type=)
서울시문화재단에 공지된 코로나19 피해 긴급예술지원 내용
② ?‘예술교육 연구 활동 및 온라인콘텐츠 제작 긴급 지원’은 예술교육가를 대상으로 한다. ‘예술교육 연구 활동’, ‘온라인 예술교육 콘텐츠 제작·배포’ 2개 분야에 총 130건(팀) 내외 최대 1천만 원까지 지원하며, 4월 10일부터 4월 20일까지 서울문화재단 홈페이지(https://www.sfac.or.kr/)에서 접수를 받는다.
③ ‘예술인 문화기획활동 긴급 지원’은 문화예술기획자로부터 연구, 포럼, 기획안 등을 제안 받아 총 120명을 선정, 200만 원씩 지원한다. 서울문화재단 홈페이지(https://www.sfac.or.kr/)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공모기간은 4월 10일부터 4월 20일까지다.
기관이나 예술단에 소속되지 않은 채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예술인들이 많다. 생계가 막연한 예술인들이 서울시의 긴급지원에 힘입어 그들이 예술을 포기하지 않고 주어진 재능을 살리길 바라는 마음이다.
■ 코로나19 피해 예술인(단체) 긴급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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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시스템 | 내손안에서울 | 제공부서 | 콘텐츠담당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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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 시민기자 윤혜숙 | 생산일 | 2020-04-14 |
관리번호 | D0000039764583 | 분류 | 기타 |
이용조건 | 타시스템에서 연계되어 제공되는 자료로 해당기관 이용조건 및 담당자와 협의 후 이용하셔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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