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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북적 '경동시장'에서 정(情)을 장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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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시장에서 만난 시골 메주

경동시장에서 만난 시골 메주

옴짝달싹 않던 지독했던 겨울이 드디어 끝난 느낌이다. 꽃샘추위도 지나갔으니 이젠 진정한 봄을 맞이해야지. 겨울 외투들은 세탁소로 보내고 나머지 옷가지 정리도 싹 끝냈다. 그래도 아직은 일교차가 심하니 조심은 해야겠지? 기관지에 좋다는 약재를 사다가 은은하게 끓여 차처럼 수시로 마셔야겠단 생각이 들어 경동시장으로 향했다.

각종 한약재를 판매하는 약재 전문 시장 ‘서울약령시’ 입구

각종 한약재를 판매하는 약재 전문 시장 ‘서울약령시’ 입구

한약 상가가 밀집한 서울약령시와 전통시장이 운집한 곳을 일컬어 ‘경동시장’이라 통칭해 부른다. 경동시장은 조선시대 가난하고 병든 백성들을 돌보던 구휼기관인 ‘보제원(普濟院)’이 있던 자리에서 발전했다. 1920년대에 경기도·강원도 일대 농민들이 농산물을 판매하기 위해 옛 성동역과 청량리역을 통해 이곳에 모여들어 자연스럽게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말에는 사람과 문물, 정보의 교류가 활발한 장소란 이유로 강제 폐쇄 당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물건을 사고 파는 사람들로 활기 넘치는 경동시장

물건을 사고 파는 사람들로 활기 넘치는 경동시장

1960년 이후 한약 상인들이 모여들었고, 그 후 무허가 시장을 통폐합하면서 대형시장으로 발전했다. 1960년대 후반부터 약재상·한의원이 자리한 국내 최대의 한약 산업의 메카 ‘서울약령시’로 발전했다. 전국 각지에서 새벽에 올라와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가 점심 때쯤 되면 흩어지는 특성으로 ‘새벽시장’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렸었다.

다양한 한약재 및 한방차 재료를 구입할 수 있다

다양한 한약재 및 한방차 재료를 구입할 수 있다

경동시장이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1970년대부터라고 한다. 종로4·5에 모여 있던 약재상들이 이곳으로 이사 오면서 서울약령시가 약재 집산지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약재뿐 아니라 건어물, 야채, 청과 등 다양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는 전통시장이다.

한약 상가 쪽 약령시에서 곰보배추, 말린 도라지 등을 구입한 후 전통시장으로 이동했다. 안동 우엉, 제주 비트 등 전국 각지의 농산물들이 모여 있다. 흙이 묻은 날것의 상태가 정겹게 느껴진다. 대형 마트에서 말끔히 손질되어 비닐 포장된 상품에선 느낄 수 없는 정서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농산물에서 흙이 묻은 날것의 싱싱함을 느낄 수 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농산물에서 흙이 묻은 날것의 싱싱함을 느낄 수 있다

많은 물건을 쌓아두고 마치 거상 같은 인상을 풍기는 상인에서부터 골목 한켠에 조촐히 자리한 보부상 느낌의 상인까지, 그런 상인들과 흥정 중인 사람들 모습이 한 화면에 담긴다. 많은 인파들로 정신없어 하니, 옆에서 건어물상인이 “이 정도는 예전 흥했던 시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며 귀띔해 준다.

골목 한 켠에 조촐하게 건어물과 젓갈을 판매하고 있는 상인

골목 한 켠에 조촐하게 건어물과 젓갈을 판매하고 있는 상인

옆 골목에 들어서니 오래된 함흥냉면집이 보여서 한참 구경을 했다. 면을 직접 뽑는 이런 ‘자가제면’ 가게를 만나면 참 반갑다. 얼마 전 회냉면집 방송을 보고 군침을 꽤 흘렸기에 한 그릇 먹기로 결정! 시장 구경도 하고, 장도 보고 식사도 해결했다.

면을 직접 뽑는 자가제면 가게에서 냉면 한 그릇도 먹었다

면을 직접 뽑는 자가제면 가게에서 냉면 한 그릇도 먹었다

평소에는 편의상 주로 동네 근처 작은 마트에서 장을 본다. 앞으로 한 달에 몇 번쯤은 전통시장에 들러볼 생각이다. 편의상 들른 동네 마트에선 주로 간편식을 구입하게 되는데 이곳에선 신선한 채소와 과일들을 장바구니에 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 경동시장 안내
○위치: 서울시 동대문구 약령중앙로6길 12
○홈페이지 : http://www.kyungdongmart.com
○운영시간 : 약령시(한약상가) 월~토요일 오전 9시 ~ 오후 7시, 일요일 및 공휴일 일부 노상점포 영업 / 재래시장(건어물,야채) 월~일요일 오전 4시 ~ 오후 7시(상점마다 약간씩 다름), 휴일 추석 및 설날 당일 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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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북적 '경동시장'에서 정(情)을 장보다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콘텐츠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변경희 생산일 2019-03-29
관리번호 D0000035913543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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