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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년을 이어온 떡집명가, '오래가게'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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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떡집 내부 모습. 각종 매스컴에 게재된 기사와 함께 갖가지 떡들이 가지런히 진열돼 있다.

낙원떡집 내부 모습. 갖가지 떡들이 가지런히 진열돼 있다.

우리민족은 떡과 인연이 깊다. 예부터 정월초나 명절 때가 되면 떡을 하는 풍습이 있다. 그뿐인가. 제사, 돌, 백일, 회갑 등 기념일에도 떡이 빠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 떡은 꼭 이웃들과 나눠 먹었다. 가족 간 우애는 물론 이웃과 나눔을 실천한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동요 ‘고추먹고 맴맴’의 ‘할머니는 돌떡 받아 머리에 이고’라는 부분에도 잘 나타난다.

떡집의 대명사로 알려진 ‘낙원떡집’에 다녀왔다. 출입문을 여니 형형색색의 떡들이 눈에 들어왔다. 진열된 떡을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절로 나왔다. 떡집의 대명사, 낙원떡집은 김사순 씨, 김인동 씨, 이광순 씨 그리고 그의 아들까지 4대에 걸쳐 이어온 100년 떡집이다. 매스컴에 소개되기도 했다. 특히 왕의 떡, 두텁떡과 오색경단으로 유명하다.

낙원떡집은 올해로 개업한지 100년이 된다.

낙원떡집은 올해로 개업한지 100년이 된다.

현재 주인 이광순 씨는 이곳 낙원동이 떡집의 중심이 된 배경을 이야기했다. 한일합방 이후 궁궐 내에 있던 궁녀 등 궁인들이 집으로 풀려날 때 갈 곳 없는 이들이 대궐 가까운 이곳에 터를 잡았고 호구지책으로 떡을 빚어 팔았다. 이 떡들이 궁중떡으로 알려졌고 대궐에서나 맛 볼 수 있던 떡맛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기 시작한 것이 오늘날 낙원동 떡집거리의 시작이었다.

신문에 대를 잇는 가업으로 낙원떡집이 소개돼 있다.

신문에 대를 잇는 가업으로 낙원떡집이 소개돼 있다.

과거 인기가 좋을 땐 두텁떡과 오색경단을 하루 천 개 만들어도 부족할 때가 많았단다. 현재는 그 인기가 많이 줄어들어 예전 같지 않지만 아직도 떡집하면 낙원떡집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설립자 김사순 씨는 궁인 출신 과수댁을 드나들며 떡 만드는 법을 배웠고, 1920년경 가게를 차린 것이 낙원떡집의 시작이었다.

고객들이 진열된 떡을 둘러보고 있다.

고객들이 진열된 떡을 둘러보고 있다.

당시 낙원 떡전거리에는 일반가정에서 볼 수 없었던 궁중식 경단, 단자, 약식 등을 팔았다. 특히 다섯가지 고물을 쓰는 오색경단은 모양도 좋고 맛도 좋아서 인기가 높았다. 또 왕의 떡(두텁떡)은 특히 호도, 잣, 밤, 대추, 유자, 찹쌀 등 12가지 재료를 정성스럽게 준비하여 만드는 덕에 찾는 단체와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

현재는 두텁떡을 박스당 3,000원을 받는다. 내용물을 보니 한 끼 식사로도 충분했다. 방송에 나왔던 쑥인절미가 한 개에 1,000원, 모듬떡도 6,000원으로 맛과 명성에 비해 저렴했다. 주인은 당장의 이익을 위해 질 낮은 재료를 쓰지 않고, 기계가 아닌 손으로 만드는 것이 고객 유지의 방법이라고 했다.

주인이 진열된 떡을 살피고 있다.

주인이 진열된 떡을 살피고 있다.

남주북병(南酒北餠)이란 말이 있다. 서울의 남촌은 술맛이 좋고 북촌은 떡 맛이 좋다 하여 이르던 말이다. 떡 맛 좋은 북촌 한복판 낙원동에 있는 낙원떡집은 손님들도 대부분 단골손님들이다. 또 손님들도 대를 이어 찾는 곳이다. 돌떡을 해 간 사람이 장성하여 혼수떡을 해 가고 집안 부모의 기념일과 해로 등 기념떡을 해 가기도 한다.

미래유산인증 동판형태의 표식, 신문보도기사(왼쪽)와 낙원떡집 모습(오른쪽)

미래유산인증 동판형태의 표식, 신문보도기사(왼쪽)와 낙원떡집 모습(오른쪽)

서울시는 지난해 ‘오래가게’ 39곳을 선정했다. 오래가게는 ‘오랜 시간 한 자리에서 명맥을 유지해오며 서울의 정서를 담고 있는 노포(老鋪, 오래된 가게)를 찾아 브랜드를 붙인 것이다. ‘노포’가 일본식 표기인 점을 고려해 시민공모로 이름을 바꾸었다. ‘오래된 가게가 오래 가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담았다. 오래가게 선정 기준은 개업 후 30년 이상 운영했거나 2대 이상 전통계승, 무형문화재 지정자(또는 전승·보유자)가 운영하는 곳이다.

낙원떡집은 서울미래유산과 오래가게로 중복지정됐다. 그만큼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가치와 지속적 보존가치의 필요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낙원떡집이 4대뿐 아니라 자자손손 오래 보존되기를 기대해본다.

■ 낙원떡집
○ 위치 :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일대로 438 (낙원동 9)

○ 운영시간 : 매일 08:00~22:00 연중무휴

○ 홈페이지 : http://www.낙원떡집.한국

○ 교통 : 지하철 종로3가 (1,3,5호선 5번출구) 도보4분 / 지하철 3호선 안국역 (4번출구)도보5분

※낙원떡집은 낙원상가에서 운현궁방향으로 1분 거리다.

○ 문의 : 02-732-5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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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년을 이어온 떡집명가, '오래가게' 되다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조시승 생산일 2019-03-22
관리번호 D0000035849972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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