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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해넘이 숨은 명소, 남한산성 서문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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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타워와 함께 보이는 해돋이

무술(戊戌)년도 며칠 남지 않았다. 2018년 한 해 어떻게 보내셨나요? 가슴 아리고 아쉬웠던 일, 즐겁고 행복했던 순간들 모두 추억 속으로 떠나보내야 하는 섣달그믐이 다가온다. 세모에 차분히 한 해를 정리하며 새롭게 다가올 기해(己亥)년 새해맞이를 준비할 수 있다면 특별한 섣달그믐날이 될 것 같다.

요즘은 정월초하루 해돋이를 구경하는 것이 세시풍속으로 일반화된 것 같다. 그러나 그 안 날인 섣달그믐의 마지막 해넘이를 보면서 지난 한 해의 삶을 되돌아보는 것은 해맞이 못지않은 색다른 의미를 얻을 수 있다.

‘해넘이(일몰)란 해가 지평선이나 수평선 아래로 막 넘어가는 때’를 말한다. 해맞이 행사와 달리 인파들의 시끌벅적함이 덜 하니 일 년을 되새김하며 기해(己亥)년 새해를 설계하기에 해넘이가 더 좋다.

숨어있어 덜 알려진 서울 최고의 해넘이 명소 ‘남한산성 서문 전망대’

숨어있어 덜 알려진 서울 최고의 해넘이 명소 ‘남한산성 서문 전망대’

전국에는 유명한 해넘이 장소가 많다. 서해안 꽂지 해안공원, 태백산 장군봉, 해남 땅끝마을은 물론 가까운 강화도나 소래포구, 정서진 등도 잘 알려진 곳이다. 그러나 교통체증 염려 없이 서울에서 해넘이를 할 수 있는 곳도 여럿 있다. 인왕산, 남산, 개화산, 노을공원, 한강다리 등이 대표적 장소이다. 하지만 숨어있어 덜 알려진 서울 최고의 해넘이 명소를 소개하려 한다. 사진작가들 사이에는 알음알음 입소문이 난 ‘남한산성 서문(우익문) 전망대’가 바로 그곳이다.

서문은 남한산성을 개축한 이후부터 우익문이라 불렸다. 폭과 높이가 좁은 성문이다.

서문은 남한산성을 개축한 이후부터 우익문이라 불렸다. 폭과 높이가 좁은 성문이다.

서문(西門)은 남한산성을 처음 쌓았을 때부터 있었던 문으로, 정조 3년(1799)에 산성을 개축한 이후부터 우익문(右翼門)이라 불리었다. 성문은 반원형 홍예문이며 높이 2.5m·폭 2.1m로 작고 좁다. 병자호란 때인 1637년 1월 30일 인조가 세자와 함께 청나라 진영으로 항복하러 갈 때 이 성문을 통과했다.

서문쪽은 험준하고 경사가 심하여 방어에는 유리했지만 물자 이송은 힘들었다. 그러나 광나루와 송파나루 방면에서 산성으로 들어오는 가장 빠른 문이 서문이다. 서문 밖 성벽을 따라 오른쪽으로 몇 걸음 오르면 해넘이를 할 수 있는 ‘전망대’가 나타났다.

위례, 잠실, 송파 등 서울 전경이 한눈에 펼쳐지는 전망대

위례, 잠실, 송파 등 서울 전경이 한눈에 펼쳐지는 전망대

전망대에 올랐다. 동치미국물같이 시원한 조망이 파노라마 되어 펼쳐진다. 위례신도시, 잠실 롯데빌딩, 송파 몽촌토성이 발아래로 내려 보이고 고개를 들면 남산 서울타워가 서울의 중심임을 알린다. 좌로부터 관악산과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이 서울 외곽을 따라 병풍을 두른다.

일몰시간이 가까워지자 서쪽 하늘이 붉어지며, 남산 너머로 해넘이가 시작된다

일몰시간이 가까워지자 서쪽 하늘이 붉어지며, 남산 너머로 해넘이가 시작된다

일몰시간이 가까워지자 서쪽 하늘이 붉어온다. 이윽고 노을 물감 뿌려진 남산 너머로 해넘이가 시작된다. 울긋불긋한 도심 불빛은 해넘이를 돋보이게 한다. 사진작가들의 최고 출사(出寫) 포인트가 우연히 된 것 아닌 것 같았다.

해넘이를 보러 서문에 오른다면 시간적 여유가 갖고 출발함이 좋다. 국가지정문화재로써 201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남한산성에는 다양한 볼거리가 알토란이기 때문이다.

국가사적 제480호인 ‘남한산성행궁’을 둘러봐도 좋고, 남쪽으로 향하여 청량산 수어장대, 청량당, 영춘정의 조망을 즐겨도 좋다. 행궁(行宮)이란 임금이 궁궐을 떠나 도성 밖으로 행차하는 경우 임시로 거처하는 곳을 말한다.

신라 주장성(672)의 옛터를 기초하여 쌓았다는 남한산성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성으로 1,000년 넘게 고유의 모습을 유지해 오고 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남한산성행궁과 청량산 수어장대, 청량당, 영춘정 등을 둘러봐도 좋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남한산성행궁과 청량산 수어장대, 청량당, 영춘정 등을 둘러봐도 좋다

해넘이 장소인 서문 전망대로 오르는 방법은 2가지가 있다. 산성 안 종점 버스정류장에서 서문으로 가는 방법과 마천동에서 서문으로 직접 오르는 방법이다. 지하철 8호선 산성역(2번출구)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52번, 9-1번)를 타면 산성 안 종점까지 2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종점에서 서문까지는 쉬엄쉬엄 걸어도 30여분이면 충분하다.

또 다른 방법은 마천동에서 등산로를 택해 쌍둥이약수터를 지나 서문에 직 코스로 오르는 방법이다. 2시간이면 넉넉하다.

차분히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는 해넘이, 야경은 덤이다

차분히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는 해넘이, 야경은 덤이다

이제 무술(戊戌)년도 일주일이 채 남지 않았다. 올 해 서울에서 해넘이 시간은 도심을 기준으로 19:20분 전후라고 한다. 수많은 인파가 모여 번잡한 해맞이 행사보다는 차분히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는 나만의 ‘해넘이 계획’ 세워보면 어떨까. 지평선 너머로 떨어지는 마지막 해넘이를 본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가슴이 뭉클해진다. 백제로부터 지금까지 한강을 중심으로 전개된 우리 민족사의 흐름과 맥을 같이 해 온 남한산성에서 가족들과 함께하는 ‘해넘이’는 색다른 감흥을 나누기에 충분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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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해넘이 숨은 명소, 남한산성 서문 전망대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최용수 생산일 2018-12-28
관리번호 D0000035277846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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