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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처음이지" 관광객 위한 시내버스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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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는 시티투어버스 중 트롤리버스

서울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는 시티투어버스 중 트롤리버스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123) 관광객을 위한 시내버스 특화 필요해

외국인들은 서울 관광을 할 때 주로 지하철을 이용한다. 사실 이것은 전 세계 어디나 마찬가지라서 우리나라 국민들도 외국 대도시에 자유여행을 가면 버스보다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지하철은 노선의 수가 버스보다 적다. 이는 역설적이게도 지하철 노선을 이용하기 더 쉽게 해준다. 너무 많은 것은 중요한 것을 알 수 없게 한다. 구성 노선수가 많은 버스보다 그 수가 적은 지하철이 노선망을 이해하기 더 쉽다.

또한 지하철은 노선수가 적기 때문에 여러 노선들이 함께 그려진 노선도를 제공할 수 있다. 관광객은 이를 통해 노선간의 환승관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지하철의 안내체계가 훨씬 잘 되어 있다는 점이다. 효과적으로 제작된 안내체계(사이니지), 책자나 인터넷 등 여러 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노선도, 다국어 안내방송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도시를 여행할 때 버스도 장점이 많다. 우선 가장 큰 것은 지상에서 달리면서 도시의 풍광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관광이란 꼭 특정 관광지에서만 하는 게 아니다. 방문한 도시의 모습들과 시민들의 일상을 보는 것도 중요한 관광이다. 특히 발전된 도시들은 거리의 야경 자체가 관광거리일 정도다.

결국 서울의 관광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하철에만 의존할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이 버스를 편리하게 이용하게 해주는데도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관점에서 등장한 것이 시티투어버스이다. 현재 서울에서는 ‘도심고궁남산’, ‘파노라마’, ‘어라운드강남’, ‘야경’의 총 4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주요 관광지를 따라가며 운행하기 때문에 편리하다. 하지만 시티투어버스는 최대 1만8,000원에 이르는 비싼 요금, 30~70분에 이르는 긴 배차시간, 기점 기준 17~18시에 막차가 출발하는 짧은 운행시간 등의 문제점을 갖고 있다.

그래서 필자가 생각하는 것은 시티투어버스도 좋지만, 기존 시내버스를 좀 더 외국인 친화형으로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물론 모든 노선을 다 하자는 것은 아니다. 현재 서울시내버스는 서울 전역에서 운행하고 있는데, 이중에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특히 편리한 노선들이 있다. 따라서 이 같은 노선들을 엄선하여 외국인들에게 우선적으로 홍보하고 외국인이 이용하기 쉽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해당 버스 노선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 관광지를 갈 때 지하철보다 우회 및 환승이 적은 경우
○ 지하철로 갈 수 없는 관광지를 버스가 가는 경우
○ 주요 관광지 여러 곳을 한꺼번에 운행하는 경우

현재 서울에서 위 기준에 해당하는 버스 노선으로는 다음 버스들을 꼽을 수 있다.

○ 이대-시청(덕수궁)-인사동-창덕궁 등의 관광지를 연속하여 운행하는 172번
○ 신촌-시청-명동-한강-신사동 가로수길-압구정 로데오거리-선정릉을 운행하는 472번
○ 창경궁-광장시장-종묘-종각,청계천-명동-남산케이블카-경리단길-반포한강시민공원-신사동 가로수길-한류스타거리-COEX를 운행하는 143번
○ 잠실 석촌호수-종합운동장-COEX-압구정 로데오거리-동대문시장-창경궁을 운행하는 301번

일반 버스인데도 시티투어버스 못지않게 여러 관광지를 지나가고 있다. 게다가 지하철과 환승하면 거의 무료에 가깝게 이용할 수 있는데다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운행한다는 장점도 있다.

따라서 서울시에서 이 같은 관광 특화 버스 노선들을 몇 개 선정하여, 지하철 노선도 같은 버스 노선도를 만들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제공하면 좋을 것이다. 또한 버스에는 주요 관광지를 지나는 관광 특화 노선이라는 것을 알리는 특정한 도색을 실시하면 효과적이다. 길에 있는 도로표지판에서 관광지들은 갈색으로 표시된 것과 같은 원리다.


일본 교토에서 시내버스를 활용해 관광객용 특화버스로 운행 중인‘라쿠버스’와 그 노선도

일본 교토에서 시내버스를 활용해 관광객용 특화버스로 운행 중인 ‘라쿠버스’와 그 노선도


실제로 일본 교토에는 시내버스 중 100, 101, 102번 버스를 외국인 관광객용 특화버스 ‘라쿠버스’로 운행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시내버스와 같은 노선망에 포함되어 있고 요금도 동일하지만, 특별한 도색을 하고 특별한 이름을 붙여 관광객들이 이용하기 쉽게 해놓았다. 전용 노선도도 제공된다. 물론 현지인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광전용 시티투어버스는 아니다.

마찬가지로 독일 베를린의 100번과 200번 버스도, 알기 쉬운 번호, 특수한 차량(2층 버스), 주요 관광지를 지나는 노선 등 기존 시내버스 중 특정 노선을 관광객 특화형으로 운영하는 사례다.

이렇게 외국인 관광객 특화노선으로 선정된 버스에는 실내외에 다국어 안내물 강화, 다국어 안내방송 시행, 외국어가 가능한 버스기사 우선 배치를 시행하여 외국 관광객 친화형으로 만들 수 있다. 또한 선정된 노선들이 소수인 만큼 이들 노선들로만 구성된 지하철 노선도 형식의 버스 노선도 제작 및 배포를 하고, 서울시 관광안내물에 이들 버스를 홍보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 같은 버스들은 경유 관광지의 다양성 측면이나 차량의 고급성 측면에서는 현행 시티투어버스에 미치지 못한다. 출퇴근 시간에 차내가 혼잡한 것도 문제다. 현재 시티투어버스의 차량은 좌석버스, 지붕이 없는 오픈탑 버스, 2층 버스, 12개 외국어의 관광 안내 헤드폰 서비스, 뒤로 눕힐 수 있는 좌석, 무료 와이파이 등의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시내버스의 일부를 관광객 특화형으로 만든다면 긴 운영시간, 짧은 배차시간, 저렴한 요금, 서울시민들과 함께 타면서 현지인들의 생활상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장점들도 많다. 출퇴근 시간 교통정체만 피한다면 지하철과 맞먹는 매력적인 교통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방식은 완전히 새 노선을 만드는 게 아니고 기존 노선에 안내체계만 보강하는 것이므로 비용이 적게 든다. 그러면서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새로운 매력적인 교통수단을 제공할 수 있으므로 저비용 고효율 관광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관광 경쟁력을 높이려는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검토를 해볼 필요가 있다.

자료도움 : 다음카페 철도동호회 왕십리님, 엇박님

한우진 시민기자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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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한우진 생산일 2018-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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