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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 남성들 요리 도전기! “가족에게 맛있는 밥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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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50플러스센터, 요리에 집중하는 수강생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김영옥

노원50플러스센터, 요리에 집중하는 수강생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50+ 세대의 인생 후반을 다방면에서 지원하는 50플러스센터의 이색 강좌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중 중년 남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요리하는 남자’ 프로그램이 기자의 이목을 끌었다. 그 강좌 현장을 직접 찾아가 보았다.

노원50플러스센터 3층 ‘함께 부엌’ 에서 중장년 남성 10여 명이 꼼꼼하게 메모를 해가며 김정미 강사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남자요리교실-요리하는 남자Ⅱ’는 노원50플러스센터의 인기 강좌다. 앞치마를 두른 채 한 손에는 펜을, 다른 한 손에는 오늘의 요리 레시피가 적힌 종이를 들고 수업에 열중하는 중장년 남성들의 모습에 사뭇 진지함이 느껴졌다.

조리 시 알아두어야 할 사항을 꼼꼼하게 메모 중인 수강생들 ⓒ김영옥

조리 시 알아두어야 할 사항을 꼼꼼하게 메모 중인 수강생들

이날의 요리는 ‘비빔국수와 짜장 떡볶이’였다. 주말에 식구들에게 제대로 실력 발휘할 수 있는 메뉴이다.

김정미 강사는 “국수가 쫄깃하려면 삶는 법을 달리해야 해요. 물이 끓기 시작하면 찬물을 3~4번에 나눠서 부어주세요”라고 설명했다.

뒤이어 한 수강생이 “지금껏 우리 아내가 잘못하고 있었네요. 국수가 다 삶아질 때까지 계속 서서 젓고 있던 걸요”라고 말하자 일순간 강의실은 웃음이 가득 넘쳤다. 수강생들은 웃음을 머금은 채 “너무 많이 알면 안 된다”거나 “이제 마누라에게 잔소리가 심해질 것 같다”며 각자 한마디씩 덧붙였다.

수강생들이 본격적인 조리에 앞서 채소를 다듬고 있다. ⓒ김영옥

수강생들이 본격적인 조리에 앞서 채소를 다듬고 있다.

오늘의 요리 시연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수강생들은 미리 만들어 놓은 비빔국수와 짜장 떡볶이 시식을 마치고, 2~3명씩 한 조가 되어 요리를 시작했다. 조를 이룬 수강생들은 비빔국수와 떡볶이에 필요한 채소를 다듬어 썰고, 멸치 육수, 소스 등을 만들었다. 아직 칼질이 서툴고 요리 순서도 헷갈려 레시피가 적힌 종이에 의지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조리 시간이 흐르자 그럴싸한 음식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한 조 한 조 음식이 완성된 후 함께 시식하며 대화를 나누었다. “한 번 드셔보세요. 맛이 괜찮습니다”라며 강사와 기자에게도 자신 있게 음식을 권하는 수강생들의 얼굴에는 자신감과 뿌듯함이 넘쳤다.

수강생들이 완성한 비빔국수. 먹음직스러운 요리를 완성했다. ⓒ김영옥

수강생들이 완성한 비빔국수. 먹음직스러운 요리를 완성했다.

수강생 김호진 씨는 “집에서 단호박 스프를 실습해봤는데 정말 맛이 좋았어요. 아내가 좋아하더라고요. 요리교실을 통해 유용한 팁들도 많이 알게 돼서 도움이 많이 됩니다. 노원50플러스센터에서 음악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있던 중 요리교실 강좌를 알게 돼서 신청하게 됐습니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열심히 요리 중인 수강생들 ⓒ김영옥

열심히 요리 중인 수강생들

김태선 씨는 자신감이 넘치는 소감을 전했다. “집에서 라면강정이랑 영양굴밥을 해봤어요. 이 요리로 식구들한테 인정 좀 받았어요. 아내에게 맨날 해달라고하기 미안해서 1월부터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내 입맛에 맞는 것, 이젠 제가 해먹을 수 있어요.”

고광준 씨는 요리를 배우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내 생일 때 미역국이라도 끓여주고 싶고, 아내가 아플 때 요리를 해먹이고 싶은데 워낙 할 줄 아는 게 없으니 막막했죠. 어디 가서 배우기도 좀 그랬는데 노원50플러스센터에서 비슷한 연배의 남성들과 함께 하나씩 배울 수 있으니까 자신감이 생기고 참 좋습니다. 이번에 요리 강좌를 처음 수강했는데, 요리를 배우는 것이 나이 들면서 꼭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남자요리교실-요리하는 남자’는 하루 두 가지 요리를 8주 동안 배웠다. 강된장찌개와 제육볶음, 황태콩나물국과 두루치기, 버섯콩나물밥과 새우마늘쫑볶음, 마파두부와 유니짜장, 닭볶음탕과 비빔국수, 짜장 떡볶이와 쫄면 등의 메뉴를 익혔다. 첫 번째 강좌 인기에 힘입어 ‘남자요리교실-요리하는남자Ⅱ’로 문을 열었던 요리 강좌는 4월 20일을 끝으로 종강하였다. 1회를 수강한 뒤, 다시 2회를 수강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요리의 가짓수를 늘려가는 수강생들도 있다.

50플러스센터 남성 수강생들은 요리강좌를 수강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김영옥

50플러스센터 남성 수강생들은 요리강좌를 수강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이 강좌에 문을 두드리게 된 계기들은 각자 다르지만 ‘이젠 요리를 스스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 공통적으로 보였다. 퇴직 후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 50+ 세대 중장년 남성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이들에게 남자요리교실은 한 번쯤 수강해볼 만한 강좌가 아닐까싶다. 스스로 할 줄 아는 요리가 많아지면 그만큼 아내에게 의존하는 비중도 줄어들고 스스로도 자유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현재 노원50플러스센터에서는 요리수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육들을 신청할 수 있다. 나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찾아 지금 도전해 보자.

■ 노원50플러스센터 안내
○ 위치 : 서울시 노원구 노원로30길 73(상계2동 181-14)
○ 홈페이지 : nowon.50center.or.kr
○ 문의 : 02-930-5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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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 남성들 요리 도전기! “가족에게 맛있는 밥상을…”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김영옥 생산일 2017-05-22
관리번호 D0000030172654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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