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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공사 박진섭사장 "신재생에너지가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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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1일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6주기였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교훈 삼아 만든 정책이 서울시의 ‘원전하나줄이기’다. 친환경·분산형 에너지 확대가 목표다. 이를 위해 서울시가 지난 2월 23일 서울에너지공사를 출범시켰다. 박진섭(53) 서울에너지공사 초대 사장을 만나 친환경 에너지 정책 구상을 들어봤다.
도쿄에서도 관심 갖는 서울시 ‘원전하나줄이기’
“초대 사장이라는 책무를 맡게 돼 영광스럽고 구상해왔던 일을 실현해볼 수 있는 역할을 맡아 설레면서도, 3년 임기 안에 기초를 다져놔야 한다는 막중한 사명감을 느낍니다.”
첫인사에서부터 무거운 책임감을 토로한다. 서울에너지공사가 설립된 이유부터 물었다.
“에너지 문제는 에너지가 어디서 오는지 잘 모르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요. 누군가 공급해주고 나는 쓰면 되잖아요. 그런데 조금 더 들여다보면, 동해와 남해에 원자력발전소가 밀집해있고 서해에는 화력발전소가 들어서 있어요. 에너지를 도시로 끌어오기 위한 장거리 수송 체계 때문에 밀양, 영덕, 삼척 등에 대규모 송전탑을 세우게 됩니다.
소비는 다른 데에서 하는데, 거대한 송전탑이 마을을 통과해 전자파 문제 등 피해를 주니 반대 운동이 일어나고 사회적 갈등 비용이 발생하죠. 최근 동해 쪽에는 지진이 발생했잖습니까? 자연 현상이기 때문에 예측이 어렵지만, 수습도 어려워요. 원전 밀집 지역에 큰 규모 지진이 온다면 어떻게 될 것이냐는 문제가 생기는 거죠.
서해 쪽에 집중된 화력발전소는 그 지역뿐 아니라 서울과 수도권 지역 미세먼지의 주범이에요. 석탄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대기 질이 나빠집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에너지 문제로 다른 지역에 피해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절약하고 생산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철학 방향을 제시한 거죠.”
결국, 도시 생활의 편리를 위해 전송해오는 ‘공급과 효율 중심의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출발했음이 읽힌다. 대표 슬로건, ‘원전하나줄이기’ 정책 설명이 이어진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170만 명의 서울시민이 참여해서 200만TOE(Tonne of oil equivalent, 석유환산톤)에 달하는 원전 1기 분량의 에너지를 절약했습니다. 1TOE는 원유 1톤이 연소할 때 발생하는 열량으로, 일반 가정에서 약 3년 5개월간 사용할 수 있는 전기 사용량이니 엄청난 규모지요. 이런 ‘원전하나줄이기’ 정책의 성공은 이미 세계적으로도 유명해졌어요. 후쿠시마 사고로 에너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도쿄 시민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찾아옵니다. 그런데, 아직 국내에서만 잘 모르는 것 같아요(웃음).”
2020년 서울시 전력 자립률 20%로 높일 것
자랑할 만도 하다. 서울시는 에너지 정책으로 세계그린빌딩협회(WGBC) 기후변화 리더십상, 에코마일리지 UN 공공행정상 시민참여촉진 분야 우수상 등을 받았다. 또, 세계자연기금(WWF) 기후변화 대응행동 우수도시로도 선정됐다. 외국에서도 배우러 온다는 ‘원전하나줄이기’ 사업의 2단계 목표는 무엇일까.
“2020년까지 서울시 전력 자립률을 20%로 높이는 겁니다. 서울에너지공사는 ‘에너지 소비도시’ 서울을 ‘에너지 생산과 자립 도시’로 만들기 위한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고요. 서울시 전력자립률은 2016년 기준 약 7%에 불과합니다. 서울시 주요 공공시설에는 약 104메가와트(MW) 규모의 태양광이 입주해있는데요. 에너지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해 건물 에너지 사용량을 효율화하고, 태양광 및 연료전지 설치 확대로 전력 자립률을 높여나갈 계획입니다.”
시민이 에너지 생산하고 파는 시대
기후변화시대에 대비해 에너지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행정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서울시나 공사의 장밋빛 구상만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중요한 점은 시민참여를 어떻게 활성화하느냐에 달린 것은 아닌지 궁금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려면 정책적으로 추진할 것도 있지만, 시민들이 관심 가지고 참여해야 시장이 열립니다.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은 시민의 손에 달렸다고 볼 수 있어요. ‘원전하나줄이기’ 정책 결과 ‘미니태양광’을 포함해 태양광 발전에 참여하는 가구는 2만2,000여 가구에 달합니다.
이 외에도 시민햇빛펀드, 에너지협동조합, 에너지슈퍼마켓, 에너지자립마을 등 ‘에너지 농부’가 되려는 시민도 등장했어요.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누구나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며 팔기도 하는 에너지 프로슈머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이를 적극적으로 유도해 나갈 계획입니다.”
시민참여 유도에는 재정적 지원이 뒤따라야 하는 것은 아닌지 물었다.
“신재생에너지의 대표적인 게 태양광과 풍력이죠. 도시에는 바람이 없어 풍력기보다는 태양광 설치를 선호해요. 정수장, 하수장, 공영주차장 등 공유지에 설치해요. 재작년부터는 서울 시내 아파트 베란다에 250W 규모의 미니태양광을 설치하는 사업도 합니다. 24시간 돌아가는 냉장고 전기사용량을 절약할 수 있어요.
시와 구에서 보조금을 줍니다. 그랬더니 한 가정당 15~20만원에 설치 가능해요. 지난 폭염 때 평상시 5만원 하던 전기세가 20~30만원이 나오는 폭탄을 맞은 가정이 많았잖아요. 폭염은 햇빛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이니 태양광을 사용한 사람들은 톡톡히 효과를 봤죠.”
요즘 우리 사회 화두로 떠오르는 전기자동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미니태양광뿐만 아니라 전기자동차도 에너지 저장장치로 활용 가능합니다. 탈 일이 없는 낮에 충전된 전기를 다시 되파는 세상이 조만간 올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런 시대를 대비해 에너지와 관련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상품을 개발하는 청년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원할 계획입니다.”
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일자리 창출
우리는 에너지원의 97%를 수입에 의존하는 데 비해, 1인당 에너지 소비는 세계 8위로 일본, 독일, 영국보다 많다. 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에 희망은 있다고 들려준다.
“우리는 이미 ‘탈원전’, ‘탈석탄’의 에너지 전환 시대에 접어들었어요. 원전이든 석탄이든 산업발전과 궤를 같이해 과거에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죠. 그런데 더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발달하고 있어요. 위험하고 불완전한 에너지로부터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로 패러다임을 바꿔줘야 할 때입니다.
에너지 저장기술이 발달해 햇빛이 없을 때도 태양광을 쓸 수 있는 시대에요. 기술이 뒷받침되면 정부는 선도해 정책으로 제시하고, 정치는 그 추진 방향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패러다임 바꾸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기술과 조건이 맞물려가고 있어요. 한국은 IT 강국이잖아요. 요즘 LG 등 가전제품도 에너지 사용량 체크 등 정밀한 기술적인 기반과 점검 시스템이 있어요.”
박 사장이 조기 대선을 맞아 대선 후보들에게 요구하는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 관련 공약과 비전에 귀가 솔깃하다.
“독일은 2001년도에 신재생에너지공사를 만들었습니다. 35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했어요. 그러기 위해 독일은 지난해에만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건설에 22조를 투자했지요. 설치된 재생에너지 설비를 유지·보수하는데 20조의 부가가치가 창출됐습니다. 미국의 리뉴어블 워크(Renewable Work) 보고서에 따르면 5,900MW의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이 건설되면, 1년간 2만8천개의 일자리가 생기고, 시설의 운영·유지 관련한 일자리도 3천개가 생긴다고 해요. 미래에너지가 곧 일자리의 블루오션입니다.”
* 박진섭 사장은 1996년 환경운동연합 정책기획실장, 2006년 생태지평연구소 상임이사 등 환경단체에서 활동했다. 이후 에너지·산업전문위원회 위원, 국가에너지위원회 갈등관리 전문위원, 환경부 민·관 환경정책협의회 위원을 거쳐 2014년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 전문위원과 사업단장을 지냈다.
이 기사는 청년 온라인 미디어 <단비뉴스> (www.danbinews.com)에도 공동 게재됩니다. <단비뉴스>는 언론인 양성 대학원 과정인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에서 운영하는 뉴스매체로, 앞으로 <내 손안에 서울>에 지역, 청년, 환경 문제 등의 문제를 청년의 시각에서 연재합니다. |
본 콘텐츠는 서울시'내 손안에 서울'에서 게재중인 콘텐츠 입니다. 내 손안의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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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시스템 | 내손안에서울 | 제공부서 | 콘텐츠담당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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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 시민기자 박희영 | 생산일 | 2017-03-17 |
관리번호 | D0000029428739 | 분류 | 기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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