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서울
3.1운동의 흔적을 찾아…승동교회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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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탑골공원을 지나 인사동 거리로 접어드는 초입에 100년이 넘은 오래된 예배당 승동교회가 있다. 늘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인사동에서 이정표를 따라 교회 입구 골목으로 들어서면, 신기하게도 주위가 고요해진다. 교회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담벼락 게시판을 지나, 붉은 벽돌의 고풍스럽고 아담한 교회가 보인다.
1912년 지어진 승동교회는 일제의 창지개명 당시 개명된 ‘인사동’이 생기기 전부터 자리하고 있던 곳이다. 이 교회의 오랜 역사는 ‘승동’이라는 이름으로도 알 수 있다. 승동교회가 생겨난 자리는 종로 한복판 ‘절골’(寺洞, 지금의 인사동 137번지)이라는 동네였다. 절골 또는 사동(寺洞)이란 동네 이름은 고찰 원각사 때문에 붙여진 것인데, 승려가 많다 해서 ‘승동’(僧洞)이라고도 했다. 이후 교회의 이름은 현재의 ‘勝(이길 승)洞’으로 바뀌었다.
로마네스크풍이라고 하는 반원형 아치 모양의 큰 창문이 붙어있는 붉은 벽돌이 눈에 띈다. 교회 마당엔 보기 드문 종탑과 함께 앉아 가기 좋은 테이블과 의자들이 마련돼 있어, 종탑을 바라보며 종소리를 상상하며 쉬어가기 좋았다. 교회 입구에 관리실이 있지만 누구나 오갈 수 있도록 정문은 물론 후문도 열려 있다.
교회의 몸체를 두른 붉은 벽돌은 군데군데 색깔이 다르다. 한양도성 성곽처럼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개보수를 한 흔적이다.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30호인 승동교회는 3·1독립만세운동의 현장이기도 하다. 1993년 ‘3·1운동 유적지’로 지정된 것을 기념해 교회 마당 한 편에는 3·1 독립운동 기념터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1919년 2월, 교회 1층 밀실에서 연희전문학교의 김원벽을 중심으로 경성의 각 전문학교 대표자 20여 명이 모여 3·1독립운동의 지침과 계획을 모의했다. 2월 28일 밤엔 1,500장의 독립선언문을 경성 각처로 배포했다. 교회의 위치가 기미독립선언서를 낭독할 탑골공원에 인접해 있어서 거사진행을 돕는 데 쉬웠기 때문이었다.
3·1독립만세운동으로 학생 대표였던 김원벽을 비롯한 많은 교인들이 투옥되자, 당시 승동교회 차상진 목사도 조선의 독립을 요구하는?‘12인의 장서’를 과감히 조선총독부에 제출하고 옥고를 치루기도 했다. 그 후로 승동교회는 일본 경찰로부터 심한 수색을 당하는 등 많은 수난을 겪어야 했다.
당시 학생들은 민족대표 33인이라 불리는 어른들만큼 큰 용기를 내어 3·1독립만세운동을 주도했다. 기미년 3·1일 토요일 민족대표와 학생대표들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종로 탑골공원에서 만나 독립만세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하지만 민족대표들은 탑골공원이 아닌 인근 서양식 요리집이었던 태화관에 모인다. 태화관에서 기미독립선언식을 거행한?이들은 조선총독부에 전화를 걸어 자수를 했고, 체포하러 온 일본 헌병들에게 연행됐다. 탑골공원에서 민족대표들을 기다리던 학생들은 포기하지 않고 기미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모여든 군중에게 기미독립선언서와 태극기를 나눠주면서 3·1독립만세운동이 시작된다.
학생들에 의해 불처럼 번진 3·1독립만세운동은 서울에 이어 중소도시와 농촌까지 확산된다. 3·1독립만세운동을 계기로 식민지 조선엔 계몽운동, 무장운동 등 다양한 독립운동이 활발히 일어났다. 한일강제병합의 해인 1910년부터 무력에 의한 무단통치를 했던 일제는 3·1독립만세운동 이후 이른바 문화통치로 식민지 정책을 바꾼다.
또한 승동교회에서는 대한여자기독교청년연합회(YWCA)가 창립돼 여성들의 사회활동과 봉사에 일익을 담당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이렇게 일제강점기 때의 민족운동과 사회운동에 큰 역할을 했던 곳이기에, 민족의 아픈 역사 속 특별한 의미 때문인지 여느 교회당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 승동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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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시스템 | 내손안에서울 | 제공부서 | 콘텐츠담당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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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 시민기자 김종성 | 생산일 | 2017-02-28 |
관리번호 | D0000029212659 | 분류 | 기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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