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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서울] “나눔으로 불을 지피는 사랑의 희망온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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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사랑이 절실해지는 계절이 왔다. 소외된 이웃들에게 겨울은 더 춥고 긴 법이다. 나눔은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니다. 넘어진 이의 손을 잡아주거나, 배고픈 사람에게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하는 것도 사랑의 온도를 높이는 일. 이렇듯 생활 속에서 숨 쉬듯 나눔을 실천하는 이들이 있다.

봉사 활동 기획부터 진행까지 우리 손으로
서울시 자원봉사센터 기획봉사단
“할머니, 김~치 하고 웃으세요. 활짝!” 광진구 중곡3동 주민센터는 토요일 이른 시간인데도 어르신들과 자원봉사자들로 북적였다. 동네 어르신들께 장수 사진을 찍어드리고, 갖고 계신 사진을 활용해 자서전 앨범을 만들어드리기로 한 날. 서울시 자원봉사센터 기획봉사단이 진행하는 ‘물망초 프로젝트’가 한창이었다.
팀별로 둘러앉아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얘기하시는 할머니들은 모두 소녀처럼 들뜬 표정이었다. 그러나 막상 사진을 찍으려니 얼굴이 굳어지고 만다. “웃으세요~ 하나 둘 셋!” 봉사단원들은 어르신들이 좀 더 편안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한껏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미 짜놓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봉사 활동 프로그램 기획부터 진행까지 전 과정을 직접 만들어가기 때문에 의미도 있고 만족도도 높아요.” 오늘 행사를 기획한 기획봉사단 물망초 프로젝트팀 이승윤(24) 씨의 이야기다. 또 “생명을 존중하고, 세대 간 격차를 줄여보자는 의미에서 단원들이 힘을 합쳐 행사를 기획했습니다”라고 덧붙인다.
“물망초의 꽃말이 ‘나를 잊지 마세요’라는 뜻이잖아요. 할머니들의 인생을 사진으로 한 권에 정리하면서 어르신들 스스로 자신의 삶을 잊지 않고, 사랑할 수 있도록 돕자는 뜻에서 프로젝트 이름을 지었어요.” 박지은(22) 씨를 비롯한 단원들은 자서전 앨범이라는 아이디어를 함께 구체화해나갔다.
“즐기던 축구보다는 이제 주말에 봉사 활동으로 더 바쁘다”는 기획봉사단 단장 김기정(27) 씨, “이웃을 위해 아이디어를 모으고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 보람차고 재미있다”는 성수진(23), 이지원(22) 씨 모두 오늘 할머니들과 맺은 인연이 참 소중하다. 정수민(18), 장선경(22) 씨는 다른 팀이지만 평가와 모니터링을 위해 함께하며 일손을 돕고 있다.
서울시 자원봉사센터 기획봉사단은 1년에 한 번 모집하며, 올해 단원들은 총 50명, 5개 팀으로 나누어 활동한다.
● 문의 : 서울시 자원봉사센터(volunteer.seoul.go.kr, 1670-1365)

사랑과 정성으로 담근 김장 맛보실래요?
김장 나눔 행사 참여한 결혼이주여성들
소금에 절인 배추가 순식간에 줄어든다. 김칫소를 배추 속에 버무려 넣는 손들이 어찌나 빠른지 김장을 한두 번 담가본 솜씨가 아니다.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에서 마련한 ‘다누리’ 김장 나눔 행사에 참여한 결혼이주여성들은 대방동에 위치한 여성가족재단에 입주한 한국이주여성연합회 회원들과 위기이주여성 긴급보호 시설에 거주하는 여성들. 이날 아들과 함께 나온 트리시티(22) 씨는 필리핀에서 한국에 온 지 8년 됐다. “김치 맛있어요~ 자주 담가 먹어서 만드는 방법도 잘 알아요.”
한국이주여성연합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중국 출신의 차준매(48) 씨는 회원들을 진두지휘하며 빨간 고무 대야에 담긴 배추와 김칫소를 연신 나른다. 그사이 틈틈이 연합회 카페에 올릴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우리 한국이주여성연합회는 초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다문화를 알리는 프로그램을 많이 진행하고 있어요. 다문화 음식 체험, 놀이 체험 등 모두 결혼이주여성 회원들이 봉사 활동으로 참여하고 있지요. 오늘은 김장을 담가서 인근 지역의 생활이 어려운 홀몸 어르신들을 위해 보내드릴 겁니다.”
‘다누리 김장 나눔 행사’에 참여한 결혼이주여성들의 국적도 다양하다. 베트남,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중국, 태국 등 고향도 다르고 피부색도 다르지만,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하나같다.
김장 담그기 봉사 활동을 여러 번 했다는 카렌(34) 씨 역시 필리핀 출신으로 서울에 정착한 지 4년 되었다. 아직은 한국어가 서툴러 언어 소통이 제일 힘들다고. 베트남에서 온 펀티링(29) 씨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는데, 오늘은 이렇게 김장을 직접 담가 이웃을 도울 수 있어 참 좋아요”라며 활짝 웃는다.
카자흐스탄에서 온 미녀 3인방도 이날 활약이 대단했다. 테이블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김치를 버무리던 엘레나(37), 다치아나(37), 플라다(37) 씨는 “김치를 먹어만 봤지, 처음 만들어보는데 참 신기해요”라는 말을 연발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친한 친구 사이라는 이들은 서울의 좋은 점으로 교통과 음식 서비스를 꼽았다. 빨갛고 먹음직스럽게 담근 김장 김치는 추운 날씨 홀몸 어르신 등 소외된 이웃들이 따뜻하게 겨울을 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사랑의 양념으로 버무려서 맛도 더 좋을 듯하다.

이웃 위한 따뜻한 방 만들기에 힘 보태요
한국공항공사 시설안전본부 사회봉사단
겨우 침대 하나 들어가는 방 한 칸에 작은 부엌과 화장실이 딸린 반지하 방. 이곳에서 고령의 할머니와 지적장애인 아들이 산다. 강서구 화곡동 주택가 골목, 머리를 숙여야만 간신히 지나다닐 수 있는 입구부터 주거 환경은 열악하기만 하다.
“방이 좁아서 가구를 옮기는 일이 좀 힘들었어요. 이부자리도 낡고 비위생적인 것 같아 하나 새로 사 왔어요. 바퀴벌레 약도 좀 놓아드려야겠고요.”
희망온돌 따뜻한 방 만들기 봉사자로 참여한 팀은 인근 한국공항공사 시설안전본부 직원들. “공항 근처라 비행기 소음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이 많기에 한국공항공사에서는 인근 강서구와 부천시 지역 주민을 위해 다양한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봉사 일정을 짜고 참여를 독려하는 업무를 맡은 박은용(35) 씨의 말이다.
다른 직원들이 필요한 물품을 사러 간 사이 조남은(45), 오성원(45) 씨는 열심히 짐을 옮기고 도배하는 일손을 돕는다. “바쁘다는 핑계로 평상시에 봉사 활동 할 시간을 내기가 어려운데, 그래도 정기적으로 나눔을 실천할 수 있어 보람이 큽니다.”
한국공항공사 시설안전본부 봉사단은 강서구 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해 지역 주민을 위한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강서구 개화동에 위치한 지온보육원으로 매달 한 번씩 봉사 활동을 하러 간다. 지난여름에는 지역 저소득 가정 어린이들과 함께 놀이공원, 워터파크에 다녀오기도 했다. “이웃을 위한 김장 담그기 행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김준걸(32) 씨, “신입 사원 교육 때 요양원을 찾아 어르신을 위해 봉사 활동 한 것이 두고두고 생각난다”는 서귀창(28) 씨도 분주히 몸을 움직인다.
“이렇게 어렵게 사는 이웃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에 뭐 하나라도 더 도와드릴 것이 없나 생각하게 되네요. 우리 이웃들이 따뜻한 방에서 좀 더 행복하고 훈훈한 겨울을 보냈으면 합니다.”

어려운 이웃 위해 따뜻한 손 내밀고 싶어
노원구 상계동 나눔이웃 김소라 씨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겠어요. 쓰러진 사람이나 아픈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줄 수 있는 가슴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노원구 상계동에서 나눔이웃으로 활약하는 김소라(42) 씨는 월급 없는 직함이 여러 개다. 나눔이웃은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희망온돌의 돌봄 공동체. 그는 나눔이웃으로 활동하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남을 돕는 일에 발 벗고 나선다.
노원사랑봉사회 사무국장으로 매주 화요일이면 따뜻한 국 600인분을 끓여 가가호호 다니며 홀몸 어르신 등 이웃에게 배달하는 일을 한다. 대부분 50~60대 봉사자들 사이에서 나이로는 막내다.
마들사회복지관에서는 매주 토요일 우산 고쳐드리기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살림살이가 어려워 우산을 새로 사지 못해 망가진 우산을 쓰고 다니는 어르신을 보면서 생각해낸 ‘우산병원’은 나중에 어르신들의 자활 사업으로도 발전시키고 싶다. 최근에는 타로 카드도 배웠다. 저소득 가정 아이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프로그램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고등학교 때까지 종암동 꼭대기 동네에서 외할머니랑 둘이 여섯 가구가 한 집에 모여 사는 월셋방에서 살았어요. 제대로 밥을 해 먹을 부엌도 없었죠. 그러다가 앞집에 사는 이웃이 임대 아파트에 당첨된 후, 우리더러 한번 신청해보라고 했죠. 그래서 중계 9단지 임대 아파트에 당첨되어 살게 된 거예요. 따뜻한 물도 나오고 정말 고맙고 좋았죠. 그때 첫 봉사 활동을 시작했어요. 단지 내 공부방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었어요.” 힘든 이웃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김소라 씨는 틈만 나면 이웃 엄마들을 봉사 활동 현장으로 이끈다. “아이들 교육에만 몰입하다 보면 엄마들이 우울증에 걸린다고 해요. 아이한테 쏟는 에너지를 이웃을 위해 쓰면 모두가 행복해져요.” 6학년, 5학년 두 딸도 이제는 다 커서 엄마의 든든한 지원자 역할을 한다.
“이웃 간의 정이 사라져버리는 게 아쉬워요. 힘들면 도와주고, 맛있는 것이 생기면 나눠 먹던 잃어버린 정을 되찾고 싶어서 저부터 먼저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 노력합니다”라고 말하는 김소라 씨. 활짝 웃는 얼굴이 누구보다 행복해 보인다. “나누면 행복하다”라는 말이 정말 맞는 말이다.
●문의 : 자원봉사 및 기부
(희망온돌 ondol.welfare.seoul.kr, 02-724-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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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서울] “나눔으로 불을 지피는 사랑의 희망온돌”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서울사랑 제공부서 시민소통담당관
작성자(책임자) 한해아 생산일 2016-07-19
관리번호 D0000028036758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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